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2/04/03]<4.3 64주년에 즈음한 제주 강정 평화선언문> - 우리가 구럼비다. 우리가 지켜내자!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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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64주년에 즈음한 제주 강정 평화선언문>

- 제주해군기지 갈등해결을 위한 각계인사 제3차 연석회의

우리가 구럼비다. 우리가 지켜내자!

4.3 64주년을 맞아 제주 강정마을에 모인 우리는 삼가 국가폭력에 희생된 삼만여 제주도민들의 무고한 넋들을 기리고, 아물지 않은 상처와 깊은 슬픔을 안고 이 날을 맞이하는 50만 도민들께 위로와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이곳 강정마을에서 “제주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켜 제주도를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던 정부의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이 한낱 휴지조각이 되고, 나아가 제주도민들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비수가 되어버린 참담한 현실을 마주합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화해가 아닌 갈등, 상생이 아닌 파괴, 그리고 제2의 4.3을 연상시키는 국가폭력 아래 신음하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강정주민들을 속이고 억누르면서 강행되어 왔습니다. 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은 온갖 변칙과 편법에 의해 강탈당해왔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구럼비 바위와 강정 앞바다의 천혜의 자연유산들과 문화재들을 무참히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명분 없는 공사를 오로지 독선과 오기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해군은 도민들의 공사 중지 요구마저도 묵살한 채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구럼비 바위 파괴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삼성물산, 대림의 반복되는 불법행위에는 눈감고, 지난 6년간 오로지 평화적인 방법에 호소해온 주민들에게만 공안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안보와 무관합니다. 도리어 해양을 군사화함으로써 제주도와 동아시아에 불필요한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고, 미군의 핵전력까지 끌어들여 해양패권을 둘러싼 낡은 군비경쟁을 재연할 따름입니다.

4.3의 비극을 겪은 제주, 아직도 그 상흔이 아물지 않은 제주를 생명 평화의 섬으로 온전히 지켜내야 합니다. 새로운 동북아시아 시대를 여는 화해와 상생의 여명이 여기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서 솟아오르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선언합니다.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운동은 공권력 남용과 독주, 거짓안보와 콘크리트 자본에 맞서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자연과 인간성을 지켜내는 운동입니다.

더 늦기 전에 구럼비와 강정의 평화를 지켜내야 합니다.
더 망가뜨리기 전에 이 참혹한 공사를 막아야 합니다.

우리가 구럼비입니다. 우리가 지켜냅시다.

2012. 3. 31

각계각층 시민 2255명과 함께,
제주해군기지 갈등해결을 위한 각계인사 3차 연석회의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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