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2] 제1회 세계군축행동의 날에 즈음한 139차 자주통일평화행동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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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세계군축행동의 날에 즈음한
139차 미대사관 앞 자주통일평화행동 요구서한>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오늘(4월 12일)은 전세계 40여개 나라의 평화군축단체들이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군비축소를 요구하는 제1회 ‘세계군축행동의 날’이다.
2009년 전세계 군사비는 1.5조 달러(1800조 원)에 이르러 2000년 이후 약 5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중 2%인 36조 원만 절감하면 전세계의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 군비경쟁의 가장 큰 책임은 미국에 있다. 세계 군사비의 46.5%를 미국이 지출하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수출국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2011년 국방예산은 31조4031억 원으로 OECD나라 중 GDP 대비 국방치안 관련 지출이 3위에 해당한다. 한국은 지난 5년간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무기를 수입하고 있는데, 그 중 71%가 미국산이다. 한국은 미국 무기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나라다.
우리는 잇따라 추진되는 불필요한 무기도입사업과 불평등하고 불법적인 미군기지이전사업을 중단하여 군비를 축소할 것을 한미당국에 촉구하고자 한다.
1.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위협하는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 중단하라!
최근 들어 미국으로부터 들여올 것이 확실시되는 공격형 무기도입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먼저 차세대 전투기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지난 1월 14일 청와대를 예방하여 “한국도(미국제) 스텔스 전투기가 꼭 필요하다. 록히드마틴이 초도 생산하고 있는 F-35 스텔스 전투기 35대를 한국에 우선적으로 제공하겠다”며 도입을 권고(?)한데서부터 본격화되었다. 이에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국방부가 “F-X 3차 사업으로 스텔스기 전투기 전력화계획을 2015년 이전까지 앞당길 계획”을 밝혔다. 이는 2020년까지 총 60대의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한 합참의 중기군사전력목표기획서(JSOP)를 무시한 것이다. 그런데 F-35는 미 공군에서도 인수를 거부할 정도로 조기 전력화가 불가능한 ‘깡통비행기’라서 한국 공군참모총장도 예산 낭비와 조종사의 안전 등 각종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지난 4일, FX-3차 사업을 20대, 40대로 분할하여 우선 20대는 F-15로 대체한다는 내용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스텔스기가 아닌 F-15를 도입하는 것은 북에 대한 적극적 억제전력 구축의 핵심으로 스텔스전투기 도입을 내세웠던 군당국의 논리에 반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당초의 도입 목적과 시기를 무시하면서 파행적으로 FX-3차 사업을 서두르는 이유는 계약권 행사를 차기 정권에 넘기지 않겠다는 청와대의 의도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스텔스 전투기는 이명박 정부의 선제공격 전략(능동적 억제) 구현을 위한 대표적 무기다. 스텔스 전투기는 상대방의 레이더 탐지를 피해 적진 깊숙이 들어가 상대의 핵심 지휘부와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F-15를 도입하는 것도 공군전력은 이미 북의 전력을 넘어서 있고 작전반경이 1000km를 넘는 공격전력이라는 점에서 과잉전력이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차세대 전투기사업을 반대한다. 우리는 스텔스 전투기뿐만 아니라 F-15 도입사업도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2.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 높이는 글로벌 호크도입 중단하라!
국방부는 “북한종심지역에 대한 정찰감시와 전략 표적 획득, 한반도 주변의 전략적 전장감시능력 기반 확보”를 위해 고고도무인정찰기(HUAV)를 도입해야한다면서 2011년 예산으로 453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북한은 정찰기가 1대도 없는 반면, 남한은 한반도 전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방부가 장거리 전략영상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글로벌호크 도입에 나선 것은 대북 전략표적을 선제․정밀 타격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이다. 또 글로벌 호크는 작전반경이 5500km에 이르는 기종으로서 한반도 전구를 훨씬 뛰어넘어 주변국까지를 작전대상으로 할 수 있어 한국군과 미군의 역외 공동작전을 바라는 미군의 요구가 반영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글로벌호크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우려를 낳고 동북아시아에서 군비경쟁에 불을 붙이는 사업이다.
한편, 청와대가 작전반경과 체공 시간, 도입가격과 운영유지비 등에서 유리한 ‘글로벌 옵서버’를 도입하려는 합참의 입장을 묵살하면서 ‘글로벌 호크’ 도입에 앞장서는 데는 제조사인 노스롭 그루먼의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에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도입과정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글로벌 호크 도입사업을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엄중히 요구한다.
3. 불필요한 과잉전력인 미국산 아파치 헬기도입 중단하라!
