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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강정 평화올레 둘째날 - 우근민 도지사 면담투쟁, 제주공항 선전전, 제주도청 앞 시위, 제주 범도민대책위와의 간담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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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1] 강정 평화올레 둘째날 - 우근민 도지사 면담투쟁, 제주공항 선전전, 제주도청 앞 시위, 제주 범도민대책위와의 간담회
장마가 잠시 멈췄습니다. 강정마을에서는 비가 그쳤습니다. 그렇지만 구름이 많았는데, 제주시로 넘어가자마자 햇볕이 내리쬐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제주 특유의 '와랑와랑' 한 햇살을 보니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강행군입니다. 아침부터 내리 캠페인과 시위, 집회,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절대보전지역 해제'에 대한 '직권 취소'를 강력히 압박하는 것이 오늘 활동의 주요 목적입니다. 내일 있을 전국집중집회는 토요일이라 도청이 쉬기 때문에 금요일인 오늘 제주 도청앞에서 시위도 하고, 우근민 지사에 대한 면담투쟁도 계획한 것입니다.
어젯밤 늦게 우근민 지사의 일정이 파악되었습니다. 오늘 3시에 잠실에서 열리는 민주평통 출범식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전에 제주도청 앞 시위와 공항에서의 캠페인을 하기로 했습니다. 도청 앞 시위는 민가협 이영, 정순녀 어머님이 중심이 되어서 진행하였습니다.
도청 정문앞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도지사의 차량이 나오는 것입니다. 현수막을 들고 급히 차량앞으로 다가갔습니다. "도지사는 절대보전지역 해제를 직권취소 해야 합니다"
우근민 지사가 차에서 내려 물어봅니다. "어디서 왔냐?" "서울에서 왔다." 갑자기 도지사가 당당해집니다. "제주도 문제는 제주도 사람이 해결할테니 걱정하지 마라' 합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는 제주도 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보가 달린 문제다. 대한민국 평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문제에 걱정하고 있다. 도지사가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하지 않으면 전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라고 경고하였습니다. 우근민 지사는 "잘 해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주공항에서는 평통사와 주민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가서 만나라"하고 길을 비켜 주었습니다.  
한편, 제주 공항에서는 출구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유인물도 나눠주고 몸벽보를 붙이고 "싸돌아다니기"도 하였습니다. 몸에 붙인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몸벽보가 홍보효과가 좋았습니다. 시민들은 유인물을 잘 받아 주었고, 제주 올레 7코스의 아름다운 중덕올레길을 지키자는 것에 호응해주었습니다. 미군이 제주 해군기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에도 동의하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어느 제주도민 한 분은 "걱정마라! 내년에는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다. 미국이 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해군기지도 잘 해결될 것이다"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 놓기도 했습니다.
부산에서도 회원들이 오기 시작했고, 문규현 상임대표님도 곧 도착할 시간이 되어서 도착장 앞으로 갔습니다. 몸벽보를 여러개 연결해서 "환영" 글씨를 만들어 들었고, 마중나온 사람들과 도착장에서 나오는 분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공항 관계자가 '갸우뚱' 하며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제지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러웠던 것이겠죠?
우근민 지사가 곧 공항에 도착할 것이라는 소식이 왔습니다. 공항 관계자가 나와서 귀빈실 앞쪽에서 안내하면서 우지사가 도착하면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우지사가 다른 통로로 꽁무늬빼듯 수속장으로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뒤늦게 수속장 앞으로 뛰어갔지만, 우지사는 만날 수 없었습니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틈 내 공항으로 온 고권일 위원장은 매우 분개했습니다. 제주 해군기지가 제주도 문제라고 하면서, 주민들의 항의서한 조차 받지 않는 우지사는 정말 어리석고 무책임하게 자기 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내일은 전국에서 제주 해군기지 반대활동에 동참하기 위해서 집회가 열리는 날인데, 이를 외면하고 제주도를 떠나 버리는 우 지사는 해군기지 문제 해결에 전혀 의지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공항에서 이런 내용을 공유하고 오후에 있을 집회에서 우근민 지사에 대한 강력한 규탄 내용을 담기로 하고 공황 캠페인을 정리하였습니다.
점심 시간후 시청 앞에서 내일 있을 집회를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가게마다 들어가서 유인물을 나눠주고, 시청앞에서는 일인시위를 진행하였습니다. 쉴틈도 없이 일정이 계속되었지만, 민가협 어머님들과 평통사 회원 분들은 열심히 정성스레 캠페인을 하였습니다. 이천재 고문님은 다리가 불편하셨지면 한 장 한 장 유인물을 나눠주셨습니다.
유인물을 나눠주다보니, 생각보다는 해군기지 반대 여론이 높았습니다. 20군데 가게 주인중에서 5개 가게 주인이 명백히 반대 입장을 밝혔고, 나머지 가게 주인들은 수고한다, 고맙다 며 유인물을 잘 받아 주었고, 오로지 1군데의 가게만 '난 찬성이다'면서 유인물 받기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또다른 회원도 만나는 사람들이 다 호의적으로 유인물을 받아 주었다고 하고, 지나던 한 분은 "어디에서 왔냐? 고생이 많다. 내일 집회는 어디에서 주최하느냐? 나도 반대한다. 도의회 의장님이 많이 애쓰고 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일인시위 하던 민가협 어머님들이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사람들이 많이 들어올테니, 경제가 나아진다는 할아버지와 언쟁이 있었던 것 말고는요. 우리가 노력하고,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선전을 더 잘하면 제주도민들도 더 깊게 생각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깁니다.
