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3. 7. 17] 2013’ 강정평화대행진 평화대표단 기자회견 - "함께 모이자, 걷자, 외치자! 강정에 평화!"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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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7일 오전 11시 30분,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2013’ 강정평화대행진 평화대표단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온갖 탈법과 불법 그리고 비민주적인 과정으로 강행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규탄하며 다시 한번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선포하고 2013’ 강정평화대행진의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 단체 대표자들이 강정평화대행진의 성공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

 
[기자회견문 전문]
 
강정이 다시 일어선다. 일어나 걷는다.
우리는 간다. 강정과 함께 걸으러 간다.
 
올해로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 투쟁이 7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강정에는 제주를 사랑하는, 평화를 염원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였고, 연대했고, 싸워왔다. 정부는 불법과 편법으로 주민동의 없이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고, 공권력을 앞세워 기지건설을 밀어붙여 왔다.
 
주민들의 항의에 이유가 있다는 사실은 곧 밝혀졌다. 2011년 정기국회는 여야 합의로 해군기지의 설계오류를 확인했고, 총리실 주도의 기술검증위원회 역시 ‘설계오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총리실은 항로를 일부 변경하고 부두 내부 설계를 일부 변경하는 미봉책을 세우고 요식행위에 불과한 2차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여 마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꾸몄다. 하지만 2차 검증은 변경된 설계 역시 기술적 환경적 문제점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며 건설될 항구가 민항 중심이 아닌 군항 위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만을 확인해주었다. 총리실 기술검증위원회 회의록과 검증에 참여한 위원들의 증언을 통해 진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국회 국정감사과정에서는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미해군의 요청한 규격에 따라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따라서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다시 한번 여야 합의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공사에 대한 재검증을 결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3년 1월 1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예산심의 끝에 여야는, 2013년 1월 1일부터 70일간 재검증 작업을 실시하고, 그 기간 동안 공사를 중단하며, 재검증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라는 예산처리 부대조건에 합의했던 것이다.
 
그러나 3차 검증 역시 해군기지사업 강행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음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3차 시뮬레이션 작업에 정부가 제시했던 풍속/파고 등의 데이터 값은 공사현장의 보다 험악한 기상조건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법정증언이 나왔다. 게다가 항로입출항과 관련된 시뮬레이션 구성에도 심각한 하자가 있고, 그나마도 항로 입출항 안전성을 입증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변경된 항로 내부와 주변에 산재하는 저수심 지역에 대한 고려도 없었다. 변경된 항로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구역의 완충지대를 관통함에도 불구하고 검증대상에서는 제외되었다. 강정에 건설되는 이른바 민군복합항이 군항 위주로 운영될 우려를 해소하겠다던 해군은 군사작전 중에는 민항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과연 어떤 경우가 군사작전상황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해군은 국회 부대조건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70일 검증 후 예산집행’이라는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불법적으로 강행해왔다. 해군의 불법공사에 항의하는 주민과 활동가들을 연행하고 구속하며 공사를 강행했다. 해군은 또한 70일간의 검증결과에 대한 국회의 검토를 기다리지도 않고 지금까지 공사를 지속해오고 있다.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도 반복되고 가혹해지고 있다.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종교인들이 해군기지 건설현장 앞에서 평화롭게 항의하다가 경찰에 끌려 나오기를 수십, 수백 차례, 결국 구속되거나 벌금폭탄을 맞고 있다. 양윤모 선생과 김영재 활동가가 구속 수감된 지 이미 수개월이 지났다. 얼마 전에는 훼손된 오탁방지막을 방치한 채 불법공사를 강행하는 현장을 해경에 신고하고 단속을 요구하던 송강호 박사와 박도현 수사가 도리어 구속 수감되는 상식 밖의 일도 발생했다. 해군과 시공사의 불법에는 눈감은 경찰과 검찰은 강정주민들과 활동가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평화롭게 머물고 있다. 서로 격려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싸우고 있다. 폭력과 강압으로는 주민의 저항을 잠재울 수 없고, 평화와 정의를 향한 연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도 없다.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제주해군기지를 저지하기 위한 주민들의 정당한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강정의 평화가 우리의 평화다.
 
이제 우리는 평화의 발걸음을 다시 한 번 내딛으려 한다. 다시 한 번 우리의 목소리를 모으고자 한다. 2013 강정생명평화대행진! 평화의 배를 타고 평화의 비행기를 타고, 전국에서 그리고 해외에서 강정을 향해 모일 것이다. 우리는 5박 6일을 걸으며 강정이 다시 일어서고 있음을, 강정바다가 아직 평화를 향해 일렁이고 있음을 알릴 것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 그리고 평화가 바다처럼 넘실대는 사회를 향한 우리의 의지를 모을 것이다. 타오르는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이다.
 
강정의 평화가 우리의 평화! 강정아, 우리가 간다. 너의 평화를 위해, 우리의 평화를 위해 지금 너에게 간다. 너와 함께 걸으러 간다. 춤추며 싸우러 간다.
 
 
2013년 7월 17일
2013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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