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8] [평택]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촛불이어켜기(15) 같이 살자!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함께 켠 촛불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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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7.18_평택] 달려라 춧볼!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촛불이어켜기(15)
같이 살자!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함께 켠 촛불
열 다섯 번째 촛불이 평택역에서 밝혀졌습니다. 이 날 촛불에는 강정마을에서 김성규 선생이 참가했습니다. 시인이기도 한 김성규 선생은 태풍때문에 육지로 나오지 못할 것을 염려하여 전날 밤,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이 날 행사에는 천주교 미사에 참가한 30여 분의 신도들과 시대여행 실천단 대학생 30여 명, 쌍용자동차 노조와 가족들 40며 명, 지역단체 회원들 30여 명, 평통사 회원과 가족 20여명 등 16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종필 경기남부 평통사 대표는 "대추리 투쟁에 나섰던 사람들이 다 온 것 같다. 오랜 만에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흐뭇해합니다.
이종필 경기남부 평통사 대표는 "대추리 투쟁에 나섰던 사람들이 다 온 것 같다. 오랜 만에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흐뭇해합니다.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오후 7시 30분, 사전행사로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천주교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미사는 문정현 신부의 강론과 간단한 영성체로 진행되었습니다. 문정현 신부는 강론에서 현 정부를 향해 쌍용자동차와 용산 철거민 문제, 그리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촛불행사를 시작하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폭우가 쏟아집니다.
행사를 강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가 퍼부었지만 참가자들은 그대로 행사를 강행했습니다.
쌍용자동차 노조 선전국장의 사회로 시작한 평택 촛불 첫 순서는 오산 다솜교회 공부방 어린이들의 '강정아' 노래 공연입니다. 어린이들의 노래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돈시켜주었습니다.
두번째 공연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자녀로 구성된 어린이들의 난타 공연입니다. 신나는 노래에 맞추어 재미난 복색을 갖춘 어린이들이 북을 두드리자 평택역 광장이 들썩거립니다. 어느새 비도 멈추기 시작합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평택에 내려온 대학생 모임 '시대여행 전태일실천단' 단장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노동자 민중의 삶과 투쟁에 함께 하는 것 이상 더 큰 배움은 없는 것 같다고, 강정문제,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힘차게 발언합니다.
강정지킴이들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하고 각 지역 촛불행사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강정 주민들을 응원하는 영상이 상영된 후 평화센타 강상원 소장이 나와 최근 평택에서 벌어진 미 헌병들의 만행을 규탄하고 "10년 전 두 여중생 사건도 미군이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번에도 잘못하면 미군이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은 결코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해결 의지를 밝혔습니다. 강 소장은 "강정마을과 쌍용자동차 처럼 고통받는 분들이 투쟁을 멈추지 않고, 우리가 함께 하는 한 우리가 모두 희망이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보령에서 켜진 촛불을 평택에 전달하고자 대전충청 평통사 원용철, 김영석 두 분 대표가 마을주민 양윤모, 김성규 두 분과 함께 청사초롱을 들고 앞으로 나왔습니다. 보령에서 온 강정촛불은 무대 위에 준비된 등 안에 이어켜졌습니다.
먼저 양윤모 선생이 평택시장과 평택지역 국회의원인 원유철, 이재영의 이름을 부르며 조속히 쌍용자동차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양선생은 또한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에 와보니 강정마을을 지키지 않으면 강정이 평택처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해군기지 백지화를 향한 투쟁을 가열차게 벌이자고 촉구했습니다.
마을주민 김성규 시인은 2007년 해군기지가 결정되던 당시를 회상하는 시를 적어와 낭송했습니다. "이제는 뜯겨져 버렸지만 구럼비 바위가 보이는 하우스 위에서 구럼비를 보며 한없이 울기만 했습니다"는 대목을 낭송하다가 목이 메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발언에 나선 문규현 신부는 먼저 "민주공화국" 노래를 합창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평택은 익숙한 곳입니다. 대추리를 잊을 수 없습니다. 쌍차 진압 현장을 똑똑히 지켜봤습니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문 신부는 " 현재 진행형인 이 역사는 참으로 슬프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시간은 좋습니다. 연대와 평화의 끈을 강하게 엮으며, 함께 치유하고, 함께 이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며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소개했습니다. 70, 80세가 된 촌로들이 죽음을 넘나드는 투쟁을 전개하면서도 "신부님 걱정 마이소. 오기가 납니더. 끝까지 해볼낍니더.”하며 웃고, 용산 문제, 탈핵 문제,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 등 연대투쟁도 결의했다고 합니다.
문 신부는 "두물머리에서, 밀양에서, 강정에서, 용산에서, 쌍차에서 전쟁이, 군대가, 권력이, 정치가, 자본이 사람을 쫓아내고, 자연을 짓밟고 죽이고 있습니다. 온 나라 온 국민이 국가폭력, 군사폭력, 자본폭력에 피눈물 흘리고 멍들고 신음하고 있습니다. 강정이 대추리고 두물머리입니다. 밀양이 강정이고 용산이고 쌍차입니다. 쌍차가 나 자신이고 우리입니다. 젊은 노동자나 늙은 농부나, 시골촌부나 도시서민이나 모두 같은 처지입니다."고 절규했습니다. "같이 살자.”고 호소했습니다.
문 신부는 강정 제주해군기지가 한반도 평화에 역행함을 누누히 역설한 뒤, 평택 시민들이 강정 평화를 위한 봉화를 높이 들어달라고 절절히 외쳤습니다. "평화를 택하라! 이것이 평택의 참뜻입니다. 평화가 진정 그립고 애타는 이곳에서, 가장 밝고, 가장 힘차고, 가장 끈질긴 평화 얘기가, 장강으로, 은하수로 흘러넘치게 되리라, 믿고 또 믿습니다."
쌍용자동차 투쟁의 기록이 영상으로 상영된 후 김남섭 쌍용자동차 노조 사무국장이 나와 발언했습니다. 김 국장은 "해고자들의 복직과 책임자 처벌,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 회복, 유족들의 생계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만들어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습니다.
에바다학교 권오일 교장은 발언을 요청하여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에바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인사하고 "에바다도 7년을 싸워서 이겼다. 승리할 때까지 용기를 내어 싸우라"고 격려했습니다.
아바타 영화를 패러디한 강정 영상이 상영된 후 평택에서 일어난 미 헌병들의 만행을 규탄하는 상징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김남섭 쌍용자동차 노조 사무국장과 장창원 경기남부 평통사 대표, 그리고 참가자 한 분이 성조기가 그려진 수갑 모형을 산산이 부수어 평택 시민들의 미군을 향한 분노를 유감없이 표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이 바위처럼을 노래하며 춤을 추는 사이,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미사 후 내린 폭우와 기차시간 때문에 대학생들이 먼저 자리를 뜨는 등 여러가지 악조건으로 어수선하긴 했지만 "같이 살기 위해선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는 결의만큼은 분명히 한, 평택 촛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