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8] [84차 군축집회] 2009년도 국방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평화군축단체가 국회 국방위원들께 드리는 서한
평통사
view : 1380
2009년 국방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평화군축 단체가 국회 국방위원들께 드리는 서한
국회는 국방비 삭감으로 한반도 평화 살리고 경제 위기 해결에 나서라!
정부는 2009년도 국방예산안을 올해보다 무려 7.5% 증가한 28조 6,379억원으로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또 원 달러 환율이 정부전망치(1달러 1,000원)를 넘어서면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미국산 무기 도입예산을 추가로 배정할 경우 2009년도 국방예산안은 2009년도 정부예산안 증가율 7.2%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참여정부 이래 지속된 군비확장은 6자 회담 진전 및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며, 물가 폭등에 미국 발 금융위기 때문에 가중된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어려움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잘못 편성된 2009년도 국방예산안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방위원들 조차 정부에 대한 견제라는 국회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정부의 국방비 증액을 앞장서서 비호하고 있습니다.
이에 평통사는 국방비 삭감으로 평화를 살리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의 뜻을 대변하여 2009년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1. 경제가 비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만큼 국방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2009년도 국방예산안은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낙관적 전망에 따라 짜여진 것입니다. 정부는 내년도 실질경제성장률을 4.8%~5.2%로 전망하고 있는데 비해 국회예산정책처는 3.7%, 민간연구소들은 3%내외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 세수가 줄어 재정적자와 국가 채무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정된 국가 재원을 고려할 때 불요불급 사업에 배정된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고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사업 재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재편성하는 것은 정부 재정의 압박요인을 줄이고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원 달러 환율이 정부 전망치를 훨씬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방예산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환율이 1,300원일 경우, 달러로 결재해야 할 국방예산(약 3억 달러로 추정)에 대한 추가비용이 9,000억원에 달해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국회가 2009년 국방예산안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 및 대폭 삭감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2.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미군기지이전비용을 대폭 삭감해야 합니다.
국방부가 10월 8일 국정감사 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한미군기지이전비용은 지난해 예상액인 9조 8,000억원보다 무려 3조 5,000억원이 늘어난 13조 3,000억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중 한국측 부담은 5조 8,000억원, 미국측은 7조 5,000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미국측 부담 중 50%를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측 부담은 9조 5,500억원으로 늘어나며 여기에 평택특별지원비, 반환기지환경오염 치유비등 간접비용 2조 3,573억원을 합하면 우리측 부담액은 모두 11조 9,073억원에 이릅니다. 2009년도 국방예산 28조 6,379의 약 42%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러한 천문학적 규모의 미군기지이전비용은 국방비 급증의 요인으로 되고 있습니다. 또 국가재정에도 큰 압박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기존 계획으로 기지이전비용 재원을 충당할 길이 어렵게 되자 이상희 장관은 9월 24일 예결위에서 다른 부처 재산(미 극동공병부지)을 국방부로 가져오고, 유엔사 부지 등에 대한 용도변경 및 용산 기지 일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여 매각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다른 부처나 지자체의 계획을 변경시켜야 할 만큼 기지이전비용이 국가재정에 커다란 부담으로 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따라서 미군 기지이전비용 2,679억원을 대폭 삭감하는 것은 국방예산의 압박을 덜고 경제위기에 따른 국가 재정의 적자폭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3. 2009년도 방위비 분담금을 전액 삭감하고, 주한미군이 불법 축적한 1조1,000억원
을 국고로 환수해 주십시오.
방위비분담금 역시 국방예산 증가율을 훨씬 앞질러 상승함으로써 지속적인 국방비 상승의 압박하는 요인으로 되고 있습니다. 1991년부터 2008년 현재까지 국방예산(7조4,524억원에서 26조 6,490억원으로)의 증가율은 257%인데 비해 방위비 분담금(835억원에서 7,415억원으로)지원 증가율은 무려 788%에 달합니다. 또 2009년 분담금 7,600억원은 09년도 국방예산 28조 6,379억원의 2.65%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에 방위비 분담금의 전액 삭감으로 국방비 지속적 상승요인을 제거하는데 앞장서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나아가 2009년도부터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을 위한 협상은 ‘국가 부도’를 우려할 만큼의 경제 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만큼 한미당국은 <2009년 방위비 분담 유보>결정으로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과 국방예산의 압박을 덜어주어야 마땅합니다. 따라서 국방부가 2009년도 방위비 분담금으로 편성한 7,600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것은 <2009년 방위비 분담 유보>결정을 이끌어내는 길이자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국가 재정과 우리 국민의 가중된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결산을 국회에 허위로 보고하고, 주한미군이 군사건설비를 미2사단이전비용으로 쓰기 위해 따로 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런 사실을 감추고 방위비 분담금 예산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는 등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헌법 54조 1항)을 유린해왔으며, 방위비분담금을 미2사단이전비용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라는 국회 결의(2007년 3월)조차 무시하고 2007년도에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불법 축적을 지속적으로 용인하고 있습니다.
