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평화누리통일누리 :::제63호:::<특집 SCM> 매향리 폐쇄했더니 직도를 달라?---오미정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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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특집 SCM
매향리 폐쇄했더니 직도를 달라? 홍보국 오미정 38차 SCM 공동성명 11항은 다음과 같다 “양 장관은 한·미 공군의 훈련여건 보장을 위해 직도 공지사격장 현대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대해 만족을 표명하였으며, 럼스펠드 장관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국정부가 적극적 노력을 해 준데 대해 감사를 표명하였다. 윤 장관은 주한미군의 충분하고도 지속적인 훈련여건 보장이 연합준비태세를 위한 핵심적인 중요사안임을 인정하였다. 양 장관은 직도사격장의 현대화 사업이 조기에 완료되어 한·미 연합전력의 훈련여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합의하였다.” 2005년 매향리 국제폭격장이 폐쇄된 이후 줄기차게 대체사격장을 요구해 온 미국은 이번 공동성명으로 직도사격장을 보장받았다. 지난 9월 21일, 주한 미7공군사령관 게리 트렉슬러가 “공대지 사격장 문제가 30일 이내로 해결되지 않으면 항공전력을 한반도 밖으로 전개해야 할 수도 있다”고 최후통첩을 한 결과이다. 정확히 SCM을 겨냥한 이 발언에 화들짝 놀란 국방부는 SCM전에 WISS 설치 작업을 시작하고 연내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군산시는 ‘낙후된 지역경제 발전’ 운운 하며 3000억 규모의 정부 투자를 받기로 하고 국방부의 WISS 설치 작업에 허가를 해줬다. 이에 지난 8월 25일 발족한 ‘매향리 미군 국제폭격장 직도이전 저지를 위한 군산대책위원회’ 전희남 상임대표를 만나 대책위 활동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동안 ‘군산미군기지확장저지와 직도폭격장 폐쇄를 위한 전북대책위’가 직도사격장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오고 있었는데, 국방부가 직도사격장에 WISS를 설치하기위해 군산시에 산지전용허가를 신청한 것을 계기로 군산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시국회의를 열어 직도사격장 문제에 대한 대응 기조를 정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만든 조직입니다. 43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죠. 직도대책위는 직도사격장이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관철하기 위한 군산미공군기지의 강화와 연관이 있기에 이에 대한 문제점과 부당성을 부각시키고, 그동안 국방부가 직도를 무단 사용해 왔기에 즉각적인 사격장 폐쇄요구의 입장으로, 직도사격장이 지역발전에도 심각한 저해 요인이 됨을 시민들에게 알려내어 매향리 국제폭격장의 직도 이전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직도는 1971년부터 공군이 사격장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이미 35년 동안 지속된 문제이기 때문에 특별히 새삼스런 부분은 없죠. 직도에 사격장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군산 미 공군기지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미군기지문제에 대해서는 만성화된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매향리 폭격장이 폐쇄되고 난 뒤에 매향리를 대체하느니 하는 게 뉴스로 알려지고 하면서 전라북도와 군산시 시민들이 비로소 직도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어요. 그리고 폭격장 시설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로 관광문제나 대중국 교역 문제에 영향을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거죠. 그때가 2005년 방폐장 문제로 총력 싸움 중이었는데, 직도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지는 못했지만, 방폐장에 찬성하는 사람이나 반대하는 사람이나 모두 직도의 매향리 대체는 안 된다고 했어요. 2006년 8월 현재 군산 시민의 84%가 반대한다고 군산지역 인터넷 언론이 조사한 바 있습니다.
소음피해로 탄원이 많았습니다. 국방부가 최근에야 비행경로를 변경하면서 소음이 일부 줄었지만 실폭탄 투하시 소음은 여전히 엄청나다고 해요. 문제는 어업손실 입니다. 원래 직도 근처는 황금어장인데, 직도의 어로 통제구역은 1만 1천 ha로 새만금 매립지의 1만 2천 ha로 비슷합니다. 직도사격장 반경 18km가 안전거리 확보 이유로 어업금지구역으로 묶어 있는 것이죠. 어민들이 불법을 무릅쓰고 직도 주변으로 조업을 나오면 훈련 나온 전투기들이 위협비행을 하거나 해경과 공군에서 순시선이나 헬기를 띄운다고 해요. 게다가 최근 새만금이 매립되면서 이 지역 적조가 무척 심해졌고 거의 모든 어장이 망가졌다고 합니다. 치어 방류해봤자 적조 때문에 다 죽는다고.
맞는 얘기입니다. 군산기지 바로 앞 새만금 매립지를 미국이 요구하고 있고, 직도는 바로 또 그 앞입니다. 직도사격장 문제와 군산 미군기지 강화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신속기동군화라는 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직도사격장만 가지고 대응하다보면 저들 논리에 말리기 쉽죠. ‘소음피해’, ‘어업손실’ 문제나 줄여보려고 할테니까요.
길게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 군산시민들은 매향리 주민들이 어떻게 투쟁해왔는지 잘 알고 있어요. WISS 장비가 있던 매향리에 피해가 없었나요? 국방부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매향리를 보면 수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매향리 전만규 위원장이 직도 집회에 와서 매향리가 직도로 옮겨 가는 줄 알았으면 차라리 매향리에 그대로 있으라고 할 걸, 정말 미안하다고 했겠나요?
군산은 2005년 방폐장 건으로 인한 피로증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 군산시민들이 찬성 측과 반대측으로 나눠져 사람 관계들이 다 깨졌습니다. 특히 군산시 공무원들이 친척이나 동창들을 이용해서 반대측 시민들을 협박하는 등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역 사회 여론이 다시 둘로 나눠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는 겁니다. 지금은 직도사격장 반대 측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언제 여론이 달라질지 모릅니다. 자기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맞으면 돌아설 수 있는 거죠. 실제 문동신 군산시장도 정부가 3천억원 규모의 각종 현안 사업 지원책을 제시하자 국방부에 산지전용허가를 내 줍니다. 군산시의회가 유감을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러니 직도를 3000억원에 팔아먹었다는 비판을 받는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그렇지만 국가권력과 맞서서 이득본 적이 별로 없잖아요? 대부분 잔인한 추억만 남았지. 그럴수록 조직 대중이 분위기도 잡아주고 해야 하는데… 지역, 부문, 계급, 계층 요구가 다양하게 터져 나오지만 그 어느 때보다 국가 권력은 폭력적으로 이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전선에 단일하게 집중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됩니다.
지금 국방부는 지역여론을 잡기 위해 총 공세 중입니다. 지역 신문 광고에, 지역 단체 홈페이지 팝업, 현수막으로 거리를 도배하는 등 완전히 물량공세입니다. 직도사격장에 대한 해명자료부터 팜플렛까지 배포하고 있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신문들이 국방부 광고를 대문짝만하게 실어놓고 직도사격장 문제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짚을 수 있겠습니까? 쟁점 사항 싹 빼고, 정부 지원액 규모만 가지고 흥정 식으로 보도합니다. 직도 대책위도 결성 이후에 국방부 앞에 가서 집회도 하고, 군산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도 하고, 시내 곳곳에 현수막도 걸지만, 국방부의 물량공세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518 당시 공수부대에 진압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평화는 전투력으로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계기가 되었죠. 국경을 뛰어 넘는 사람들의 연대가 평화를 보장할 뿐입니다.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것은 평택이나 직도나 마찬가지 입니다. 힘들다고 포기할 수 도 없죠. 주체인 군산이 끈질기게 싸울 테니, 직도문제를 비롯한 평화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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