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10/07/29] <집속탄(확산탄)금지협약 발효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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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속탄(확산탄)금지협약 발효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한국 정부는 집속탄(확산탄)금지협약에 즉각 참여하라!

 

 

1. 대표적인 비인도적 무기로 수많은 비판을 받아 온 집속탄에 대한 국제적 금지협약이 오는 2010년 8월 1일 정식으로 발효된다. 주지하다시피 집속탄은 모탄이 수백 수천 개의 소폭탄을 묶어둔 채 공중에서 폭발하여 축구장 수십 배에 해당하는 지역에 소폭탄들이 투하되는 무기이다. 특히 집속탄은 공중에서 투하된 소폭탄의 일부가 불발탄이 되어 전쟁 후 마치 지뢰처럼 민간인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에 대표적인 반인도적인 무기로 분류된다. 통계에 따르면 집속탄으로 인한 사망자의 95%가 민간인이라 한다.

 

 

2. 이번에 발효되는 집속탄금지협약(Convention on Cluster Munitions, CCM)은 집속탄의 사용, 생산, 비축 및 이전을 금지하고 잔여분의 제거 및 비축분의 파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협약에 따르면, 각국은 8년 안에 기존의 비축분을 폐기해야 하며, 10년 이내에 오염지역을 정화해야 한다. 또한 각국은 집속탄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의 책임을 가진다. 비록 이 협약 자체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현재의 협약을 만들어낸 것은 집속탄 금지 캠페인을 활발히 펼쳐온 CMC(집속탄반대연합)를 비롯하여 이에 연대해온 전 세계 시민사회의 값진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3.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집속탄으로 인해 수족과 목숨을 잃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민간인이라는 점에서 집속탄의 문제점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미 정부는 자폭장치나 낮은 불발률을 가진 집속탄을 생산할 수 있다며 집속탄 금지협약 가입을 회피하지만, 민간인 피해자들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은 이 같은 비인도적인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집속탄 사용의 금지는 일부 국가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없는, 세계의 보편적 평화와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세계 사회의 작은 약속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집속탄의 주요 생산/비축/수출입 국가들인 미국,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 인도 등의 주요 군사 강대국들이 집속탄금지협약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세계 최고의 집속탄 사용 국가이며 동시에 집속탄 생산과 수출에 있어서도 단연 세계 최대 규모이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에서 영국군과 함께 약 13,000개의 집속탄을 사용한바 있다. 이스라엘 역시 지난 2006년 레바논에서 400만 개에 이르는 소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2008년 러시아도 집속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들 나라들이 집속탄금지협약을 거부한다면, 이 협약의 효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들 국가들이 집속탄금지협약을 조속히 받아들이길 촉구한다.

 

 

4. 우리는 무엇보다 한국정부가 이번 협약에 참여하고, 평화와 인권을 위한 행동에 나서기를 바란다. 이번 협약은 지난 2008년 5월 초안이 채택된 이래 현재 프랑스, 독일, 일본 등 37개국이 비준서 기탁을 마쳤으며 107국이 이에 서명했다. 하지만 군축의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긋게 될 이번 협약에 대해 한국정부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더구나 한국은 군비증강이 가열되고 있는 동아시아의 분단국이면서 또한 집속탄의 주요 생산/수출국이기에,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무척 위험한 것이며 국제 인권과 인도주의에 역행하는 태도라고 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하루빨리 집속탄금지협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5. 북한과 대치 상황이라는 이유로 집속탄금지협약 가입이 불가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매우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은 세계 2위의 집속탄 생산국이며, 주요 수출국인데도 집속탄금지협약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집속탄 사용에 대해 옹호적인 입장임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대인지뢰에서 집속탄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특수성을 이야기하며 인권과 평화의 보편적 규범을 가진 국제적 협약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이는 그간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에 대해 강조해온 정부의 태도와 맞지 않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해온 많은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정부는 집속탄이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 등 남북대치상태 등으로 확산탄을 폐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이 과장됐다는 것은 광범위하게 공인된 사실이며, 국방부가 JDAM 등 북의 장사정포 대응전력을 다방면으로, 대폭적으로 강화해왔다는 점을 종합하면 국제법에 위배되는 집속탄 보유를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미국의 동맹국이면서 그동안 집속탄을 개발, 생산해 온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의 나라들도 과감히 집속탄금지협약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들 나라들처럼 소신 있는 결단이야말로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길일 것이다. 이에 우리는 집속탄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며 집속탄금지협약 가입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

- 한국 정부는 집속탄금지협약에 즉각 가입하라!

- 한국 정부는 집속탄을 포함한 비인도적 무기에 대한 생산을 통제하라!

- 비축된 집속탄에 대한 단계적 폐기를 계획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즉각 실시하라!

 

 

 

2010년 7월 29일

집속탄금지협약 발효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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