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으로 점철된 11차 방위비분담협정 부결 촉구", 국회 공청회 진술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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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1년 8월 12일(목) 오후 2시, • 장소 : 국회 외통위 회의실(국회 본청 401호)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에 대한 공청회
8월 12일, 국회 본청 401호(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 직무대리 이재정 의원)은 문장렬(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박기학(평화통일연구소 소장),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우정엽(세종연구소 연구위원)으로부터 진술을 듣고 여야 의원들의 질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협상에 참여했던 외교부 이성호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부대표가 배석하여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습니다. 국방부 관리들도 배석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문장렬 위원은 "동맹의 역할과 이익"의 측면에서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비준동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맹의 '역할'에서 한국방위는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이미 하고 있으므로, 주한미군에 대한 주둔비 증액을 불필요 하며, 동맹으로 인한 '이익'의 측면에서도 미국이 더 큰 전략적 이익을 얻고 있으므로 미국에게 방위비분담금을 추가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국민들이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지지가 없어 이를 강행할 경우 오히려 한미관계가 해를 입게 되며, 향후 5년간 국방비 증가율을 인상률에 연동한 것은 차기 정부의 정책 자율성을 무시한 것이고, 남북/북미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했습니다.
문장렬 위원은 남북 군사력을 비교해 보면, 1991년 경부터는 양과 질에서 모두 한국이 독자적으로 한국방위를 담당할 수 있었으며, 한국 방위에 대한 주한미군의 역할은 오히려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에게 방위비분담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논리'적 상황이 30년간 지속되어 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의원은 늦어도 2004~2005년 경에는 방위비분담금 지급이 마감됐어야 옳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핵대응 관련하여 주한미군의 역할이 커졌다는 주장도 있으나 그런 주장은 핵과 비확산에 대한 초보적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나 나오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문 위원은 한미동맹으로 미국은 작전통제권 등 군사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방위비분담금 등 금전적 이득을 보는 등 순 이익이 크지만, 한국은 약소국으로서 '연루'의 위험부담도 갖고 있다며,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문제를 다뤄야 하며, 미군 감축과 철수문제에 대한 인식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출처 : 국회방송 생방송 화면 캡쳐)
박기학 소장은 "국회는 거짓으로 일관된 11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기학 소장은 "정부가 2020년 방위비분담금이 1조389억원에서 동결되었다고 발표하였으나 이는 거짓"이라며 "정부가 우리 국민을 속이고 4307억 원을 더 주는 것을 막으려면 11차 협정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소장은 "2020년에 선지급된 것은 인건비(3,144억 원)만이 아니라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4,307억 원도 선집행되었지만 정부가 군사건설비와 군사지원비를 누락시켜 계산하고 있다"고 제기했습니다. 즉, 누락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를 포함하면 2020년 방위비분담금은 1조389억 원이 아니라 그보다 4.307억 원이 더 많은 1조4,696억 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박소장은 "정부는 4,307억 원에 대해 과거 8,9,10차 특별협정 하에서 발생한 미 지급금을 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또한 거짓"이라며 과거 협정은 유효기간이 끝나버렸고, 미국이 과거 미지급금을 달라고 한 적도 없으며, 설령 과거 미지급금을 2020년에 집행하려면 그에 맞게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승인을 받아야 했으나 그런 절차를 밟은 바 없다는 것입니다.
박소장은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13.9% 인상 중에 인건비 인상분 6.5%는 거짓"이라며 정부 말대로 한다면 오히려 인건비 항목은 증액요인이 아니라 감액요인일뿐이라고 제기했습니다.
