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20] [74차 평화군축집회] 국회예결위원들께 보내는 08년 국방예산 삭감 제안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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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차 평화군축집회]
국방예산의 삭감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평화군축 단체가 국회 예결위원들께 드리는 제안
위원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국방부는 2007년도에 비해 9%나 증액된 26조7,082억 원에 달하는 2008년도 국방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천문학적 액수의 국방예산은 한반도 평화협정 및 군축, 자주 통일에 역행하며,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이므로 마땅히 대폭 삭감되어야 합니다.
국방위원들은 논란이 됐던 군 장교증원관련 예산 일부만 삭감했을 뿐, 정부의 국방예산 요구안을 거의 그대로 통과시킴으로써 의원들 스스로가 행정부를 감시, 견제해야할 국회의 위상과 권능을 훼손시켰으며 국방예산의 삭감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에 우리는 예결위원회가 각 상임위, 특히 국방위의 불요불급한 예산을 대폭 삭감함으로써 자주, 평화, 통일에 복무하고 국민들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예산 편성을 바라는 국민들의 뜻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 대북 선제공격무기 도입 예산 삭감으로 군축의 첫 걸음을 내디뎌야합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2008년도 방위력 개선사업비로 2007년 대비 16.5%가 증액된 7조 7,844억원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세부내용을 보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SAM-X사업, KHP사업. F-15K도입에 각각 1,876억원, 2,156억원, 1,865억원, 3,536억원을 배정하는 등 국민들과 평화군축단체들로부터 줄곧 그 부당성이 지적되어온 사업에 상당액의 예산이 책정되었습니다.
또한 C4I사업에 4,480억원, 고고도무인정찰기(글로벌호크) 59억원, 이른바 ‘한국형MD’ 관련 조기경보레이더 58억원, 탄도유도탄 작전통제반 착수금 10억원, KDX-Ⅲ (광개토왕함) 3,664억원, 제주해군기지사업 324억원, 대구경다련장(MLRS)전투예비탄 1,320억원, K-9자주포 확보사업에 3,628억원, F15K 및 KF-16에서 운용하는 GPS유도폭탄(JDAM) 166억원 등과 같은 대북 공세적 첨단무기도입에도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위력 개선사업 대부분은 ‘자위적 방어’가 아닌, 북한 체제 붕괴라는 전쟁목표와 작전계획의 실행을 위한 대북 공세적, 첨단 고성능 무기체계들에 대한 소요입니다. 이는 한반도 평화협정의 체결과 함께 시작될 군축의 1차적 대상으로서 불요불급한 투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투성이의 각종 무기도입사업에 적게는 수백, 수천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배정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낭비이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민족이익과 국익을 위배하는 도전적 행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방부와 방사청, 국회는 국방예산을 늘리는데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방어위주의 전략과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미국산 최첨단 공격 무기 도입 중단과 국방예산 삭감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 병력유지비의 대폭 삭감으로 군 구조개혁과 병력 감축을 강제해야합니다.
국방부는 2008년도 경상운영비로 2007년 대비 6.2%가 증가한 18조 9,238억원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경상운영비 구성은 병력운영비가 11조 6,813억원으로 61.7%, 전력유지비가 7조 2425억원으로 38.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대한 경상운영비, 특히 병력운영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국방비 증액을 외치는 국방부와 국방위원들조차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병력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를 작년대비 5.8%가 증가된 10조 2184억원으로 늘린 것은 국방부가 여전히 군 개혁과 구조조정에 전혀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병력운영비의 삭감을 위해서는 우선 정원을 초과한 장성과 장교들부터 줄여야 하며, 다음으로 지나치게 부풀려진 정원 자체를 대폭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2012년까지 육군 540여명, 해군 570여명, 공군 300여명 등 총 1,420명의 장교증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2012년까지 1,420명의 장교가 증원될 경우 이를 위한 인건비만 매년 2,000여억 원이 소요됩니다. 군 장교증원 계획은 국방개혁 2020에도 배치됨은 물론, 그렇지 않아도 군 상부가 비대한 계급구조의 기형화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므로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됩니다.
