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04/10/26] [촉구 결의문] 40차 평화군축집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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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남북화해와 통일에 역행하는 국방예산안을 대폭 삭감하라!


정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안을 20조 8,226억원으로 대폭 증액하여 이를 국회에 상정하였다. 그러나 이는 올해 국방예산 대비 무려 9.9%나 증액된 것이며,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 실제증가율 5.5%보다는, 또 내년도 정부 예상 GDP 성장률 5%보다도 두 배 가까이나 높은 것으로 97년 이후 가장 최고의 국방예산 증가율이다.

우리는 ‘자주국방’이라는 미명아래 정부의 국방예산 대폭 증액을 강력히 규탄하며, 개혁국회를 표방하는 17대 국회는 내년도 국방예산안 삭감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내년도 국방비 대폭 증액을 위한 명분으로 ‘현존 및 미래 위협 대비’, ‘협력적 자주국방 추진’, ‘주한미군 철수에 따른 전력공백 메우기’ 따위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허구적인 주장이거나 아니면 미국의 군사전략에 호응하기 위한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남한의 한해 국방비가 북한의 10배에 이를 정도로 남한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한지 오래이다. 주한미군은 이미 대북한 전쟁억지력으로서의 명분을 잃었으며 초과잉 억지력이다. 따라서 수많은 대형무기도입 사업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데 기여할 뿐이다.
사실 국방비의 대폭증액은 “한국도 미국에 상응하는 보완적 투자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미국 무기도입을 강요한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이나, "연합작전능력 향상을 위해 한미연합 전력증강 계획을 수립하자"고 하면서 이의 문서화까지 강요하였던 미국의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오로지 미국의 압력 때문이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자국의 군수산업체의 배를 불리기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대북 선제공격력 및 대중국 봉쇄전략 강화라고 하는 자국의 패권적인 신군사전략을 강행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무기도입과 국방비 증액를 강요하고 있다. 이른바 정부의 ‘협력적 자주국방’은 바로 이 같은 미국의 군사전략적 요구에 응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이처럼 '협력적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한 국방비의 대폭 증액은 남북간 군비경쟁 가속화와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만을 불러올 뿐이다. 따라서 국회는 대폭 증액된 정부의 국방예산안을 단호히 거부하고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국방예산 삭감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국회는 주한미군의 대폭 감축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같이 편성된 불법적인 주한미군경비지원금(방위비분담금) 예산 7,082억원을 전면 삭감해야 한다.
최근 한미당국은 2004년으로 주한미군경비지원 특별협정이 만료되어 새 협정을 맺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 협상에서 미국은 용산기지이전 시 미국이 부담키로 한 주한미군 전용 C4I 현대화 비용과 주택임대료 등을 주한미군 경비지원금을 대폭 늘려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용산기지 이전비용의 전액을 우리 정부에 전가시켜놓고도 모자라 합의까지 뒤집으며 ‘간’ 빼주니 ‘쓸개’까지 달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감축현실에 맞게 주한미군경비지원금을 줄이기는커녕 합의까지 뒤집으며 주한미군경비지원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강도적 요구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IMF 금융위기 때보다 못하여 개인과 기업의 파산이 속출하고 있고, 주한미군 지원비를 제외하고서도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천문학적인 이전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조건에서, 더욱이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방위에서 지역군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우리가 주한미군 경비를 지원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애초부터 주한미군 경비는 미국이 부담하도록 규정한 한미 SOFA 5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체결되어 왔다. 따라서 주한미군경비지원특별협정은 폐기되어야 하며 내년도 주한미군경비지원금 예산은 전면 삭감되어야 한다.

또한 용산 미군기지 이전 부지매입 비용으로 책정된 예산 1천억 원은 전액 삭감되어야 한다. 용산기지 이전은 본질적으로 미국의 신군사전략에 따른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의 일환으로 그 이전비용을 우리나라가 부담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최근 용산기지이전협정의 굴욕적, 위헌적 내용이 만천하에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굴욕적이고 위헌적인 용산기지이전협정의 비준을 거부하여야 하며, 이에 따라 이전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 1천억원도 전액 삭감하여야 한다.

내년도 전력투자비 7조 851억원(올해 대비 12.6% 증액) 중 신규사업 예산으로는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보강, 테이프형 폭약, 탄약운반장갑차 등 146억원과 주한미군 특정임무 이양에 따른 전력, 한국형 지뢰살포기 등 554억원이 편성되었다. 그러나 이 신규사업들은 하나 같이 북에 대한 과잉전력이므로 전액 삭감되어야 한다.
또한 계속사업으로 편성된 F-15K, 공중조기경보통제기, KDX-Ⅲ, 고속상륙정, 대형수송함, K1A1전차 등 3조 5,411억원도 하나 같이 대북 선제공격용 무기들로서 남북 간 군비경쟁과 군사적 대결, 긴장만을 촉발시키는 것들이다. 따라서 계속사업에 배정된 이들 예산 역시 전액 삭감되어야 마땅하다.

끝으로 우리는 17대 국회에게 ‘자주국방’이라는 미명 아래 수 조원의 피 같은 국민세금이 합법적으로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2005년도 국방예산을 엄정하게 심의해 줄 것을 촉구하며, 불필요한 예산의 과감한 삭감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자주, 평화, 복지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기를 간절히 바란다.

2004년 10월 26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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