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7. 25] [요구서한] 제28차 국방부 앞 평화군축 집회 요구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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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군사주권 회복과 한반도 긴장완화, 평화군축의 입장에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3차 회의에 임하라!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3차 회의가 7월 23∼24일, 하와이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두 차례 회의에서 논의된 미2사단과 용산 미군기지의 한강이남 이전 및 재배치 시기와 한미군사임무 전환계획, 군사능력 발전방안 등에 관해 협의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가 군사주권의 회복과 한반도의 긴장 해소에 기여하는, 그럼으로써 호혜평등한 한미관계의 새 장을 열어가는 회의가 되어야 한다고 한미 당국에 호소해 왔다.
그러나 1·2차 회의를 통해서 드러난 바와 같이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는 대북한·대동북아 패권 강화를 꾀하고 있는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전략적 요구를 철저히 뒷받침하는 회의로 전락되고 있다. 이는 우리 국방부가 사대주의적이고 냉전수구적인 사고에 사로잡힌 나머지 우리 국민과 시대의 요구를 읽지 못하고 미국에 끌려가고 있는 데서 오는 엄중한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3차 회의에서 논의될 주한미군 재배치와 그에 따른 한미군사임무 전환, 군사능력 발전방안은 모두 한반도 평화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이에 우리는 국방부가 군사주권과 한반도 평화의 입장에서 자주적으로 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먼저 영토주권과 군사주권을 송두리째 미국에 넘겨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그에 의거한 각종 하위 협정을 그대로 둔 채로는, 또 우리 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이 여전히 주한미군에게 있는 채로는, 한미군사동맹의 재조정에 관한 어떤 논의도 원천적으로 미국의 이익과 요구에 종속됨으로써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대결 해소를 바라는 우리 민족의 염원에 역행하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금 미국이 '미래 한미동맹' 운운하며 실제로는 우리나라에 국방비의 대폭 증액, 미군기지 재배치에 따른 대체부지와 이전비용 한국 부담을 강요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를 입증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3차 회의에서 국방부 및 외교통상부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근원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 및 관련 하위협정들의 개폐, 전시작전권의 즉각 환수 문제를 미국에 제기할 것을 촉구한다.
다음으로 '특정임무의 이양'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미군사임무 전환계획'은 대북한 선제공격을 용이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우리 나라를 미국의 대동북아 군사기지로 만들려는 미국의 신군사전략에 따른 것으로 우리는 국방부가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남북 군축에 나섬과 동시에 주한미군의 감축과 단계적 철수를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
최근 3차 회의를 앞두고 주한미군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책임 등 10개 임무를 2006년까지 한국군에 이양하겠다"고 우리 나라에 통보했다고 한다. 미국이 통보한 '특정임무 이양'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경비책임' 이외에도 '북 장거리포 공격·파괴', '유사시 후방지역 화생방 오염제거', '신속한 지뢰 살포작전', '해상침투 북한 특수부대를 저지하는 AH-64 임무', '수색 및 구조작전', '폭격 유도 등 전선 통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주한미군이 그 동안 자신이 맡아오던 10개의 지상군 임무를 한국군에 조기에 넘기려고 하는 것은 향후 대북 전쟁 시 주한미군은 두뇌 역할(해·공군)을, 한국군은 몸통 역할(지상군)을 맡는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같은 미국의 군사전략은 자신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대북 선제공격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것이자 동북아로 자신의 군사적 패권을 넓히려는 기도로서, 그 경우 주한미군의 전력증강은 불가피하게 된다. 우리 나라로서도 미2사단이 수행한 임무를 떠맡게 되면 미국산 첨단무기의 대거 도입과 그에 따른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지금과 같은 육군 위주의 기형적인 군 구조가 더욱 고착, 심화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국방부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정면으로 역행하고 우리 군의 균형적 발전을 저해하며 오로지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만을 자초하는 '한미군사임무의 전환'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그리고 주한미군이 한국군에 이양을 통보한 이른바 10개의 '특정임무'란 대부분 대북한 전쟁을 상정한 임무로서 이미 현재의 남한 군사력이 대북한 전쟁억지력을 넘어 방어에 충분한 군사력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애초에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임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 나라는 미국이 통보해 온 이른바 '특정임무의 이양'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또 미국에게 그 시기를 늦추어 달라고 간청할 필요도 전혀 없다. 