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8][논평] '평화협정 후 주한미군 주둔'발언으로 미국 이익 대변하는 송민순외교부장관을 규탄한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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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체제 후 주한미군 주둔’ 발언으로
미국 이익 대변하는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을 규탄한다!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이 10월 26일 열린 외교안보연구원 주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비전과 과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평화체제가 수립된 후에도 주한 미군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면서 새로운 동북아 안보 환경에 맞는 역할을 지속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송 장관의 발언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서 미국의 패권적 요구와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민족의 요구와 이익에 따른 진정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힘을 쏟기보다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는 송 장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정전협정 제4조 60항에는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가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한다고 할 때, 외국군대의 철수는 당연히 평화협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주한미군은 정전협정을 위반하여 핵무기를 포함한 전쟁무기를 남한에 들여 온 장본인이며, (선제)공격적 작전계획과 전쟁연습으로 군사적 긴장을 일상화해 온 당사자다. 이처럼 주한미군은 대북 적대의 실체요 한반도 평화의 파괴자로서, 한반도 평화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존재다.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은 기지이전과 방위비분담금, 각종 범죄와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피해와 부담을 주는 존재로서, 우리 국민 다수도 주한미군 철수를 원하고 있다.
이처럼 주한미군은 법적·역사적·현실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국민의 안전에 대한 위협적 존재다. 또한, 한반도 평화협정이 맺어지면 주한미군은 남한에 주둔할 어떤 명분과 근거도 없게 된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더 많은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 철수를 원할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그 이행과정에서 모두 나가야 한다.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반도 평화가 실현되고 우리 국민이 대미종속과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송민순 장관이 평화협정 후 주한미군 주둔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패권적 요구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주한미군은 남한에 대한 지배와 평화협정 체결 후 북에 대한 개입을 통한 관리, 나아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포위를 담보하는 물리적 실체다. 따라서 주한미군을 평화협정 체결 뒤에도 주둔시키는 것은 미국의 사활적 이해가 걸린 문제다.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 미국 정부 관료들이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할 것이라고 기회있을 때마다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이와 같은 요구와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정전협정에 따른 1954년 제네바 정치회담과 1997년 4자회담이 결렬된 공통적 원인도 주한미군 문제였다. 그런데 미국이 50여 년간 회피해왔던 평화협정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는 지금, 우리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 주둔을 앞장서 주장하는 것은 천신만고 끝에 열린 평화체제 수립의 길을 또다시 가로막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망언이다.
송 장관은 한편, “앞으로 수립되게 될 한반도 평화체제는 이를 실제로 지켜나갈 남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미국과 중국은 53년 정전협정 체결 시 관여했던 지위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장관은 평화협정의 당사자 문제에서 남북 주도성을 강조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보증자’ 역할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평화협정 체결의 핵심 당사자인 미국에게 사실상 책임과 의무는 지우지 않고 감시와 감독의 권한만을 부여하는 매우 불합리한 방식일 뿐만 아니라 북이 이를 수용할 리 없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이런 방식 또한 미국의 책무를 면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 주둔을 주장하는 등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저버리고 미국의 요구를 충실히 대변하는 송민순 장관의 사대주의적이고 독단적인 발언을 엄중히 규탄하며 이와 같은 망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송 장관이 평화체제 논의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요구와 배치되게 계속 미국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민족적,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7. 10. 28.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