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16][동아 041114] 주한미군 아파치 롱보우 부대를 가다 - 평택 팽성읍 K-6기지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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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아파치 롱보 부대를 가다 | ||
[동아일보 2004-11-13 00:20] | ||
[동아일보] 11일 낮 12시 경기 평택시의 험프리 미군기지 정문은 공사용 트럭과 한국 건설사 관계자들의 승용차가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내년부터 서울 용산기지가 험프리기지 내로 이전함에 따라 기지 구조를 새롭게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가을 주한미군은 부대 이전과 기지 구조 변경 등 수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2008년까지 병력 1만2500명이 감축됨에 따라 부대와 무기체계의 이동과 변환으로 어수선하다. 그 현장을 보기 위해 본보는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 아파치 헬기를 모두 최신형 ‘AH-64D’(이하 롱보)로 교체한 미 8군 6기병항공여단을 방문했다.
기지 출입문을 통과한 뒤 차로 1km 가까이 더 들어가자 6기병항공여단의 지휘부 건물이 나타났다. 지휘부 건물 앞에는 아파치는 물론 블랙호크 헬기의 실물 모형도 나란히 전시돼 있었지만, 실제 6기병항공여단은 30∼40대 규모의 2개 아파치 대대만 갖고 있다.
6기병항공여단은 지난해 6월 롱보를 처음 도입한 후 새로운 전술을 개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전장교인 애런 콜드웰 대위는 “최소 3년 이상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는 롱보 조종사들이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우리 부대원들도 높아진 전력에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휘부를 둘러본 뒤 롱보 헬기장으로 이동했다. 기지 곳곳에서 5층 높이의 군인 아파트를 건설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미 8군 관계자는 “열악한 주한미군 시설 때문에 우수한 미군 병사와 지휘관들이 한국 근무를 꺼리고 있다”며 “우수한 인력을 끌어오기 위해서도 좋은 아파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헬기장에 정렬된 검은 롱보 수십대는 무기를 장착하지 않았음에도 매우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오전에 내린 가랑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자 조종사 두 명이 헬기장에 나타나 이날의 훈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비팀의 기체 점검이 끝났음에도 20여분간 직접 손으로 기체를 만져가며 이상 여부를 확인했다.
조종사가 엔진을 가동하자 ‘웅∼’ 하는 굉음이 터져 나왔고, 프로펠러가 돌아가자 이내 ‘두두두두’ 하는 헬기 소리로 바뀌었다. 프로펠러 소리는 다른 헬기에 비해 크지 않았다. 야간 작전 등을 위해 제작사가 방음장치를 강화한 덕분이다.
롱보의 대당 가격은 500억∼600억원. 비싸기도 하지만 주한미군이 롱보를 애지중지하는 이유는 역시 뛰어난 성능 때문이다.
기존 아파치는 조종사가 레이더에 나타난 표적을 비디오카메라로 다시 확인한 뒤 공격 여부와 무기를 선택한다. 하지만 롱보는 전방 50km² 이내에 있는 표적을 최대 256개까지 동시에 추적한 뒤 해당 표적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전차 포 군용차량 등 표적의 성격까지 분석해준다.
1대에 최대 16기까지 장착할 수 있는 헬파이어 미사일은 8km 떨어진 16개의 서로 다른 표적을 27초 내에 파괴할 수 있다. 콜드웰 대위는 “롱보 1개 대대(24대)가 한 번에 384대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분 안에 북한군이 보유한 전차 3800여대의 10% 이상을 궤멸시킬 수 있는 셈.
미8군 공보실의 케너이 휘크너 대위는 “미군의 전쟁 억지력이 약해지는 것은 한국민뿐 아니라 미군에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