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4] [항의서한] 일방적 실시계획 승인 고시하는 윤광웅 국방장관께 드리는 항의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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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웅 국방부 장관 귀하!
귀하는 평택주민을 비롯한 국민의 줄기찬 반대여론을 묵살하고 평택미군기지확장을 강행하면서 급기야 6월 2일에는 주민 다수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용산 및 미2사단 재배치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을 승인 고시하였습니다.
귀하가 발표한 실시계획승인고시의 물건조서 목록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없는 물건을 있다고 하거나, 낡은 농기계를 최근 것으로 기재한다거나, 값싼 재질의 건축자재를 값비싼 것으로 바꾼다거나, 2인 공용으로 단독 소유가 아닌 농기계를 각각 단독 소유로 기재한다거나 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마도 물건조서 전체에 대한 정밀 점검을 한다면 엄청난 오류가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오류를 수탁기관 실무자들의 단순한 실수로 보아 넘길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귀하는 토지수용절차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주민들을 설득한 사람들에게 최고 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터무니없는 부당이득을 취하게 하였습니다. 이미 물건조사 과정에서부터 ‘물건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사람들에게 더 낳은 보상을 받게 해 준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런 소문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이는 물건조사에 대한 허위기재가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는 협의양도인에게만 대체농지 공급을 알선하고 상업용지 8평을 감정가격으로 특별공급할 뿐만 아니라, 협의양도한 순서대로 대체농지와 상업용지의 위치선택권을 주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토지수용 관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이 사례 또한 물건조서의 오류가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우리는 물건조서의 오류를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허위공문서 작성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 의도는 분명합니다. 반대투쟁을 잠재우고 토지수용을 조속히 마무리 지으려는 것입니다. 즉, 정부의 토지수용에 적극 협조하는 주민들에게 불법적인 이득을 안겨줌으로써 협의매수를 회유하고 반대하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장하여 반대투쟁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평택미군기지확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투쟁을 와해시키려는 불순한 의도에 따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장관을 포함한 국방부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우리는 법질서 준수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공직자의 신분을 망각하고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따른 미군기지 재배치사업 추진에 혈안이 되어 고의적으로 불법행위를 자행한 국방부장관과 관련자들을 허위공문서 작성과 동행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위해 힘쓰는 동시에 국방부의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행위를 널리 알려냄으로써 이에 대한 국민적 심판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우리는 나아가 다양하고도 강력한 투쟁을 통하여 정부가 불법·부당하게 강행하고 있는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반드시 저지해 내고야 말 것입니다.
2005. 6. 24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