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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31] 제주 강정소식, 폭풍전야, 수상한 배 등장, 평통사 회원들 속속 도착 등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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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31] 제주 강정소식, 폭풍전야, 수상한 배 등장, 평통사 회원들 속속 도착 등
정부가 농로폐기에 결정에 따른 행정적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강정마을의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 아침 9시, 어선으로 위장(?)한 이상한 배가 오탁방지막 안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침, 수상한 배 한척이 오탁방지막 안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예전에도 해군과 건설사가 어선으로 위장하고 준설작업이나 측량조사를 한 일이 있었기에 긴급히 고무보트와 조각배를 타고 바다로 나갑니다. 확인 결과, 찬성 측 주민이 예전에 설치해 놓은 가두리 그물 상태를 보러 왔다고 합니다. 기분이 괜히 찜찜합니다.
 
△ 중덕 바다를 지키는 개 중덕이, 농성장을 지키는 두리에 이어 강아지 두 마리가 강정마을에 왔습니다.
 
 △ 쇠사슬 투쟁 7일째. 농성장 앞 콘테이너에 하룻밤 새 새로운 그래피티가 생겼습니다.
" 평화,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승리의 V자와 집게 발과 달팽이 두 눈"
평통사 회원들은 농로폐쇄를 저지하기 위해 31일(일) 오후부터 속속 강정마을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강정마을은 폭풍 전야처럼 고요합니다. 길가에 걸린 강정마을 지킴이 현수막조차 비에 젖은 채 비장한 모습입니다.
숙소에 여장을 푼 평통사 회원들은 우선 중덕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현애자 민주노동당 제주도당위원장이 쇠사슬로 옥쇄를 하고 농성을 하고 있는 농성장에 다다르니 현 의원은 잠시 자리를 비우셨고, 주민들 1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평통사에서 왔다고 인사를 드리니 얼마나 반가와하시는지....
중덕사에 계신 문정현 신부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여느 집 안방에 계신 듯 문정현 신부님은 의연한 모습으로 일행을 반갑게 맞으십니다.
평통사 일행은 할망궁에서 주민들이 준비해주신 저녁식사를 맛나게 먹었습니다. 전 전농의장 윤정석 대구평통사 회원은 제주도 고유의 음식이라는 된장냉국을 처음 드신다며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우셨습니다. 결전을 앞둔 상황이어선가, 식사도 이전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온 벤자민과 함께 수박까지 곁들여 식사를 마친 후 오후 9시부터 열리는 기지사업단 앞 촛불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집니다. 그 바람에 촛불행사장은 의례회관으로 바뀌었습니다. 의례회관에는 평통사 참가자 20여 명을 비롯하여 50여 명의 평화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몇 분 참가하지 않았는데, 같은 시간 마을회관에서 박주민 변호사를 모시고 법적 대응관한 상담이 진행 중이어서 주민들이 많이 못오셨다고 합니다.
한편, 이 폭우 속에 서귀포경찰서장이 현장을 둘러보고 돌아갔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김종일 평통사 현장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저녁 집회에서는 이번 주 중에 농로폐쇄에 따른 공권력 투입이 예상되는 전체적인 상황이 공유되었습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너나없이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최대한 결집하여 현애자 의원과 함께 옥쇄하여 맞선다면 공권력에 의한 농로폐쇄와 팬스 설치를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며 승리를 낙관하고 투쟁의지를 다졌습니다.
강동균 마을회장이 과로로 몸져누운 상태지만 주민들은 “여러분들이 우리와 함께 하는 한 우리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투쟁의지를 밝혔습니다.
며칠 머무르려고 왔다가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예수회 소속 김 신부님은 “이제 공권력이 들이닥칠 것이라니 그 때까지 더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 번 해봅시다.”며 주민들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주민들은 평통사 회원들의 방문에 여러 차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여러분, 고맙습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하였습니다. 언제 공권력이 투입될 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주민들이 느끼는 고통과 불안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에게 힘이 된다니, 이보다 더 보람있고 고마운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물리적인 충돌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정치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집회를 마치고 숙소에 모인 평통사 회원들은 이번 주가 중요한 고비인만큼 계속 강정마을로 집결하기로 하고, 각자 할 일을 나누었습니다.
평화를 위한 정의로운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정마을로 와 주세요.
구럼비를 보셨지요? 안기도 하고 그 위에 눕기도 하셨지요?
부드럽게 넘어가던 용천수 맛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바다와 바람도 기억하시죠?
중덕 바닷가에서 평화를 위해 기도하신 모든 분들에게 호소합니다.
이번 주, 평화를 위한 싸움이 있습니다.
오셔서 몸에 사슬을 감고 여기 같이 앉아 공권력 앞에 당당히 맞서주세요.
그저 주저앉아 주민들의 눈물과 한숨과 땀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거짓과 위선과 폭력으로 점철된 정부의 농로폐쇄와 시설물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이루어지기 전에
모두 강정으로 달려와주세요.
다시는 못볼지도 모를 강정천의 그 물보라를 지키기 위해 지금 달려오세요.
이번 주가 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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