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8] 4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규탄 공동집회 요구문
평통사
view : 2752
4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규탄 공동집회 요구문
한미양국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4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28일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우리는 미군기지이전비용을 한국에 덤터기 씌우고 대북 군사적 위협을 가중시키며 침략적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SCM을 규탄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한국에 비용 부담 전가하는 주한미군 기지이전 사업 중단하라!
한미당국이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개정협정을 위반하여 한국민 혈세인 방위비분담금으로 미국 부담분을 충당하기로 양해한 사실을 우리 국민과 국회에 숨겨온 것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되었다. 이로 인해 당초 한미양국이 절반씩 부담한다던 미군기지이전비용의 93%를 한국이 부담하게 되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여기에는 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빼돌린 자금과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될 민간투자에 의한 임대주택 건설사업비가 포함된다.
이와는 별도로 2011년 5월에 발간된 미국 행정감독국(GAO) 자료에 따르면 한미당국은 주한미군 가족동반사업(주한미군의 가족동반 비율을 10%에서 절반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숙소와 학교, 병원 등의 주거여건을 마련하는 사업) 비용 중 얼마를 방위비분담금에서 충당할 것인가를 두고 한미 간에 협상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사업에는 2020년까지 51억 달러, 2050년까지는 220억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이 사업은 타당성도 제대로 검토되지 않고 예산이 정확히 얼마나 들지도 모르는 주먹구구식이어서 미국 의회에서도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이 엄청난 예산이 드는 가족동반사업 비용도 한미 간 밀실협상을 통해 한국측에 떠넘겨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사령부가 한미양국의 법령을 모두 위반하여 방위비분담금중 일부를 용산기지 내의 영리호텔인 드래곤 힐 호텔 직원 인건비로 사용하여 미 국방부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민 혈세인 방위비분담금이 주한미군의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한미 간 안보 현안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이 생길 때마다 ‘미군철수’ 등을 협박하여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고 우리 국방부는 이를 굴종적으로 수용해 왔다.
우리는 온갖 협박으로 동맹의 자원을 강탈하여 쇠락하는 패권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를 강력히 성토한다. 우리는 또 미국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국민과 국회를 속여 국민 혈세를 퍼주는 국방부를 엄중히 규탄한다.
우리는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미군기지이전비용 한국 부담을 반대한다. 우리는 한미 국방장관이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역행하는 대북 군사적 위협 중단하라!
이번 SCM에서 한미 국방장관은 북의 미사일 위협을 핑계로 ‘미사일위원회’ 설치와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미사일위원회 설치를 계기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서 한반도를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체계에 관한 정보공유와 가용자산 운용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미국의 ‘지역 미사일방어(MD)’와 ‘한국적 미사일방어체계(KAMD)' 간 협력이 강화”되는 것으로서 사실상 한국이 미국의 MD체계에 깊숙이 편입되는 것을 뜻한다. 미사일지침을 개정하여 사거리를 800km 또는 1천km 이상으로 늘리려는 것도 북에 대한 위협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작년 SCM에서 합의되어 설치된 확장억제정책위원회는 11월께 처음으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을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이는 북의 핵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험을 더욱 높이는 것이자 한반도 비핵화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이다.
한미양국은 연평도 사건을 빌미로 공격적인 국지전 대비계획을 세우고 이에 대한 연습을 수시로 전개하고 있다. 한미양국은 북의 대량살상무기 탈취 사태 등을 상정한 이른바 북한급변사태 대비계획인 작전계획 5029를 작성하여 북에 대한 무력침탈을 노리고 있다.
한미양국은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대북 군사적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며 한반도 비핵화 흐름도 거스르는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역행하는 대북 군사적 위협을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 국방장관에게 엄중히 촉구한다.
3. 군사주권의 핵심인 작전통제권 즉각 전면 환수하라!
이명박 정부는 작전통제권 환수를 3년여 연기하면서 이를 한미동맹 강화의 징표 중 하나로 내세웠다. 이후 작전통제권 환수는 더욱 빈껍데기로 전락하고 있다. 북한 내부의 대량살상무기 탈취작전과 대규모 강습상륙작전에 대한 작전통제는 작전통제권 환수 이후에도 미국이 주도하기로 한 것이 그 예다. 이로 인해 온전한 군사주권의 회복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미국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작전통제권을 무기로 한국군의 군사전략과 작전계획, 군 구조와 무기체계 전반에 대해 부당한 지배와 간섭을 일삼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군은 기형적인 군 구조 속에서 독자적인 작전기획능력 등을 배양하지 못하고 대미 의존적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상호운용성이라는 이름으로 미제 무기를 세계 최대로 구입하고 있다. 3군 균형 발전, 합동성 강화, 병력과 예산 감축 등을 포괄하는 국방개혁 과제도 실종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군사주권의 핵심인 작전통제권을 즉각적이고 전면적으로 환수할 것을 한미 군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4.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하고 침략적 한미동맹 폐기하라!
이번 43차 SCM 의제 중에는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국방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와 “지역·범세계적 안보협력 방향”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이 한국에게는 `안보의 제1의 축'이며, 미국에게는 `태평양지역 안보를 위한 초석'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태평양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2009년 6월 채택한 동맹 공동 비전의 취지를 재확인하고, 한·미 동맹을 국제사회가 당면한 도전에 적극 대처하고 협력하면서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미동맹 공동비전’에 이어 한미동맹의 범위를 대북 방어에서 ‘태평양지역 안보’로 확장하고 그 임무도 ‘테러리즘’과 ‘WMD(대량살상무기) 확산’ 등으로 넓혀 전방위적이고 공세적인 동맹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더욱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당국은 ‘양국의 국방 현안을 일관성있게 다루기 위해’ 고위급 대화 채널인 ‘한미 통합국방대화체(KIDD)'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한미동맹을 더욱 고도화하여 미국의 패권전략에 부응하려는 것이다. 한미양국은 침략적 한미동맹을 구현하기 위해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한국군의 신속기동군화(전략적 유연성)을 꾀하고 있다. 나아가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과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정보보호포괄협정 등을 통해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한국의 자원을 동원하여 쇠락하는 자국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고, 이명박 정부로 대표되는 사대주의세력은 미국의 힘에 의지하여 동북아의 지각변동을 저지·지연시켜 자신들의 기득권을 연장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냉전의 유물인 한미동맹을 침략동맹화하여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는 한미 당국의 퇴행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한미당국이 정세의 변화에 적극 호응하여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며 침략적 한미동맹을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2011. 10. 28.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진보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월혁명회, 사회진보연대, 다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