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19 한국 원폭피해자 구술채록 청년캠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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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19년 8월 5일 ~ 8월 9일

- 장소 :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

 

평통사 전국 청년, 청소년 회원들과 그 지인들이 모여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에서 피폭자 어르신들의 구술증언을 채록하는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8월 5일부터 8월 9일까지 4박 5일동안 진행된 캠프에서는 구술채록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 활동을 했습니다. 첫째날에는 원폭자료관을 관람하며 합천 원폭피해자 협회 지부장이자 원폭피해자 1세인 심진태 지부장에게 해설을 듣고, 이번 캠프를 주관한 평통사에 대한 소개 및 한국 원폭피해자 구술채록 활동의 의미와 마음가짐, 그리고 구술채록 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둘쨰날에는 1945년,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8월 6일을 기억하며 매년 열리는 한국 원폭피해자 추도식에 참가하여 합창을 하고, 원폭피해 2세인 한정순 평화의집 회장으로부터 피폭의 유전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스런 삶을 절감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또한 셋째날 저녁에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일관계의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보고 일본의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원폭피해에 대한 교육과 활동속에서 구술채록 캠프에 참가한 청년들은 구술채록에 나서 피폭자 43명에 대한 구술채록과 20여명의 어르신의 추가 설문조사를 완료했습니다. 

 

무엇보다 청년들은 이번 캠프를 통해 한국 원폭피해자 문제를 알게 되었고, 이 문제에 대해 너무 늦게 알았지만 지금이라도 피폭자들이 미국과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구술채록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 첫째날 ]

 

합천 원폭자료관에 있는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는 참가자들과 한국 원폭피해자의 역사와 현황을 설명해주고 있는 한국 원폭피해자 1세이자 한국 원폭피해자 협회 합천지부 지부장인 심진태 지부장

 

전국의 청년,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합천 원폭자료관입니다. 이곳은 2017년 개관하여 한국 원폭피해자들의 역사와 현황, 피해자들의 수기와 목소리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심진태 지부장은 한국 원폭피해자들의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소개하며 "여러분이 활동하고 있는 평통사 덕분에 고맙게도 미국에 가서 한국에 원폭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라며 2015년에 NPT에 참석해 미국정부에게 한국 원폭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핵없는 세계를 위해 나서라고 요구한 활동을 청년들에게 소개해주었습니다.

 

캠프 참가자들에게 캠프의 취지를 소개하고 한국 원폭피해자 구술채록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이야기하는 청년들

 

이어서 참가자들은 4박 5일동안 진행되는 한국 원폭피해자 구술채록 캠프의 의미를 나눴습니다. 우선 구술채록 활동은 단순히 자원봉사나 피해자들에 대한 시혜를 베푼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했습니다. 한국 원폭피해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또다시 미래를 살아갈 청년, 청소년들도 제 2의 원폭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려면 피폭자들에 대한 구술채록 활동은 핵무기를 투하한 미국과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일본 정부에게 사죄와 배상을 받기위한 기초 조사가 됩니다.  

 

[ 둘째날 ]

 

합천 원폭피해자 74주기 추도식에 참가한 청년들과 평통사 문규현 상임대표, 상근자들

 

 

이튿날, 청년들은 추도식에 참가하여 합창곡을 불렀습니다. 추도식에 참가한 피폭자들과 내외빈들은 청년들의 합창곡을 들으며 헌화를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지난 5월 25일 김형률 추모제에서 불런던 <담쟁이>라는 곡을 부르며 다시한번 한국 원폭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담쟁이처럼 청년들의 힘을 모아 그 어떤 두껍고 높은 장벽도 넘어설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튿날 저녁, 한국 원폭피해자 2세인 한정순 원폭피해자 2세환우회 회장과의 간담회

 

 

이 날 저녁, 원폭피해자 2세인 한정순 합천 평화의집 회장은 청년들에게 원폭피해의 유전성에 대해 온 몸으로 경험한 고통스런 삶을 통해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한정순 회장은 대퇴부 무혈성괴사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어 거동조차 불편한 삶을 살면서도 자녀조차 뇌성마비로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아무런 생활을 할 수 없다며 원폭의 유전성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강조했습니다. 청년들은 "한정순 회장이 한 말 중 '죽는 날이 해방되는 날'이라는 말이 너무 가슴 아팠다"며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힘듦을 잘 버텨내시고 좀 더 나을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있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 셋째날 ]

