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28] [강정마을]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 촛불이어켜기(1) 강정은 온 나라 평화의 시작입니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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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6.28_강정마을]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강정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촛불이어켜기 첫 행사
강정은 온 나라 평화의 시작입니다-강정마을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그 첫 번째 행사가 제주 강정마을에서 열렸습니다.
구럼비 바위 옆 멧부리 해안에서 태양열을 이용해서 점화된 촛불은 제주시를 포함하여 전국 23개 지역 촛불로 이어지며 7월 27일 열리는 서울까지 전달됩니다. 그동안 강정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연대했던 수 많은 국민들이 이 행사에 결합해 나설 것입니다. 모아진 국민들의 의지는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제주에서 전개되는 강정 평화대행진으로 연결될 것이고 해군기지 백지화 투쟁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되겠지요.
강정에서의 첫 출발은, 용역-경찰의 합동 방해작전으로 긴장 속에 치러졌습니다.
오후 7시, 지킴이들이 촛불문화제 행사를 위해 무대를 쌓으려 하자, 삼성과 대림의 용역들이 나와 가로막았습니다. 행사에 참가하려고 나왔던 주민들이 이 모습을 보고 "공사차량을 막는 것도 아니고, 왜 문화제도 못하게 무대 세우는 것을 가로막느냐?"고 분개하며 항의하지만 용역들은 막무가내입니다.
오후 7시, 지킴이들이 촛불문화제 행사를 위해 무대를 쌓으려 하자, 삼성과 대림의 용역들이 나와 가로막았습니다. 행사에 참가하려고 나왔던 주민들이 이 모습을 보고 "공사차량을 막는 것도 아니고, 왜 문화제도 못하게 무대 세우는 것을 가로막느냐?"고 분개하며 항의하지만 용역들은 막무가내입니다.
이에 분노한 마을 주민들이 "그럼 우리는 기지사업단 안으로 들어가자!"며 기지사업단 안으로 밀고 들어갔습니다. 순식간에 용역들과 이영찬 신부를 비롯한 지킴이들, 마을주민들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지고, 십수명의 사람들이 기지사업단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남아있던 지킴이들은 그 사이에 무대 세우기를 다시 시작했는데 경찰들이 들이닥쳐 무대를 에워싸기 시작했습니다.
강동균 회장과 문규현 신부가 기지사업단 안으로 들어간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안전을 염려하여 기지사업단 안으로 들어간 사이, 무대를 둘러싸고 경찰들과 남은 참가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몸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마을 사이렌 소리를 듣고 달려온 주민들은 무대 앞을 향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결국 무대 위에 올라간 고권일 위원장과 양윤모 선생 등 몇 사람을 경찰이 고착시킨 가운데 문화제가 시작되었죠. 경찰이 둘러싼 무대-이 모양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무대일 것입니다. 촛불행사를 준비해온 지킴이들은 고착과 봉쇄를 뚫고 앰프며 집회 물품을 들여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로지 무대를 세우지 못하겠다는 일념으로 봉쇄에 나선 경찰들의 어이없는 모습에 쓴웃음이 납니다.
하나씩 둘씩 참가자들이 무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어느새 150명이나 되는 참가자들로 무대 앞이 가득 찹니다. 이 날 주민들은 80분이 넘게 참가하셨고 지킴이들도 40명이 넘게 나왔습니다. 서귀포에서 온 시민들과 교인들, 서울 향린교회에서 온 청년들도 주민들과 함께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 주민은 "매일 이렇게 나와야 하는데...마을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미안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용역과 경찰의 무대 봉쇄(?) 작전 덕분에 오후 9시가 다 되어 고권일 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강정의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촛불이어켜기 첫번째 행사는 최선경 지킴이의 고운 노래로 시작되었습니다. 고 위원장은 오늘 국무총리실에서 해군측과 함께 끝장토론을 해보자는 제안이 왔다면서 정부가 마음대로 밀어부치지 못할 것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다음 순서는 강동균 회장의 여는 말이었는데, 기지사업단 안에 들어간 상황인지라 전화로라도 연결하려 했으나 강회장은 "여기 신경쓰지 말고 행사를 잘 진행하라"는 연락을 보내왔지요. 이에 순서를 바꾸어 강정초등학교 강세혁 군이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시를 낭송했습니다. 강군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강정...내 마음에 추억으로 남은 구럼비"라며 상처나고 파괴된 구럼비를 그리는 마음을 어른스럽게 표현하여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다음 순서는 김경훈 시인이 출정시를 낭송했습니다. 김경훈 시인은 이번 행사의 취지를 담아 "이 촛불 하나가 거대한 봉홧불이 되어/매국으로 치닫는, 어둠의 노래를, 악령의 종자들, 그 어둠을 살라버리고/ 평화, 그 헌신의 자발적 고행, 빛의 영광, 고귀한 정령의 꽃으로/ 울분과 원한, 분노를 딛고 살아오는, 살아서 환한 세상, 여기 강정에서 다시 촛불을 밝히리라"고 기원했습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투쟁 영상을 상영한 후 구속되어있는 송강호 박사가 부인을 통해 보내온 옥중 메세지 낭독이 이어졌습니다. "어둠 속에서 불은 더 빛이 납니다. 강정은 폭력의 귀신이 뒤덮고 있는 암울한 시대의 꺼져가는 촛불입니다... 점점 늘어가는 촛불이 강정과 제주와 우리나라를 불안과 갈등으로 몰아넣는 해군기지를 무너뜨릴 것입니다. 초는 작지만 불의 힘은 위대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 위대한 불씨를 가지고 있습니다"며 이번 촛불이어켜기가 강정을 살려내는 촛불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다음으로 서귀포시민연대 고창후 공동대표의 발언이 진행되었습니다. 고 대표는 오늘 시작하는 촛불이어켜기가 전국을 돌아 7월 27일 서울에서 마무리된다. 7월 27일 마무리하는 이유는 그 날이 정전협정일이기 때문이고, 더 이상 전쟁은 안 된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본다"면서 "한반도 평화를 이루려면 제주 해군기지를 막아야 한다. 바다가 짠 이유는 염분이 2% 들어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민이 50만이니 2%면 1만명이다. 제주도에서 1만명만 조직해서 강정싸움을 한다면 우린 반드시 이길 수 있다. 이 힘으로 내년 해군기지 예산도 삭감하고, 평화대통령도 만들자. 강정의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촛불이어켜기는 제주도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 힘을 더 키워어내자는 취지다. 그런데 이 힘이 근원은 바로 여기 계신 주민들이다. 우리가 늘 함께 할 것이니 굳게 서서 함께 싸우자. 900명이 넘는 강정주민, 63%의 도민이 해군기지를 반대한다. 이 힘을 굳게 믿고 싸워서 꼭 이기자!"며 열정적으로 발언했습니다.
