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17] 로버트 아인혼 미국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방한 규탄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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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아인혼 미국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방한 규탄 기자회견문>
미국은 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강요 중단하라!
미국은 일방적인 제재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라!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일행이 미국 국방수권법 발효에 따른 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6일부터 2박3일 간 한국을 방문하여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당국자들과 만난다.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탄두 디자인부터 기폭장치 실험까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얻기 위해 조직적이고 비밀스러운 노력을 기울였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을 근거로 이란이 핵개발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란은 암을 치료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만들기 위해 우라늄 농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IAEA 보고서에도 이란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뿐만 아니라 길 튜더 IAEA 대변인은 "농축 시설에 있는 모든 핵물질은 IAEA의 감시 하에 놓여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란이 핵협상을 재개할 용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미국은 이란의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기관은 미국의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국방수권법을 발효하여 “이란 중앙은행 폐쇄”를 노릴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하여 이란과 교역하는 나라들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또는 축소를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작년 12월 방한 당시 아인혼은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가능한 한 빨리 강력하고 통일된 방식으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번에 아인혼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테러금융 담당 차관보는 “(중국, 일본, 한국 등의) 국가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나가는지 관심이 집중되게 될 것”이라고 사실상의 협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지만 명백한 증거는 없고 이란이 핵협상 재개 용의를 표명한 만큼 이 문제는 국제적 압박과 제재가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한다. 제재와 압박은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트리거나 군사적 충돌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란에 대한 일방적 굴복을 강요하고, 여기에 한국을 비롯한 나라들을 동원하기 위해 전방위적 압력을 행사하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미국이 압박과 제재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란과의 갈등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주권을 지켜라!
러시아와 터키는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유엔을 통한 외교적 해결’을 주장했고, 인도도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중국도 제재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전면 수입 금지를 선언했으나 6개월 유예기간을 두기로 해서 제재 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자랑하던 이명박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기정사실화하면서 책임을 기업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강요에 따라 우리나라 원유수입량의 9.7%를 차지하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감축하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전전긍긍하면서 그들의 ‘선처’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가 강조해 온 한미동맹이 우리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몰입을 지지했던 국민들까지도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한국을 곤경에 빠뜨리는 한미동맹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품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외교와 경제 주권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
2012. 1. 17.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진보연대, 다함께,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