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11/04/29] 불요불급한 대형 공격 헬기 도입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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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차 평화군축집회]

불요불급한 대형 공격 헬기 도입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방위사업청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육군의 노후화된 공격헬기(500MD, AH-1S)를 대체하기 위해 대형 공격 헬기(AH-X)확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입 명분과 필요성이 의심스럽고 군사적 효용성과 경제적 타당성이 결여된 대형 공격 헬기 사업은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첫째, 국방부는 노후화된 500MD를 대체를 대형 공격 헬기 도입 목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500MD는 지상군과 협동으로 대전차 근접전투에 운용되는 전력인 반면 대형 공격 헬기는 지상군과 별도의 종심작전을 염두에 둔 전력으로 500MD의 대체전력이 될 수 없다. 이처럼 500MD와 대형 공격헬기는 그 용도와 임무가 다르다는 측면에서 대형 공격헬기 소요논리는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또 국방부 주장은 2022년까지 도태되는 500MD를 제외하고도 남한의 공격용 헬기 보유대수는 코브라 헬기(AH-1F, AH-IJ) 60대로 북한의 24대(Mi-24)에 비해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없다. 또한 국방부 주장은 노후 공격 헬기를 대체하기 위한 한국형 공격헬기 사업(약 210대)이 이미 착수됐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이 없다.

둘째, 서해 5도 방어를 목적으로 대형 공격 헬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국방부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서해 5도의 현존 전력과 F-15K 등 우세한 남의 항공 전력을 고려할 때 남한군은 북의 서해 5도 기습작전을 방어하고도 남는다. 북의 입장에서 볼 때 서해 5도 점령은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인데다가 가공할 만한 한미연합전력에 비추어 점령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실익은 없고 오히려 손실이 더 큰 군사행동이다. 이런 점에서 북의 서해 5도 기습점령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봐야한다. 또 북의 공기부양정을 막기 위해 대형 공격헬기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대형 공격 헬기가 전투기 가격과 맞먹는다는 점에서 장기판에 비유하면 ‘졸’과 ‘차’를 맞바꾸는 결정이자 빈대 잡으려고 화염방사기를 사는 결정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대북 종심작전을 염두에 둔 대형 공격헬기 도입 주장도 타당성이 없다. 공격용 헬기는 상대방의 지대공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에서는, 특히 북의 지대공 요격 능력을 고려할 때 생존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또 대형 공격 헬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파치 롱보도 이라크전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포병과 전투기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종심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아파치를 북한의 종심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포병과 공군의 항공지원 및 이를 지휘할 C4I체계 및 공군의 공역통제, 종심 지역 상황을 확인 할 수 있는 조인트 스타즈와 같은 광역 전장 감시 체계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조인트 스타즈와 같은 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종심작전에 필수적인 C4I를 미군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태이므로 미군의 지원 없이는 대북 종심작전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그런데 최첨단 전장감시체계와 지휘통제체계를 갖추고 있는 주한미군도 한미연합훈련에서 아파치 롱보를 종심작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생존성 등의 문제로 포기했다는 사실은 종심작전용으로 대형 공격헬기를 도입하려는 주장의 허구성을 입증해준다.

넷째, High-Low Mix 개념에 의한 대형 공격 헬기사업은 추진방식에서도 정당성이 없다. 대형 공격헬기 소요 제기는 High-Low Mix 개념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High-Low Mix 개념은 아파치 롱보 구매를 위해 억지로 도입된 것으로 한국형 공격헬기는 아파치 롱보 도입을 전제로 작전요구성능(ROC)이 하향 조정되어 소형으로 개발된다. 즉 국방부는 대형 공격 헬기를 도입하기 위해 한국형 공격 헬기 소요를 중/대형급에서 소형급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 결정대로라면 한국군은 한국형 기동헬기 양산, 소형 공격헬기 연구 개발, 대형 공격헬기 해외구매라는 세 가지 사업을 추진해야한다. 육군 방위력 개선비 3조원의 30%를 매년 헬기전력에 쏟아 부어야 하는 규모다. 이처럼 High-Low Mix 방식은 헬기전력에 대한 과도한 중복투자 문제를 야기하는 등 숱한 비판을 받고 있다.

다섯째, 대형 공격 헬기 사업은 한반도 평화에 전면 역행한다는 점에서도 즉각 중단되어야한다. 대형 공격헬기 도입은 이명박 정부의 적극적 억제전략(선제공격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 비서관은 지난 3월 22일 국방개혁 세미나에서 "전략적 정밀 타격 능력을 확충하고 공격용 헬기와 차세대 전투기를 보강하는 것은 더욱 상위의 전투개념으로 상대의 위협을 원천적으로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격용 헬기가 적극적 억제전략을 구현하는 무기체계임을 명확히 했다. 적극적 억제전략은 한반도의 위기를 조장하고 확대하여 결국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남북, 북미,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요구, 국민 대중의 남북관계 회복 및 평화실현 요구에 전면 역행한다.

꼭 10년 전 육군이 제기한 AH-X사업 예산 삭감을 통해 아파치 롱보 대형 공격헬기 도입을 저지했던 우리는 오늘 평화군축집회를 시작으로 공개질의와 서한 전달, 국방부 면담, 대 국회청원, 1인 시위, 집회 및 각종 홍보활동 등 불요불급한 대형 공격 헬기 도입 저지를 위한 투쟁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국민혈세 낭비하는 대형 공격헬기 도입을 저지하고 평화와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힘차게 투쟁하자!


2011년 4월 29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111차 평화군축집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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