[2011/05/08-10] 제주 강정마을 소식 - 구럼비 결전 준비 중(배종열 상임대표 양윤모 선생 동조단식 시작)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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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5/8-10] 제주 강정마을 소식 - 구럼비 결전 준비 중
5월 7일 늦은 밤까지 진행된 주민단합대회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일찍부터 현장으로 달려나가는 반대주민대책위 집행부들과 평화운동가들의 강철 체력과 정신력이 돋보입니다. 단 한순간도 구럼비 방어선을 해군들에게 넘겨주지 않겠다는 전의가 점점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점점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의 협력적인 분위기 고양이 투쟁의 전망을 밝게 합니다.
오전8시 경자생(1900년생) 12인의 강정마을 어르신의 공동제사가 치러지는 날이라 달려갔습니다. 현재 해군당국이 강제로 수용하려해도 되지 않는 유일한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해군기지 울타리가 꾸불꾸불 비껴간 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후손들의 마음이 어떨지 실감이 납니다. 암울한 현실속에 굴종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후손들의 모습이 묘비 옆에 우람하게 서있는 소나무의 기상과 닮았습니다.
오후에는 구럼비 산성 앞에 철거된 하우스 자재들을 구해서 야전거점을 마련했습니다. 회의실로도 쓰고 식당으로도 쓰려는데 분위기 끝내줍니다. 훌륭한 투쟁거점이 또하나 생겼습니다. 주변에 야전용 텐트촌이 형성됨으로 해서 한층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습니다.
5월 9일 아침부터 한바탕 레미콘차량을 막는 투쟁으로 부산했습니다. 숫적 우위를 앞세운 공사관계자들과 경찰들의 위화감이 조성되었지만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의 해군기지 반대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일당백의 투쟁이 가능한 것은 '결코 평화의 섬 제주와 해군기지는 양립할 수 없다'는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의 정의로운 신념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민대표들과 평화운동가들이 해군기지사업단 공사실장(현역 대령)과 대화해보니 '등이 가려운데 허벅지만 긁어대는' 식으로 소통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말만 민군을 내세운다 싶어 씁쓸했습니다.
막힌 레미콘 차량이 해군기지사업단 쪽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개척자들 송강호 선생이 막자 경찰들이 서귀포경찰서로 연행했습니다. 연행소식을 접하고 배종열 평통사 상임대표와 김종일 현장팀장, 생명평화결사 전진택 사무처장이 경찰서로 달려갔습니다. 경찰관계자들에게 강력히 항의하여 3시간 만에 송강호 박사를 모시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연행때문에 구럼비에서의 목회자들 기도회가 1시간이나 지체되기도 했습니다. 송강호 박사의 이른 석방에 모두가 고양되었습니다.
5월 10일 오전에도 변함없이 레미콘 차량을 막는 투쟁이 전개되었습니다. 공사관계자들도 평화운동가들의 지칠줄 모르는 투쟁의지에 질렸는지 어제보다는 소극적으로 나왔습니다. 가능한 마찰을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역시 질긴 놈이 이긴다'는 진리가 실천적으로 검증되는구나 싶습니다.
점심 때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께서 전투식량을 많이 가져오셨습니다. 빗속에서 힘든 투쟁을 전개해서 심신이 피곤한 동지들에게 제주막걸리와 왕찐빵, 왕만두는 단숨에 전의를 북돋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배종열 상임대표께서 양윤모 선생 접견 직후(6일) 부터 동조단식을 하고 계셔서 김종일 현장팀장은 먹는 양을 가능한 줄이는 것으로 상임대표의 뜻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찐빵도 하나밖에 먹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는 중덕사에 주민대책위와 평화운동가들이 모여 긴밀한 협력을 위한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아울러 향후 일정에 대한 공조도 논의했습니다. 점차 투쟁분위기가 고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조만간 전개될 구럼비 침탈저지투쟁과 중덕사 및 전시관 철거저지투쟁의 동력으로 전환될 것이 틀림 없습니다. "이젠 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외침이 아직도 귓전에 생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