3시, 문규현 배종열 상임대표님도 제주에 도착했고, 안동과 부천도 도착했습니다. 함께 도청 앞으로 이동하여 집회를 시작하였습니다. 우근민 지사는 도청에 없었지만, 남아있는 도청 공무원들이 우리의 주장을 똑바로 알 수 있도록 힘차게 집회를 하였습니다.
배종열 대표님이 집회 취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제주도에는 기지가 계속 확장되어 갈 것이다. 광주에는 군 공항이 있는데, 그 옆 나주에는 광주 군 공항을 방어하기 위한 레이다 기지가 있다. 그것처럼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그 부대 기지들이 뒤따라 들어올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제주는 완전히 군사기지화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우근민 도지사가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진짜 이름 그대로 어리석다. 제주도지사가 결단하면 해군기지 건설 백지화 할 수 있다. 절대보전지역 해제를 당장 직권취소하라"
김종일 현장팀장이 최근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해군이 공사 강행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태풍 메아리가 오탁수방지막 등을 훼손해 놓아서 잠시 공사가 중단되어 있지만, 재개 할 일정만 따지고 있다. 그런데, 그 오탁수방지막은 15억원이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에 대한 탄압이 장난 아니다. 고권일 위원장은 매일 사건을 달리하는 소환장이 날라온다. 하지만, 주민들은 한 치도 물러설 뜻이 없다. 전국에서 온 분들과 함께 강정마을 지키는 투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도지사가 도의회의 결의안(절대보전지역 해제 취소)을 받으면 된다.지금 공사는 10%도 진척이 안되어 있다. 예산은 10% 썼지만, 주로 보상금이고, 공사진행율은 상당히 낮은편이다. 지금 공사 중단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하였습니다.
김종일 팀장은 정식으로 도지사 면담 요구서를 비서실장을 만나 전달하고, 조만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대표이 도지사를 만날 수 있도록 요구하였습니다.
민가협 이영 어머님과 박석분 회원팀장이 오늘 오전에 있었던 우근민 도지사 면담 투쟁에 대해 보고 하였습니다. 이영 어머님은 "우리 엄마들도 사람이 많아야 잘 싸우는데, 둘밖에 못 내려와서 힘차게 싸우지 못했다"면서 좀더 강하게 우근민 지사를 몰아채지 못한 것에 아쉬워 하였습니다. 박석분 팀장은 우근민 지사가 '제주도 문제는 제주도민이 알아서 할 것이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 꼬집었습니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전주 박상희 목사님이 김포공항에서 있었던 캠페인 활동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도지사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지금 우근민 지사는 강정 주민들의 목소리를 안 듣고 있다. 도지사 자격이 없다.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제주출신 국회의원들도 혼내야 한다"고 규탄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전 의원은 "2007년부터 정말 애써서 싸워오고 있는데, 제주도민이 나서서 제주도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평통사가 이렇게 나서주어 너무 감사하다. 이제 이 문제가 전국화 되면서 너무 든든하고 힘이 난다. 그리고 정말 해군기지 문제가 전면 백지화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하였다. 제주도민들은 1987년부터 모든 군사기지를 반대해 왔다. 사기와 조작으로 결정된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는 원천적으로 불법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국방부가 국회를 압박하고 제주도정을 압박해서,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강제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다. 이제 서귀포지역 10개 읍면동 대책위가 꾸려졌다. 우리 도민들이 도 힘 모아서 반드시 막아내자고 결의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우근민 도지사를 규탄하면서 계란을 날렸습니다. 우근민 지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강정 주민들과 도민들의 목소리, 전국의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제주의 평화와 자연유산,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해군기지 백지화를 결단하기를 바랍니다.
강정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화순항에 들러 어마어마한 케이슨을 보았습니다. 높이가 20미터나 됩니다. 웬만한 아파트 한 동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것이 57개나 바다에 투하되어서 항만을 만든다고 하니, 강정마을 앞 바다 생물의 피해가 얼마나 클까요. 여기도 태풍 메아리가 공장 천장 천막을 휩쓸고 가서 공사가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2개째가 막 완성되었고, 3번째 케이슨이 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케이슨을 운반할 수 있는 1만톤짜리 예인선이 있었습니다. 화순항도 작년에 방문했을 때와는 풍광이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가만 보니, 이 곳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그 곳을 지원하는 배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만 같았습니다. 천혜의 항만조건을 갖춘 곳이라니까요..
 
다시 강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중덕 해안가로 내려가는 올레길에는 더 많은 예술작품들이 늘어나 있었습니다. 펜스도 많이 쳐져있었습니다. 지난 1차 강정평화올레때와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구럼비 산성 입구에서 고유기 범도민대책위 집행위원장 등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날이 개어 가면서 한라산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고유기 위원장은 10년 가까이 해군기지 싸움을 하면서 경험한 각종 절차적, 법적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알려주었습니다. 강정 앞바다에는 연산호가 없다고 하는 해군의 거짓말, 자기가 도지사시설 지정해 놓은 절대보전지역이 해제되어 버렸는데도 아무말 못하는 우근민에 대해서, 환경영양평가 과정에 있었던 각종 위법 사실들에 대해서도... "해군과 토론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할 말이 많아지고, 저들은 할 말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라면서 해군이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투쟁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악성 왜곡 거짓말을 비꼬았습니다.
개척자들의 송강호 박사님은 "평통사가 제주해군기지 투쟁에 초창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결합해 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난 5월말 전국의 평통사 회원들이 강정에 와서 벌인 투쟁이 제주해군기지투쟁을 전국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평통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긴 하루가 끝났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삼삼 오오 또는 주민들과 뒤풀이를 하면서 내일 있을 투쟁을 준비하고 의지를 높였습니다. 평통사 지킴이로 고생했던 전주와 대구의 이종화 회원을 겪려하고, 평통사가 앞으로 어떻게 강정투쟁에 결합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도 논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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