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2. 10. 9~10]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활동 소식

평통사

view : 2033

 불법 공사차량을 막기 위해 밤샘 농성에 들어가다’
 
6-7일 케이슨 빔 적재차량을 밤새 막은 여파인지 불법 공사차량들이 주민과 지킴이들의 동향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9일에는 대형 냉동탑차를 동원하여 샌드위치 판넬을 운반하는 공사차량을 발견하였습니다. 지킴이들 대부분 저녁식사를 하러간 시간을 틈타 기습적으로 공사장 안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지킴이와 주민들이 다시 모였고 끝까지 막아내자고 결의를 모았습니다.
 
기습적인 불법 공사차량 반입에 분노한 주민과 지킴이들은 해군기지사업단에서 퇴근하는 차량을 저녁 7시 30분까지 막았습니다. 기지사업단 앞 촛불문화제를 위해서 승용차는 보내고 샌드위치 판넬을 날랐던 대형 탑차는 끝까지 못나오게 막았습니다. 샌드위치 판넬의 용도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숙소제작용이라고 합니다. 경찰이 출동했으나 주민과 지킴이들의 분노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장작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자연스레 양쪽 정문으로 주민과 지킴이들이 모이게 되었고 밤샘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침낭과 장판을 가져와 농성자리를 만들었고 주민과 지킴이 몇 사람이 음식을 가져오는 등 농성장은 축제의 장이 되었습니다. 투쟁현장에 새로 결합한 지킴이들도 신바람이 났습니다. 
 
현장팀장은 밤 12시쯤 법환포구와 월드컵경기장, 서귀포경찰서와 강창학경기장, 서귀포시청 등을 샅샅이 돌면서 순찰을 하면서 불법 공사차량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나 현장 농성대응이 알려진 것인지 개미새끼 한 마리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순찰상황을 공유했음에도 농성대오는 흩어지지 않고 밤새워 현장을 지켰습니다. 투쟁에 탄력이 붙는 것 같습니다. 
 
 
날이 새자 아침 8시 직전에 모터를 실은 차량이 경찰들과 함께 나타나 주민과 지킴이들을 폭력적으로 고착을 시키며 불법적으로 공사차량을 현장으로 반입시켰습니다. 수많은 경찰병력의 출동으로 역부족을 느끼는 순간이었지만 완강하게 투쟁의 의지를 저들에게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결국 우리들의 힘찬 투쟁만이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시켜내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재차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전주 교구 신도들 50여 명이 공사장 정문 앞에서 미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찰은 천주교인들을 의식하여 고착을 지연시켰지만 결국 오전 10시 30분 경 천주교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킴이들을 고착시키고 공사차량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교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와했습니다.
3차 고착은 오후 3시 50분 경 진행되었습니다. 기지사업단 앞에서 진행된 기독교 기도회를 피하여 공사장 정문으로 케이슨 제작용 빔과 외국인 노동자 숙소용 판넬을 실은 트럭들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 30분 경 빈 트럭들을 내보내기 위한 네 번째, 오늘 마지막 고착작전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을 지키는 지킴이 수가 너무 적습니다.
 

오후 8시, 기지사업단 정문에서 촛불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날 촛불행사에는 출소 후 휴식을 취하고 마을에 돌아온 송강호 박사가 참석했습니다. 지킴이들과 주민들은 송박사와 얼싸안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송박사는 인사말을 통해 “6개월간 감옥에 있으면서 혹시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강정에 있던 지난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그리웠다. 내내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연구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새 길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 좀 지치고 힘들면 쉬었다 일어서서 다시 가는 거다. 교도소는 국립휴양소다. 잘 쉬다 왔다. 제주도를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만들자. 오키나와와 타이완까지 평화의 섬을 만들면 동북아 평화가 실현될 것이다. 여기 있는 우리들은 이 시대적 사명을 안고 이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더 힘내자!”고 참가자들을 격려했습니다. 하루종일 현장에서 몸싸움을 하느라 지친 지킴이들과 주민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말씀이었습니다.
 
송 박사의 발언에 이어 발언에 나선 윤호경 마을회 사무국장은 “마을주민 90%가 반대하는 공사다. 우리 주민들이 현장에 잘 나오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늘 여러분과 함께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말아달라. 함께 싸우지 못하여 늘 미안하다. 그러나 반드시 이길 것이다. 끝까지 함께 하여 이기자!”고 힘차게 발언했습니다.
 
이 날 촛불행사에서는 박석진 국장이 마을에 보낸 편지 낭송시간도 있었습니다. 박 국장의 편지에는 강정마을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몸에 상처가 아물 날 없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지킴이들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행사를 마친 30여 명의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평화센터까지 행진했습니다. 이제 마을에서는 15일에 있을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 대응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을 것입니다.
 
■ 제주해군기지 강행 위해…정부가 자료조작 요구 정황
 
이명박 정부가 군항으로 설계한 제주해군기지에 15만t급 민간 크루즈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면서 공사를 강행하려고 설계변경이나 선박조종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하지 않고도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기술검증위원들에게 자료 조작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 해군기지 경비용역 '무법자'...무허가 업체 투입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규 의원(통합진보당)은 8일 경찰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강정 해군기지 건설현장에 폭력을 휘둘렀던 경비 용역업체 허가를 취소했다가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에 투입돼 문정현 신부의 멱살을 잡고 주민들과 해군기지반대 활동가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던 A경비용역업체는 지난해 말 서울의 민원 현장에 투입됐다가 폭력을 행사해 허가가 취소됐던 업체라고 합니다.
 
 
■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공사 과정 중 발생한 강정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경찰이 단 3건만 형식적으로 조사를 벌인 정황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지난 5월 3일 인사청문회에서 “강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국회와 국민에게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9일 경찰청이 이상규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31일 이틀 동안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실에서 해군기지 현장 등을 방문해 인사청문회 때 제기됐던 사진 3장을 중심으로만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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