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10] '한국형다목적헬기(KMH)'사업 전면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문 9/10 청와대앞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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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KMH사업 토론회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오늘 오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관 하에 대통령까지 참가하는 한국형 다목적헬기(KMH) 사업 관련 정책토론회가 비공개로 열린다. 이번 토론회가 KMH사업에 참여할 해외 협상업체 최종 선정 일정을 바로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여기서 KMH사업에 관한 정부의 최종 입장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이번 토론회가 해외 협상업체 최종 선정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또 비공개로 열린다는 점에서 KMH개발 사업의 명문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갖는다. 이에 우리는 오래 전부터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국회, 심지어는 감사원으로부터조차도 그 타당성과 공정성, 투명성의 결여를 지적 받아 온 한국형 다목적 헬기(KMH)사업의 즉각 중지와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하는 입장을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이미 과잉전력 상태인 헬기의 추가 개발 및 생산은 국민혈세의 낭비이고 한반도 군비경쟁만을 초래하므로 중단되어야 한다! 국방부가 기동헬기 299대, 공격헬기 178대 등 477대를 소요량으로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서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헬기전력으로 보나 북한에 대한 압도적인 헬기전력으로 보나 전혀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남한은 헬기 보유대수가 692대로 북한의 230여 대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군의 헬기 보유는 세계 7위 수준으로 우리 국방예산이 세계 11위인데 비추어 보면 과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처럼 우리 군의 헬기전력이 과잉인 상태에서 무려 38조 7천억 원의 국민혈세가 소요되는 KMH를 개발, 도입하겠다는 것은 군 이기주의의 발로이자 국민혈세를 푼돈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것은 북한에 대한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는 것으로 한반도의 평화에 정면으로 역행한다는 점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청와대가 불필요한 국민혈세 및 자원의 낭비를 막고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군축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지향한다는 확고한 입장에서 KMH개발 사업의 즉각 중지 결정을 내려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 국회 결의를 무시한 불법적인 KMH 개발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국회는 작년 11월 6일 열린 제 243회 국회 제 9차 국방위원회에서 2004년 국방예산을 확정하면서 "KMH사업은 추후 감사원의 정책감사(가) 종료된 이후 국회의 보고절차를 거친 후 사업을 집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현재 국회 결의에 따른 KMH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정책감사 결과가 국회에 제출되어 있으며 아직까지는 KMH사업에 대한 국회의 승인이 내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지난 1월 10일의 KMH개발사업단의 발족, 3월 16일 해외업체에 대한 설명회 개최, 6월 15일 해외업체의 제안서 접수, 7월 9일 협상대상업체 선정 등 그 동안 정부 부처가 강행해 온 사업 추진을 위한 일련의 절차들은 모두 불법이다. 따라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같은 국회를 무시한 국방부와 산자부의 불법과 전횡을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 3. 경제성이 결여된 KMH 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국회에 제출된 감사원의 KMH 사업 감사보고서는 "방위산업체의 임금수준 등을 고려하면 국내 개발비용이 38조 7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국내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따지더라도 전체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감사원의 지적은 국방부의 그간 10조원 소요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으로 KMH 사업에 대한 국민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용을 축소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에 앞서서 감사원은 이미 2002년 '방위력개선사업 감사결과보고서'에서 "KMH사업 등 독자 연구개발을 통한 항공무기체계 획득사업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추진이 어렵다"고 말함으로써 경제적 타당성 분석에서 드러나고 있는 국방부의 자의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 더욱이 전문 계열업체로 지정된 KAI 등 항공우주업계의 헬기 개발능력은 검증되지도 않았다. 이런 조건에서 완제품 국산개발을 시도하는 것이 무리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따라서 항공우주산업 발전의 견지에서도 과연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KMH 사업은 현재 예측으로도 단군 이래 최대 무기도입 사업이지만 현 개발능력을 고려할 때 얼마나 많은 추가비용이 투입될 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지금까지의 대형국책사업들이 애초 예측치의 두 세배를 넘어서는 일이 허다했고, 항공선진국들의 개발사례에서도 개발비용이 두 세배 이상 초과되는 일이 빈번했다. 따라서 KMH사업은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되는 것이 마땅하다. 4. 무리하고 불법적인 KMH 사업을 강행하면서 무기획득의 개혁을 떠드는 것은 국민기만이다! KMH사업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현 사장인 길형보 씨가 육군참모총장 재직시 합참에 소요제기 한 사업임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가 퇴임한지 10일 만에 사장으로 취임한 KAI가 KMH사업을 맡았다는 것은 결코 우연으로 치부해 버릴 수 없으며 군산유착의 전형적인 실례다. KMH를 소요제기한 길형보씨가 KAI사장으로 있는 한 KMH사업은 결코 공정성을 기할 수 없다. 따라서 길형보씨를 KAI사장에서 해임하고 그 비리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KMH사업단은 이 사업이 각 군별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변하나 실제로는 소요대수의 92% 이상이 육군용 헬기이다. 국방부는 사업추진에 앞서 KMH개발사업이 대형 무기도입사업이 다른 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육군을 먹여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부터 먼저 해명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난 30년간 군수업체들에게 비합리적인 특혜를 주어온 '무기 국산화 정책' 이 국방예산낭비와 군수산업 부실의 원인이 되어왔고 부품산업발전 등 산업유발 효과 면에서도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왔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로서 이미 현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국방개혁 현안으로 제기되어 있다. KMH개발 사업이 '국산화'라는 허울 좋은 구호 밑에 제대로 된 타당성 검토도 거치지 않은 채 이뤄지는데도 노무현대통령과 청와대가 이에 관한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사업추진에 명분을 준다면 이는 참여정부의 국방개혁 의지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를 대국민 기만으로 간주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청와대가 국방부의 반발을 의식해 KMH사업을 변형해서 추진하는 따위의 절충을 기도한다면 이 역시 불법적이고 타당성을 결여한 KMH사업을 정당화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청와대에 KMH사업의 투명성을 위해 감사원의 2002년과 2003년 감사보고서와 KDI보고서의 즉각적인 전면 공개를 요구한다. 아울러 이 같은 정보의 공개를 전제로 시민사회단체, 독립적인 전문가, 국방부, 국회가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해서 의견을 민주적으로 충분히 수렴하여 KMH사업의 추진 여부를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4년 9월 10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참여연대평화군축센터,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네트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