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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30] 강정마을회 기자회견문_주민의 자치결정권 짓밟는 군관사 건립을 즉각 취소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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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자치결정권을 짓밟는 군관사 건립을 즉각 취소하라!

- 군관사 건립은 명백한 제주해군기지 확장사업임을 천명하고 강정주민들은 이에 철저하게 반대한다 -


강정마을은 7년전부터 준전시상태였다. 정부와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군사작전을 펼치듯 기만술과 전격적인 행동방식을 취해왔고, 2008년 말 유관기관회의 기록이 유출되어 언론에 폭로되었듯 ‘제주해군기지 건설 추진을 용이하게 위함’이라는 명분아래 마을주민간의 갈등을 최대한 증폭시키려 노력해왔었다.

나아가 정부와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 전반에서 주민들의 합리적 의견들마저 철저히 배제하며 극한의 대치상태를 자초했었다. 그리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주민들에게만 전가하는 방식 역시 변화란 없었다.

마을 안 군관사의 건립 문제는 완벽하게 이러한 정부와 해군의 추진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이다. 마을 동의 없이는 건립을 하지 않겠다는 표면적 발표와 달리, 2012년 6월 10일 군관사 유치 여부에 대한 마을임시총회의 결과와 3차례의 주민설명회를 통해 보여준 강정주민들의 군관사 건설반대의지는 애초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로지 군사작전을 펼치듯 임무완수를 위해 어떠한 편법이나 불법도 불사해온 해군이 이번에도 예외 없이 꼼수를 보여주었다. 환경영향평가나 주민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규모로 면적을 축소하여 72세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개별사업자들이 편법으로 개발사업을 하는 방식대로 정부의 산하부서인 국방부가 법망을 피해 야금야금 마을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엄연한 도적질이며 사기행각이다.

군관사인 군인아파트는 병영과 마찬가지로 순수한 국방군사시설이다. 그리고 사업고시 역시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국방부 장관 명의로 하는 사업이다. 그렇다면 군관사는 군사시설이기에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시설 자체뿐 아니라 외부지역도 일정부분 군사시설보호법으로 묶을 수 있다. 그러한 시설이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명백한 제주해군기지의 확장이다.

해군은 지금 건설하려는 72세대 아파트는 긴급히 출동해야 하는 고속경비정 승무원을 위한 시설이기에 지근거리 지역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긴급출동을 위한 고속경비정 승무원들의 출퇴근 거리가 멀지않아야 한다는 문제가 핵심이라면, 현재 건설되는 기지 내부의 987세대에 이르는 관사의 일부를 활용하여 고속경비정 승무원 관사로 정하는 것이 더욱 합당하며 나머지 소요분량의 군관사는 강정마을이 아닌 다른 지역에 건설되거나 신서귀포 택지개발지구에 현재 건설 중인 민간아파트를 매입하여 사용하는 것이 건설소요 경비나 차후의 경제적 부동산 가치에도 유리하다는 것을 해군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 내부에 추진 중인 군관사는 명백한 제주해군기지의 외연적 확장이기에, 우리는 이 군관사 건립 사업을 또 다른 형태의 침탈 또는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행위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로 인해 발생한 강정주민들의 정신적 고통과 상처는 아무리 노력해도 씻기기 힘든 트라우마이다. 그러나 해군은 대외적으로는 화합과 상생을 표방하며 실제로는 강정마을의 토지를 잠식하는 사업을 연달아 추진하고 있을 뿐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치유나 해소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현시점에서 제주해군기지 확장을 꾀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붓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갈등이 명백히 예견되는 상황임에도 건축허가를 내준 제주도정의 책임 역시 여기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원희룡 도지사가 주민과의 간담회 이후 강정마을회에 보낸 추가답변에서 군관사 사업은 사업주체가 해군이어서 도정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으며 이미 2014. 10. 7일자로 건축허가가 난 상황이며, 공사과정에서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에 영향을 미치지도 못하면서 주민들의 의사를 어떻게 반영하겠다는 것인지도 묘연하기 이를 데 없지만, 주민들이 그렇게도 반대했던 사업임을 확연히 아는 상황에서 건축허가를 내준 것 자체가 문제라는 점을 전혀 인식조차 못한 것이 분명했다.

강정마을의 아픔을 치유하고 명예회복을 해주겠다는 제주도정이 강정마을에 군관사 갈등을 더한 것은 그 어떤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금이라도 주민의 뜻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고 군관사를 강정마을에서 내보내는 것만이 갈등치유의 첫 단추임을 똑똑히 알라. 그리고 해군 역시 강정마을 내부에 군관사를 건설하겠다는 생각을 접고 하루빨리 계획을 취소하기 바란다. 이제는 강정주민들에게 더 이상 양보와 이해를 구하지 말라. 강정주민들과 강정마을회는 군관사 건립을 반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저지해 나갈 것이다.

나아가 현정권에게 경고한다. 언제까지나 국민들에게 희생과 양보만을 바라는 권력은 그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2014. 10. 30

강정마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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