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6] [제주 강정마을 소식] 제2차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제주 강정평화대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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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8.6 제주 강정마을 소식] 제2차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제주 강정평화대회 열려
어제(5일)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이 모여 해군기지 찬성 집회를 열었던 강정천 옆 잔디운동장에 1000여명의 평화세력들이 모였습니다. 지난 7월 2일 제주시청앞에서 열렸던 1차 전국집중집회에 이어 열린 이번 집회에 대해 "어제 보수단체보다 더 많이 더 재미있게 진행한다"고 전주 이종화 회원이 한마디로 정리하였습니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인근마을 주민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서울과 전국 방방곡곡에서 단체별로 개인별로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모이면서 마을에 숙소가 많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어제 보수단체의 강정마을 난입을 신명과 평화로 막아낸 주민들의 기세는 한껏 올라 있었습니다. 4년간 외롭고 힘들게 싸워 온 주민들이 감격스러워 합니다. 더구나 이번 집회는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야5당이 공동으로 준비한 것입니다. 민주당 정동영, 김재윤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권영길 의원 창조한국당 공성경 대표, 진보신당 윤난실 부대표, 국민참여당 권태홍 최고위원 등 정치인들도 강정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평통사 회원들도 깃발을 들고 참가해 힘을 보탰습니다. 부천, 군산, 광주전남, 인천 등에서 회원분들이 오셨습니다.
강정 주민들의 길트기 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이날 집회는 우선 제주주민자치연대 노래패 '모다정'의 공연과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율동패 '나래' 및 생명평화바람 율동패 공연, 민요패 소리왓, 노래패 청춘 등의 무대공연이 펼쳐져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강정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을 위로했습니다.
"맙서게 맙서게 해군기지 건설 맙서게" (마세요 마세요 해군기지 건설 하지 마세요) 노래 감수광을 개사해 '모다정'이 부릅니다. 젊은 학생들의 율동에 분위기는 훨씬 '업' 됩니다.
문정현 신부님이 일갈합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에라 엿이나 먹어라, 이 날강도 같은 놈들아. 우리가 북한 노동당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이라고? 에라 미친 놈들, 그렇게 거짓말로 사기나 치니 힘이 안생기는 거여. 강정마을에 있는 꽃 하나라도, 돌맹이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하면 벌떼같이 일어나 물어뜯어 버릴거여." 주민들이 속이 후련하게 뻥 뚤리는 연설입니다.
제9호 태풍 '무이파'의 북상으로 인해 구름이 잔뜩 낀 흐리고,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집회에 참가자들의 열기는 드높아 '해군기지 결사반대', '지키자 강정'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과 손피켓 등을 열심히 흔들었습니다.
이날 집회에서 발언에 나선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여당일 당시 제주해군기지가 추진된 것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아닌 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4일 발표된 야5당 진상조사단보고서는 해군기지 건설과정에 각종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공사 중단과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민주당도 이를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에서 평화라는 말이 절절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이곳 제주만큼 크게 와닿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제주에는 아직도 일제강점기 일본 가미가제 특공대가 출동했던 비행장과 4.3과 6.25 당시 발생한 피어린 흔적과 상처들이 남아있다"고 하며 "이런 제주에 저희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해군기지를 결정했는데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 진상조사단은 해군기지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했는데 이는 사실상 원점재검토다. 민주당이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강정마을을 해군기지가 아니라 평화의 마을로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정 최고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협력적인 관계가 됐을 때 동북아의 평화가 유지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지만, 미국과 중국이 갈등과 대결구도를 이뤘을 경우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이루기는 불가능하다"며 "(해군기지로) 미-중간 갈등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제주가 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만약에 제주에 해군기지가 만들어지게 된다면 결국 미국이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중국압박용 수단으로 활용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된다면 한순간에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며 "평화를 만드는데 이러한 걸림돌이 만들어져서는 안된다"고 하며,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100% 평화로 가는 길을 선택해야 하고, 단 1%의 가능성이라 할지라도 전쟁으로 가는 길이면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야5당이 힘을 모아 3개월간 진상조사를 펼쳤고, 앞으로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야5당이 승리해 다가오는 봄을 구럼비 해안에서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피력했습니다.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국가의 안보와 이익과 관련해 전면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기본정책으로 균형외교를 선택했던 지난 노무현 정부가 제주해군기지를 추진한 것은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고, 진보신당 부대표는 "강정은 강정주민 것만이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으로, 강정주민들은 무례한 정부의 공권력에 대해 준엄하게 꾸짖을 권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야5당 대표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에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대국민 호소문이 낭독되었습니다.
강정주민들은 호소문을 통해 "지금 강행되는 해군기지 건설은 해군의 조직 확장을 위해 천혜의 경관을 파괴하고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공권력의 횡포"라면서 "평화롭게 살던 한 마을이 국가권력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되고 있다" "4년간의 투쟁 속에서 저희들은 만이 지치기도 했고, 희망보다는 절망이 다가올 때도 있었지만 끝끝내 포기하지 않은 것은 우리의 고향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소명의식 때문이었다"며 "많은 국민들이 저희들의 뜻과 함께 해주었기에 오늘도 멈추지 않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주저앉을 수는 없지만 힘없는 우리들 만으로는 국가권력의 독선과 횡포를 막을 수 없다"며 "이 땅에 슬픔과 절망이 아니라 지지 않는 희망의 이름임을 국민여러분이 가르쳐 주고, 저희들의 두 손을 함께 잡아주고, 마음과 마음으로 힘을 모아주면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 "이 땅에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이 공권력의 횡포인 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반대하는 운동에 함께해달라" "제주땅에서 쓰러져가는 생명, 평화, 사랑의 불씨가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 제주해군기지사업단 앞에서 중덕해안까지 평화행진을 벌이면서 집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중덕해안에서 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염원하는 풍선을 날렸습니다. 한편 오늘 집회 발언은 정치인 위주의 배치되어 주객이 전도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제주도 야5당이 공동주최했지만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투쟁의 주역은 어디까지나 강정주민과 범도민대책위인 만큼 주민들이 대거 올라가 인사하고 기세를 높였더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9시부터 강정마을 중덕해안가에서는 '강정평화 촛불문화제'가 진행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