문규현 신부도 기지사업단 안에 고착되신 상태라, 예정되어있던 격려사도 진행하지 못한 채 성공회 제주교구 성요한 신부가 노래를 해주셨습니다. 통키타를 든 신부님은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멸치도 반대해 고등어도 반대해 고래도 물론 반대해"라는 노랫말이 든 노래는 주민들이 금방 배워 같이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드디어 멧부리에서 온 신성한 불꽃이 촛불로 점화되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독립군이라 불리는 지킴이가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주민들이 제를 올리는 멧부리 제단에서 오후 2시, 태양열을 받아 불을 피웠습니다. 그 불을 꺼지지 않게 7시간을 지킨 후, 그 불을 희망과 평화의 미래를 상징하는 두 명의 마을 어린이가 청사초롱에 담아 행사장으로 가져왔습니다. 아이들은 청사초롱 안에 든 불을 심지에 붙여 큰 초에 옮겼습니다. 드디어 강정 촛불이 밝혀졌습니다.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참가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함께 했습니다.
이제 마을주민들과 지킴이들이 합창을 하는 순서입니다. 그런데 기지사업단 안에 들어가 고착된 사람들 대부분이 합창단원이라네요. 어쩔 수 없이 반으로 줄어든 인원으로 합창을 불러야 했죠. 그래도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함께 합창을 하니 참으로 보기좋고 흐뭇했습니다. 합창단원들은 강우일 주교의 말씀을 노랫말 삼은 '강정아'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강정아 너는 이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에 평화가 시작되리라
너는 부서지고 깨어져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쓰러지고 넘어져도 일어서리라
우리 너와 함께 하리라
노래가 끝나갈무렵 참가자들은 모두 합창단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너에게서 온 나라에 평화가 시작되리라
너는 부서지고 깨어져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쓰러지고 넘어져도 일어서리라
우리 너와 함께 하리라
노래가 끝나갈무렵 참가자들은 모두 합창단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강정에서 밝혀진 촛불이 다음으로 촛불을 이어켜는 제주시로 전달하는 시간입니다. 강정마을 노인회장이 제주시에서 온 전농 제주도연맹 간부에게 촛불을 넘겨주는 순서를 진행했습니다. 촛불과 함께 노인회장은 마을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소망이 담긴 상징깃발을 전달했습니다. 이 상징깃발은 촛불이어켜기가 진행되는 모든 곳에서 만들어질 것이며, 그렇게 하나씩 늘어난 깃발이 마침내 강정으로 다시 전달됩니다. 각 지역은 이전 지역들에서 전달된 깃발을 자신의 집회에 걸게그림처럼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행사가 거의 마무리될 즈음, 기지사업단 안에 고착되어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행사는 경찰이 극적 효과를 내게 도와주는 것만 같습니다. 15명이 나올 때까지 30분이나 걸리긴 했지만 참가자들은 행사를 마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강동균 회장과 문규현 신부를 마지막으로 모든 분들이 다 나오자, 강동균 마을회장은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우리는 이미 승리했다"는 지론을 펼쳤습니다. 강회장은 "이 촛불이어켜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정 투쟁을 전국적으로 불붙여나가자"고 힘주어 강조하고 내일 제주시에도 이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게 하자고 격려했습니다.
모든 피로와 고통스러운 생각을 잊게 해주는 강정댄스로 다시 하나가 된 참가자들은 이후 전개될 모든 지역의 촛불행사가 성사되기를 기원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이런 좋은 기획을 해준 평통사에게 감사하다. 역시 평통사는 조직에서 세계 최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후 진행되는 촛불이어켜기 각 지역 행사에는 강정마을 사람으로 살아가는 양윤모 선생이 빠짐없이 참가합니다. 이 외에도 강동균, 고권일 등 마을 간부들과 주민들이 순번을 정해 전 지역 행사에 참가할 것입니다. 오늘 행사에서 많은 분들이 기원한 것처럼 이번 촛불이어켜기가 강정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제주도는 물론 전국적으로 강정 투쟁 동력을 한껏 키워 해군기지 백지화 투쟁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