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2. 13] 2월 13일 평통사 국방부 앞 집회 동아일보 보도 내용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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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분야 : NGO
등록 일자 : 2001/02/13(화) 16:11
시민단체 차세대 공격용 헬기 사업 중단 촉구
국방부가 2조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차세대 공격용 헬기(AH-X) 도입 사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 사업의 전면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사람들(평통사)은 13일 국방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국방부는 공격용 헬기도입 계획을 중단하고 해외시험평가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평통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격용 헬기 사업은 군사적, 경제적, 민족적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평통사는 "국방부가 북측 전차에 대한 남측 전차의 수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용 헬기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실전에서 남측 전차 전력은 1027대 41로 절대 우위에 있다"며 "산악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한반도 지형에서 사막에서나 쓰는 공격용 헬기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평통사는 "미사일, 부대창설비를 합치면 이번 사업에는 웬만한 부실대기업을 공기업화하거나 농가부채를 상당 부분 탕감할 정도의 자금(4조원)이 투입된다"고 전제하고 "경제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국민들을 무시한 채 천문학적 액수의 예산을 낭비하는 사업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진행중인 한반도의 상황도 문제로 제기됐다. 평통사는 "6·15선언 이후 평화와 통일의 기운이 감도는 지금은 군비를 증강할 때가 아니다"라고 못박고 "만약 국방부가 공격용 헬기도입을 강행한다면 한반도의 평화통일 흐름에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앞서 평통사가 지난 9일 국방부에 공격용 헬기 도입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보낸데 대해 국방부는 10일 전화 답변을 통해 공격용 헬기도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제가 된 차세대 공격용 헬기 사업엔 미국 보잉사의 '아파치 롱보우'와 벨사의 '바이퍼', 러시아 카모프사의 KA-52K, 밀 모스코사의 MI-28N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대당 250~300억씩하는 헬기를 연차적으로 36대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방부는 도입 헬기의 성능을 판단할 해외평가단을 이번주 내로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한편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 방위산업체는 사업을 따내기 위해 공식적인 홍보회사를 동원하는 것 외에 군출신 인사, 정치권 인사, 로비스트 등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무기거래 관례상 공식 커미션이 3~5% 정도라고 할 때, 이 사업에만 600억이 넘는 로비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안병률/ 동아닷컴기자mok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