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3] 평화비행기 승객들이 전합니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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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홧발에 다친 강정과 함께 하고자 평화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 평화비행기 승객들이 전합니다.
평화를 그리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평화는 평화적 방법으로만 지켜질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역사 속에서 배웠습니다. 특히 제주 4․3 때 벌어진 국가폭력을 지켜보며 우리는 더 이상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군홧발과 몽둥이에 더 이상 피 흘리고 멍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평화비행기를 탔습니다. 해군기지가 건설되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깨기 전에, 손을 잡고 함께 평화와 사람, 생명을 껴안고자 했습니다. 9월 3일 행사를 보장한다는 경찰의 말을 믿으며 강정의 주민들과 뭍의 사람들이 평화비행기와 평화콘서트를 고대했습니다.
그런데, 서귀포 경찰서장이 행사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의사를 보내온 지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은 어제 새벽에 경찰병력 600여명을 동원하여 생명이 숨 쉬는 그곳에, 주민들이 일하던 그 곳 구럼비 근처를 오고 가지도 못하도록 펜스를 쳤습니다. 참으로 야비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평화적으로 살 권리를 요구하던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방패와 군홧발로 밀어붙여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30여명이 연행되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기둥을 붙잡거나 굴착기 앞에 서서 풀 한 포기 돌멩이하나 건드리지 말라고만 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또한 강정으로 오가는 버스를 차단하고 강정주민들을 고립시켰습니다. 이것이 어찌 평화 시기 자기국민에게 경찰이 할 짓입니까!
정부는 이번 공권력 투입에 대해 8월 29일 법원에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야 5당이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국회 예결특위가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기항지) 조사소위를 구성, 점검하기로 약속한 것을 무시한 입법 권력조차 무시한, 행정부의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입니다. 많이 알려졌다시피 해군기지 건설계획은 절차적, 환경적 타당성도 없는 일입니다.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절대보전지역을 해제한 이곳 강정은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더구나 생명이 숨 쉬는 그곳에 콘크리트를 뿌려 묻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공사강행을 위해 오히려 주민들에게 민형사상 배상액을 매기고,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구속하였습니다. 정부는 평화적 해결을 염원하는 각계각층의 전국적 목소리를 어떻게 외면할 수 있단 말입니까!
우리는 평화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곳 제주 강정에 계속 올 것입니다. 군홧발로 다친 강정과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의 맞잡은 손이 바람처럼 평화의 메시지가 되어, 방방곡곡 싹트고 자랄 것입니다.
폭력을 행사한 정부와 경찰은 사과하고 연행자를 풀어줘야 합니다.
경찰은 강정을 완전히 떠나고 국방부는 공사를 강행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평화적 생존에 대한 강정주민들의 권리를 빼앗아서는 안 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건설 계획은 전면백지화해야 합니다.
2011년 9월 3일
평화비행기 탑승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