이에 미군이 불법 축적한 1조 1,193억원에 대한 국고환수를 추진함으로써 국민혈세의 낭비를 방지하고 국회의 권능을 회복하는데 앞장설 것을 촉구합니다.
4. 대북 공격용 무기 도입 예산 삭감으로 군축 실현의 첫 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국방부는 2009년 방위력 개선사업비로 2008년 예산 대비 11.9%나 증액된 8조 5,954억원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세부내역을 보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2,858억원, 차기유도무기사업(SAM-X) 4,298억원, 이지스 구축함(KDX-Ⅲ) 3,192억원, K1A1 전차 2,897억원, K-9자주포 3,935억원, MLRS 1,236억원, 합동원거리공격탄(JASSM급)155억원 등과 불요불급한 대북 공격용 무기 도입에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무기체계들은 대북 체제붕괴를 노린 전쟁목표와 선제공격적 작전계획, 한반도 역외 작전을 염두에 둔 국방부의 소요제기에 따른 것으로 대부분 불요불급한 최첨단의 공격용 무기들입니다. 공대공, 공대함은 물론 공대지 능력까지 갖춘 F-15K를 도입한 것은 대북 종심작전과 공세적 대화력전, 적 방공망제압(SEAD작전)에서 핵심 전력으로 역할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대북 종심작전과 선제공격 능력을 넘어서서 주변국 영토에 이르는 전투반경(900Km 이상)을 갖춘 F-15K를 운용하는 것은 곧 동북아에서 군사패권을 노리는 미국의 군사적 이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입니다. KDX-Ⅲ도 마찬가지입니다. KDX-Ⅲ가 함대지 작전능력을 갖춘 것은 대북 종심작전을 위한 것입니다. 또 KDX-Ⅲ를 주축으로 한 기동함대가 수행하게 될 해외원정작전은 미국의 침략전쟁과 군사전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대북 선제공격용 무기도입을 위한 군비확장은 6자회담의 진전과 한반도 비핵화에 장애로 될 것임이 명확하며 미일/한미동맹의 확장에 따라 주변국을 겨냥한 한국의 지속적 군비 상승은 한반도 평화체제 및 군축, 동북아 평화에 전면 역행하는 것입니다.
이에 공격용 무기 도입 예산을 대폭 삭감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군축실현의 첫 걸음을 내 딛는데 앞장서 주실 것을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7천만 겨레의 염원을 담아 진심으로 호소 드립니다.
5. 국방비 삭감으로 대미 국부 유출을 막아야 합니다.
국방부가 도입하려는 첨단공격무기들은 대부분 미국산으로, 엄청난 규모의 국방비가 미 군수업체로 유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보잉사는 2002년 5조 4,000억원 규모의 1차 FX 사업(F-15K 도입), 2006년 1조 5,000억 원 규모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와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장거리공대지유도탄(SLAM-ER) 등 수천억 원대의 정밀유도무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2008년에는 2조 3,000억 규모의 2차 FX사업 까지 따냈습니다. 2002년부터 6년간 보잉사가 한국과 체결한 무기 판매액 만해도 10조원에 이릅니다. 이는 2009년도 국방예산안의 약 35%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또 F-15K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탑재무장, 수리 부속품과 정비 등을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획득비용 이외에도 추가적인 대규모 대미 국부 유출이 예상됩니다. 국방부가 국산화율이 73%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KDX-Ⅲ도 사업비(7,783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3,999억원이 미국으로 지출됐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2007년 회계연도 결산분석 Ⅳ)에 비추어 때 미국으로 유출되는 국방비는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따라서 F-15K, 공중조기경보통제기, MLRS 등 고가의 미국산 무기도입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해외 직구매 위주의 획득정책을 전환시키고 국부의 지속적 해외 유출을 방지하는 길입니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는 우리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이 낮은 원인으로 ① 조기 전력화 정책 ② 최첨단 무기를 선호하는 군의 소요제기 ③ 첨단무기 해외 직도입 선호 경향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최첨단의 대북 선제공격용 무기를 조기에 갖추려는 국방부의 소요제기가 미국산 무기 직구매 및 이에 따른 대미 국부유출을 증가시키고, 국내 기술개발을 저해하며 이는 다시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국내경제발전에 대한 방위산업의 기여도를 낮추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산 무기도입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국내기술 개발과 자주적 군사력 건설을 촉진하여 경제위기 극복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6. 병력운영비의 대폭삭감으로 군 개혁을 강제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2009년도 경상운영비로 2008년 대비 5.7%가 증가한 20조 425억원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중 병력운영비가 10조 1,436억원, 전력유지비는 9조 8,989억원입니다. 