이명박 정부는 약 2조~3조원 규모로 신형 아파치 헬기(AH-64 D/블록3) 36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형공격용 헬기 도입은 10년이 넘은 육군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헬기전력이 북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절대적 우위(680여대 : 300여대)일 뿐만 아니라,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 지형이나 북의 강력한 방공망에 비추어 볼 때 운용이 부적합하고, 기갑전력이 대북 우위인데도 이를 타격할 공격용 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허구적이며, 운영유지비가 도입비의 3~5배가 든다는 등의 이유로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서해 5도의 취약한 대북 방어력을 보강한다는 명분으로 공론화 과정조차 거치지 않은 채 아파치 헬기를 다시 도입하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연합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감시정찰능력이나 서해 5도의 현재 전력과 F-15 등의 우세한 항공전력을 고려할 때 얼마든지 북의 기습상륙 전력을 격퇴할 수 있다. 또 북의 입장에서 볼 때 서해 5도를 기습 점령한다는 것은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인데다가 가공할 한미연합전력에 비추어 점령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실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실이 더 큰 군사행동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처럼 비현실적인 명분을 내세우는 것은 천안함 및 연평도 사건으로 인한 보수적 국민의 대북 경계심에 의지하여 타당성 없는 아파치 헬기 도입사업을 강행하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나 고고도 무인정찰기사업, 아파치헬기도입사업이 잇따라 신속히 추진되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이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기 도입 강요와 이명박 정부의 임기 내 계약 완료 요구가 결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야합에 따른 공격적인 무기도입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민생 파탄으로 도탄에 빠져있는 우리 국민에게 심각한 부담을 안기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국 무기 구매를 강요하는 미국의 패권적 행태와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이고 불순한 무기도입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우리 나라와 민족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쓸데없는 무기도입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강력히 요구한다.
4. 16조원에 이르는 불법적인 미군기지이전비용 부담 강요 중단하라!
미군기지이전비용 중 한국측 부담이 2004년 용산미군기지이전협정(YRP)과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개정협정 체결 당시 정부가 제시한 5조5천억원에서 3조4천억원 가량 늘어난 8조9천억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미측이 부담하기로 한 미2사단이전비용의 대부분도 한측이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 약 4조6천억원(2002~2008년 적립분 1조1,193억원, 2009~2013년 1조5천억원<추정>, 2014~2018 년 2조원<예상>)과 한국 정부가 보증한 1조7천억원의 미군 임대 가족주택 등 한측이 대부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약 16조원으로 추산되는 기지이전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한측이 부담하게 된다.
한측이 미군기지이전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것은 미2사단(23개 기지) 이전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기로 명시되어 있는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협정 1조 2항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이는 이전을 요구한 측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원칙에 따라 용산미군기지 이전비용은 한측이, 미2사단 이전비용은 미측이 부담하여 결국 미군기지 이전비용은 한미양국이 절반씩 부담한다고 밝힌 한국 정부의 입장에도 배치된다.
미측 부담분을 한측이 방위비분담금 등으로 대신 부담하는 것 외에도 미군기지이전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근본 원인은 한미 간 협정 자체가 독일이나 일본 등에 비해 현저히 불평등하게 체결된 데다가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정부가 이를 굴욕적으로 수용한 데 있다.
특히, C4I(지휘통제통신컴퓨터체계) 이전비용의 경우, 2008년 8월 PMC(사업종합관리업체) 권고안에 따르더라도 총 1조원에 달하며 이 중 한국이 부담할 액수만 해도 무려 5000억 원을 넘는다. 이는 2004년 국회 비준동의시 정부가 보고했던 480억원의 10배가 넘는 액수다. C4I 비용이 이처럼 폭등한 원인은 주한미군 C4I 체계의 성능향상과 현대화 비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C4I 현대화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용산기지협정 5조 3항 위반이다.
미국기준으로 건물을 짓다보니 국내 시설 기준보다 주택은 1.5배, 학교는 2배 이상 들어가는 것도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것이다.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비용도 미국이 한국에 일방적으로 떠넘겨 버렸다.
이처럼 미군기지이전 협상과 협정 체결, 사업추진의 모든 과정에서 미국의 일방적 요구가 관철되고 있다. 미군기지이전사업은 한마디로 미국에 백지수표를 떼어준 것이며 이로 인해 한국민은 봉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군기지 이전비용에 들어갈 16조원이면 무상 급식·의료·보육과 대학생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는 엄청난 예산이다. 이런 천문학적인 금액을 주한미군이 북과 해외를 침략하는 기지를 건설하는 데 쏟아 붓는 것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우리는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미군기지이전사업을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엄중히 촉구한다.
2011. 4. 12.
139차 자주통일평화행동 참가자 일동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무건리훈련장확장저지를위한주민대책위원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대표자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예수살기, 전국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재향군인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유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