다음으로 현행 병력 규모를 그대로 두거나 50만 병력 유지를 목표로 한 국방개혁 2020으로는 병력유지비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수 없습니다.
전쟁을 억제하고 국가를 방어할 수준의 군사력 건설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병력을 30만 정도로 줄이더라도 휴전선을 방어하는데 충분합니다. 또한 통일 이후 적정군사력 규모로 24~28만 명 수준이 적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과감한 병력 구조 개혁만이 병력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군의 정상적 발전을 꾀할 수 있으며 통일을 대비해나가는 근본 해결책입니다.
이에 국회가 병력유지비를 대폭 삭감하는 것은 군 구조개혁과 병력 감축을 강제, 선도해나가는 최소한의 조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동맹 관련 비용은 전면적으로 삭감해야합니다.
2008년도 국방예산에서 전면적으로 삭감해야할 분야가 한미동맹관련 분야입니다. 국방부는 방위비분담금, 한국군의 해외 파병(이라크, 레바논), WRSA관련 영동 비군사화시설, 한미연합훈련, 무건리훈련장, 용산 및 2사단미군기지이전 등에 각각 7,415억원, 643억원, 47억원, 47억원, 960억원, 3,628억원 등을 책정해 놓고 있습니다.
한미동맹 관련 비용 대부분 관련 협정을 위배한 불법적인 것이고 우리가 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 굴욕적인 것이며, 미군역할 변경(아태침략군화)에 따라 더 이상 우리가 부담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비용입니다.
대표적으로 방위비분담금은 미군 유지에 필요한 경비는 모두 미국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한미SOFA 5조를 위배하여 지급되는 불법적인 자금입니다. 주한미군의 성격이 대북 방어에서 아시아·태평양 침략군으로 바뀌고 있고, 그나마 감축되고 있는데도 방위비분담금이 지속적으로 증액되고 있는 것은 굴욕적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미국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개정협정을 위반하여 방위비분담금을 통해 미군기지이전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따라서 방위비분담협정 자체가 폐기되어야 하고, 당연히 2008년 예산은 전액 삭감해야 합니다.
또한 수조원에 달하는 한미동맹관련 비용은 국방예산의 과도한 증액요인으로 되고 있으며 정부 예산 편성에도 막중한 부담으로 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반도에 구축된 전쟁체계의 한쪽 당사자인 주한미군은 철수하고 한미동맹은 폐기되어야 마땅합니다.
따라서 평화협정 체결 및 군축에 역행하며 국민 부담만 가중시킬 뿐인 한미동맹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돼야 합니다.
□ 불요불급한 국방예산을 삭감하여 민중 복지와 남북 협력기금관련 예산에 돌려써야합니다.
불요불급한 국방예산을 삭감하여 국민들이 교육 문화 및 복지 증진을 위한 예산으로 돌려쓰는 것은 비정규직이 수백만에 달하며, 사회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절대 다수의 국민대중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지금의 상황에서 더욱 절박한 국민적 요구입니다. 또한 국방예산을 삭감하고 복지예산으로 돌려쓰는 것은 소외된 계층에 대한 복지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입니다.
아울러 국방예산을 삭감하여 남북 협력기금으로 돌려쓰는 것은 10.4 남북정상선언에 따른 남북 경제협력 예산을 확보하고 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정세는 군비증강이 오히려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평화가 곧 안보다’라는 사실을 결과적으로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민중 복지를 실현하고 통일로 향해가기 위해서도 과중한 국방비를 줄이고 군축을 실현하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북미, 남북 관계의 발전에 한참 뒤쳐진 국방관료들의 최근 행태는 평화와 안보의 관계에 대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이뤄야 군축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대전환의 출발로서, 국방예산 대폭 삭감의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예결위원들께 호소합니다. (끝)
2007년 11월 20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