 

구술채록 캠프를 시작하고 3일째 되는 날부터 본격적으로 청년들이 구술채록을 시작했습니다. 구술채록은 합천복지회관에서 오전 9시 30분 부터 청년들이 7조로 나눠, 오전에 한분, 오후에는 두 분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각 조에서 사전에 미리 받은 설문지를 가지고 구술채록 할 어르신의 상황에 맞게 질문지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그 질문지를 바탕으로 구술채록을 진행하였습니다. 각 조에는 2~4명의 청년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중에서 한명 혹은 두 명의 친구들이 질문자가 되고, 나머지 한명의 친구가 서기를 맡았습니다. 또한 생생한 구술증언을 영상으로 담기위해서 영상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어르신 한분 한분의 이야기들을 생생히 기록하고, 원폭피해를 당하기 이전과 피해를 당했던 당시의 기억,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난 이후의 삶과 피폭으로 인한 피해의 유전성들을 주 질문으로 삼았습니다. 일제의 식민지배와 미국의 원폭투하로 인한 이중, 삼중의 고통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계시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핵무기의 피해로 한 개인의 삶이 얼마나 파괴되는지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피해자 어르신들의 구술증언을 통해 이러한 고통이 유전되어 2세, 3세까지 전해진다는 사실도 적지 않게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피해자분들의 구술증언이 핵무기의 참상을 알리고, 일본과 미국의 사죄와 배상, 그리고 원폭피해자 2,3세의 유전성을 밝히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됨을 인식하여, 피해 어르신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청년들이 마련한 강좌를 진행했습니다. 평화통일연구소 유영재 연구위원은 청년들 숙소를 찾아 '한국원폭피해자와 강제동원 - 한일청구권협정을 중심으로' 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유영재 연구위원은 일본정부가 강제동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경제보복까지 하고 있는 현 상황을 두고 "굴욕적인 한일기본조약과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형성된 '65년 체제'에 그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영재 연구위원은 "아베 정권이 군사대국화 추진하고 미국이 이를 부채질해 한미일 동맹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도 '65년 체제'에 기반한 것 "이라며 "한국원폭피해자 구술채록 사업을 통해 일본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는 일은 한반도 평화와도 직결된 역사적 과업"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청년들은 끝까지 강의에 집중하였고 남은 역사적 과업을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남은 구술채록을 진행하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4일 역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방문해 조별로 구술채록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이규열 협회장과 심진태 합천지부장과 사무국장 등 실무자들이 청년들이 묵고 있는 숙소에 지지방문을 했습니다. 두 분 모두 평통사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청년들 덕분에 피폭자들의 살아생전의 역사를 남길 수 있어 큰 힘이 된다고 얘기해주었습니다.

 

 

4일 저녁에는 그동안의 구술채록 캠프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 구술채록 캠프에서 했던 다양한 교육과 원폭 피해자 어르신들의 생생한 구술증언을 직접 채록했던 청년들이 캠프기간동안 느끼고 생각했던 이야기를 서로 나눠보았습니다. 청년들은 "피해자 분들이 더 기억을 못하게 되기 전에 빨리 구술채록을 해야겠다", "전쟁과 핵은 꼭 사라져야 한다고 말씀해준 어르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한 피폭의 상황을 상세하게 얘기해주었다. 당시 화상을 심하게 입은 분들은 피부가 생선껍질처럼 벗겨져 피부가 손톱이나 발목 끝에 매달려 있는데 그 벗겨진 피부가 어디 걸리면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는다고 얘기를 들은 데 충격적이었다.", "서울 청년들이 매주 2회씩 구술채록 활동을 한다고 들었다. 이후에도 보탬이 되고싶다."는 등의 소감을 얘기했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 구술채록캠프에 참여한 청년들은 합천 한국원폭피해자 복지회관을 들러 그동안 함께 애써주신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이기열 협회장, 심진태 합천지부장과 복지회관 관계자들 그리고 구술채록에 응해주신 원폭피해자 어르신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습니다. 합천 복지회관과 한국원폭피해자 자료관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청년들은 4박 5일간의 캠프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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