또한 박소장은 "11차 협정의 중요 성과로 "한국인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무급휴직 차단을 들고 있"는데 이 또한 거짓이라고 제기했습니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가 마침 이날 11차 협정 비준동의를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내용이 11차 협정 체결 후에도 한국인 노동자들이 계속 감원되고, 하청업체 계약직 노동자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 '韓직원 줄이고 하청 전환' 주한미군, '방위비 먹튀' 논란)
박소장은 이외에도 방위비분담금 연간 인상률이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된 것에 대해 "국방비증가율이 국력의 지표라는 터무니없는 말로 미국 퍼주기를 정당화"하고 있음을 제기했고, 국회와 국민이 제기했던 제도개선은 하나도 반영되지 못했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향후 방위비분담금이 미국의 인도 태평양전략 등 미군의 대중국 임무수행에 쓰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위해서라도 비준동의안은 부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기학 소장은 마지막으로 11차 협정이 국회를 통과하면 우리 국민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며, 국회의 예산심의확정권과 조약비준동의권을 반복적으로 침해해 온 정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국회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비준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김영호 의원은 박기학 소장에게 한국인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한 대안을 묻기도 했습니다. 박소장은 미군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한국은 미군에게 돈만 주는 방식이 아니라 일본처럼 정부가 직접 노동자들에게 돈을 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제기하며 한국 노동법에 의해 우리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한미소파의 독소조항을 폐기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야당측 추천으로 진술에 참여한 박원곤 교수는 정부의 협상 결과를 "비교적 성공적"이라면서 2021년 인상률 13.9% 중 인건비 명목 인상률 6.5%는 우리경제로 환류되는 것이므로 실제 증액률은 7.4%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바로 직전에 한국인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임금인상률이 1%대이고, 감원과 하청계약으로 고용이 벼량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현실을 들었는데도 객관사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박교수도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국방비가 늘면 미국 부담이 줄어드는 것인데 분담금을 이에 연동한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방비는 한국방어 책임을 우리가 지면서 더 증가하는 것인데, 즉 한국방어에 대한 미국 역할은 그만큼 줄어드는데, 방위비분담금 지원은 더 늘어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 것입니다.
박교수는 방위비분담금을 총액으로 결정하는 총액형에서 항목별 필요 근거를 가지고 결정하는 소요충족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한편, 박교수는 주한미군이 가진 장비가치는 현금으로 환산하면 20~30조 원, 전시에 증원되는 미군 전력은 약 2500억 달러(약 300조 원)이라고 주장하며 방위비분담이 일종의 보험이고, 협정은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을 30년간 지불해온 규모가 18조 원이 넘으며 직간접 지원규모까지 따진다면 대략 80조 원에 육박한다는 사실, 전시증원 미군 전력 문제는 주한미군에 지원하는 방위비분담금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박교수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습니다.
박교수는 방위비분담금을 주한미군에 지원하는 돈이 아니라 한미가 '분담'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비인적주둔비(2020년 약 24.3억 달러)와 비교하면 한국은 방위비분담금으로 1조원 가량을 부담하니 한국은 40%를 분담하는 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미국무부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한국은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고 주한미군 주둔경비는 모두 미국이 부담한다는 한미소파(5조)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세종연구소의 우정협 연구원도 "트럼프 정부 시절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계약으로 이른 시간 합의에 이른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방위비 인상이 국방비 인상에 연동된 것에 대해서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규모의 미집행금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어떻게 쓰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국회의 감시 역할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자료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며 미국의 집행 실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질의응답시간에는 외교부 이성호 방위비분담 협상 부대표에 대한 질의가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과 조태용 의원은 미국과의 협상과정과 미국의 주장에 대해 물으며 국방비 인상률 연동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조의원은 국방비 증액율을 연동해준 것이 이후 협상에서 선례로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시정책이 없으면 그냥 통과시키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두 의원은 10차 협정 비준동의안 통과 당시에 국회는 소요충족형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는데, 이번 협상에서 국회의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추궁하기도 했습니다.
이성호 협상 부대표는 "정말로 어려운 협상이었다. 트럼프 정권이 주장한 '준비태세' 항목 신설을 막으려다보니 소요충족형보다는 총액형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변명했습니다.
이에 조태용 의원은 "미국 정권이 트럼프 정권에서 바이든 정권으로 바뀌었는데, 바이든 정권이 '준비태세' 항목 신설을 계속 주장했다고 하지도 않으면서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급히 협상을 타결했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석기 의원(국민의힘) 등은 '여당 추천 진술인인 문장렬 위원과 박기학 소장이 비준반대를 주장하는 데 민주당은 반대입장인가?'라며 정치 공세를 펼치기도 하고, 박기학 소장에 대해 진술한 내용에 대한 질의는 하지않고 '한미동맹 폐기'과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입장을 묻는 등 진술인에 대한 저열한 공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에 사회를 보던 이재정 의원이 진술 내용에 집중해서 질의하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서 드러난 것은 진술인들이나 여야 의원들이 모두 13.9% 증액률 문제, 국방비 증액률연동 문제, 소요충족형으로의 제도개선이 안된 점 등은 공히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비준안 통과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습니다. 박기학 소장이 제기한 정부 발표의 거짓이 더 심각하게 다뤄지지 못한 점도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