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지난달 25일부터 24시간 공사체제에 돌입,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는 이를 막기위한 마을주민 및 활동가들과 경찰이 하루에도 수십차례 충돌하면서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해군기지 24시간 공사는 국무총리실이 서귀포시에서 제주해군기지 주변지역발전계획 설명회를 강행하려다 무산된 25일부터 시작됐다. 강정해안가의 케이슨 제작장 건설이 완료됨에 따라 강정 해안가에 투하될 케이슨 제작에 돌입한 것이다.
5일 강정마을의 모습. 경찰 수백명이 주민과 활동가들이 연좌시위를 펼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공사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레미콘 차량들. 차량통행을 위해 경찰들이 마을주민들을 고착시키고 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한 여성활동가가 경찰들에 의해 들려 옮겨지고 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5일 오후 3시30분쯤, 다시 한번 충돌상황이 발생했다. <헤드라인제주>
이에 따라 강정주민들과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들은 "해군기지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군측이 대선을 앞두고 해군기지를 되돌릴 수 없는 기정사실로 만들려 한다"면서 24시간 공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해군기지 공사현장으로 진입하는 공사차량의 앞을 가로막으며 충돌이 시작됐다.
강정마을에는 경찰병력이 상시 대기하면서 공사차량이 진입할 때 이를 가로막는 마을주민들을 도로 한쪽으로 고착시켜 차량운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주민과 활동가들이 부상을 입고 있으며, 큰 충격을 받은 주민과 활동가들은 계속 병원에 후송되고 있다.
24시간 공사에 돌입한지 이제 2주째 되고 있지만 이같은 충돌상황은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다. 5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는 약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경찰과 마을주민간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는 활동가들은 20여명, 이들은 팔과 팔을 엮고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면서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는 15대 가량의 경찰차량에서 한번에 150-200여명의 경찰관들이 출동해 차량 진입시마다 마을주민과 활동가들을 들어 도로 한쪽으로 옮긴 후 고착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을주민과 활동가들이 반발하고는 있지만 인력차이가 너무 크다보니 변변한 항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는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마을주민들과 활동가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항의시위를 하고 있지만 한번에 경찰 백여명 이상이 몰려들어와 들고 옮겨버리는데 버틸 수가 없다"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마을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고착시키고 있어 주민과 활동가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현재 2주째 노숙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과 활동가들이 매우 지쳐있는 상태로, 계속된 충돌로 인해 찰과상과 타박상이 아물세가 없다"면서 "전날 밤에도 고착 과정에서 배를 밟힌 남성 활동가를 비롯해 2명의 활동가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만 해도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차량이 지나가야 한다면서 경찰이 우르르 몰려와 식판을 빼앗고 사람들을 고착시켰다"면서 "남자경찰이 여성활동가를 질질 끌고 들어서 옮기는 등의 인권유린은 기본으로 지금 강정에서는 매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해군측이 어떻게 해서든 대선 전 해군기지 공사를 기정사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마을주민을 비롯한 활동가 해군기지 반대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대대적인 반대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정마을회는 5일 오후 8시 마을주민, 해군기지 반대 활동가, 해군기지 반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갖고 앞으로 제주해군기지 공사 항의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질 방침이다. <헤드라인제주>
한 활동가가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바닥에 끌리며 찰과상을 입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경찰이 해군기지 공사현장 앞에서 연좌시위 중이던 마을주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식사 중에도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에 의해 고착된 한 활동가가 경찰에 둘러싸인 상태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강정마을회. 헤드라인제주>
5일 오후 4시,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입구에서 문규현 신부 등이 피켓을 들고 앉아있다. <헤드라인제주>
5일 오후 4시,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