대신 국방부는 주한미군이 무기와 병력 감축에 나서도록, 나아가 미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결시키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적극 나서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3차 회의에서 논의될 '군사능력 발전 방안' 또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대미 군사적 예속을 심화시킬 뿐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의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향후 4년간 110억불을 150개 이상의 항목에 투자하겠다는 주한미군의 전력증강 방안과 한국군의 전력증강 및 국방비 증액이 한미군사동맹의 강화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군사능력 발전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110억 달러에 이르는 주한미군의 전력증강은 북한의 연간 국방비의 7∼8배에 달한다. 이 같은 엄청난 액수를 들여 전력을 증강하고 한국군에도 그에 상응하는 전력증강을 강요하는 것은 북한을 군비경쟁으로 몰아넣어 그 붕괴를 유도하거나 압도적 군사력을 구축함으로써 대북 선제공격을 현실화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우리의 이 같은 판단은 주한미군이 전력증강을 위해 들여오려는 무기가 대부분 대북 공격용 첨단무기이거나 이지스함과 X-밴드 레이더, PACⅢ 300기 등 북한의 보복공격을 무력화시키고 선제공격권을 독점하기 위한 MD무기체계들이라는 점에서 뒷받침된다.
주한미군의 대규모 전력증강이 남북대결과 한반도 긴장의 격화,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산 첨단무기의 판매를 결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이를 거부하기는커녕 그에 발맞춰 무려 28.3%에 이르는 국방비의 대폭 증액과 MD무기체계의 도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국방부는 PAC-Ⅲ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도입하기 위해 1,300억 원 규모의 착수금을 배정하고 청와대 결재를 기다리고 있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이지스전투체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방부는 그 동안 우리나라의 MD참여에 대해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던 태도에서 지난 6월 19일 조영길 국방장관이 MD참여 용의를 밝힌 데서 보듯이 MD 참여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전력증강과 우리 국방부의 국방비 대폭 증액은 북한을 압도하는 남한 군사력 수준이나 한반도 상황에서의 MD무기의 무용성에 비춰 불필요하며 남북 간 소모적인 군사대결을 강요하고 동북아를 군비경쟁으로 몰아넣으며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경제와 피폐해진 민중생존권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그 부당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국방부에 대해 주한미군의 대규모 전력증강을 반대하고 아울러 미국의 MD체제 참여와 국방비 대폭 증액 강요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그럼으로써 한반도에서 남북대결을 해소하고 평화군축의 전기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이번 3차 회의에서 대체부지 제공과 이전비용 한국 부담 불가의 원칙 속에서의 용산과 미 2사단 등 주한미군기지의 이전·재배치를 촉구하며 이를 위해 LPP의 전면 수정에 나설 것을 국방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지금 미국은 주한미군기지를 오산·평택과 대구·부산 등 2개의 중심기지와 축소된 용산기지, 한강이북의 연합훈련센터, 군산기지 등 3개의 독립기지로 통폐합하는 재편계획을 일방적으로 밟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 자신의 군사전략적 필요와 요구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여기에 우리 나라가 대체부지를 제공하고 이전비용을 부담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오히려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의 재배치가 주한미군기지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그간의 고통을 덜고,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군축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즉 주한미군의 감축과 단계적 철수가 전제되는 방향에서 이뤄지도록 요구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을 위한 부지확보 비용으로 3,401억 원을 2004년도 예산안에 올려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국방부는 대체부지를 염두에 두고 K-55(평택공군)기지 주변 3만 8,480 평의 토지를 군사시설로 편입·수용한다는 공문을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발송하였다. 이는 국방부가 우리 국민의 여론 수렴 없이 독선적으로 대체부지 제공과 이전비용 부담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였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있다.
우리는 한국민의 혈세로 추진되고, 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시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감축과 단계적 철수의 원칙 아래, 대체부지와 이전비용 한국 부담 없는 미군재배치를 국방부에 거듭 촉구한다.
우리는 국방부에 우리의 주권과 한반도 평화의 입장에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3차 회의에 자주적으로 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도 국방부가 미국에 굴종하여 우리 국민에게 부담만 지우고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내온다면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밝혀둔다.
2003년 7월 22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MD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