이처럼 비대한 경상운영비 그중에서도 특히 병력운영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국방부 내외에서 군비증강을 주장하는 이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병력운영비를 줄이자면 병력운영비의 85%를 웃도는 인건비부터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정원을 초과한 장성과 장교부터 줄여야 합니다. 또 지나치게 부풀려진 정원 자체를 대폭 줄여 병사 수에 비해 장성과 장교가 지나치게 많은 군의 계급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50만으로 감군하기로 국방개혁 2020마저 무력화시키려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방위원회 의원들께서 적절하게 지적한 것처럼, 매년 10조원 내외의 국방비를 쓰는 육군 전력이 현대화하지 못한 원인 중에 하나가 과도한 인건비 등 운영 유지 부담 때문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병력유지비를 대폭 삭감하는 것은 군 구조 개혁 특히, 비대한 육군의 구조 개혁과 병력 감축을 강제해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나아가 현행 병력규모를 그대로 두거나 50만 병력 유지를 목표로 한 국방개혁 2020으로는 병력유지비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수 없으므로 군 병력을 20~30만 수준으로 대폭 감축해야 합니다. 또 전쟁을 억제하고 국가를 방어할 수준이 군사력 건설의 측면에서 볼 때 병력을 30만 정도로 줄이더라도 휴전선을 방어하는데 충분하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과감한 군 구조 개혁만이 병력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우리 군의 정상적 발전을 꾀할 수 있고 평화체제 구축 및 군축협상에 대비해갈 수 있는 근본 해결책입니다.
이에 국회가 병력운영비를 대폭 삭감하여 군 구조 개혁과 병력 감축을 강제해 나갈 수 있도록 힘써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7.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산을 전액 삭감해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국방부는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산으로 2008년도에 960억원을, 2009년도에 753억원(요구안)을 편성하였습니다.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산을 삭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주 대상 오현리 1, 2리 주민 중 70%가 국방부의 강제수용을 위한 감정평가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훈련장 확장을 원하는 군의 요구가 어느 정도 충족(960만평 중 840만평 확보)되었다는 점에서 관련 예산을 삭감해야합니다. 또 무건리 훈련장 확장 관련 예산 대부분은 오현리 지역의 부지매입 예산으로 부지매입을 중단하고 오현리 주민들과 훈련장이 병존한다면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산으로 편성된 2009년도 예산안 753억원과 2008년도 이월예산 960억원, 합하여 1713억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경제 위기인 이때, 주민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부지매입을 중단하고 이 예산을 경제 살리는 예산으로 돌려써야 합니다. 군인과 그 가족들이 확장예정부지 안에 있는 군인아파트에 계속 거주할 예정이라는 사실은 훈련장과 주민이 병존할 수 있다는 주민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해줍니다. 나아가 군인과 그 가족들은 오현리에 살게 하면서도, 정작 조상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은 내쫓는 것은 명백히 주객이 전도된 것입니다.
이에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산 732억원을 전액 삭감하여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도록 힘써 주십시오.
상위 2%만 부담하는 종부세와 상속증여세 등 부자들의 세금은 대대적으로 깎아주면서 재원 부족을 이유로 장애인 활동보조 예산을 삭감하는 정부의 복지정책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허리띠를 졸라 맬 것을 요구하면서 2,900억이 소요되는 대통령 전용기 도입을 추진하는 정부여당의 행태는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입니다. 물가폭등에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난으로 국민대다수의 생존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국방비 삭감은 국민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예산 확보방안이기도 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진전과 작전통제권 환수는 군비확장이 아니라 군비축소의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이에 우리는 위에서 열거한 항목 외에도 한미연합연습 비용 분담 52억원, 과학화 훈련 관련 한미연합사 운영비 54억원, 아프간 파병 7억원, 제주해군기지 432억원, 미국산 공격무기 도입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평화를 살리고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한편 서민복지의 실현에 힘써 주실 것을 간곡히 촉구합니다.
2008년 10월 28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렬,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