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4. 24] 평통사 4월 24일 국방부 앞 집회 항의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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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Solidarity for Peace and Reunification of Korea('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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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4월 24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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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국방부장관
참조 : 지상전력과
발신 :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제목 : 제2차 질의서에 대한 답변 촉구 및
AH-X 등 무기도입 계획의 전면폐기를 촉구하는 항의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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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 의 서 한
저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지난 3월 27일자로 귀 국방부에 공격용 헬기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제2차 질의서를 보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귀 부는 "합참에서 답변을 준비중이다", "국회 국방위 관련 자료를 준비하느라 바쁘다"는 각가지 핑계를 대며 한 달이 다 되는 지금까지 답변서를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평통사는 귀 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제2차 질의서에 답변할 것을 촉구하면서 아울러 다음에 제기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귀 부의 책임 있고, 성실한 답변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최근 귀 부는 총 10조 원 대에 달하는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귀 부가 밝힌 재검토 대상 사업은 4조 3천억 원 규모의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을 비롯하여 육군의 차기 공격용 헬기(AH-X), 공군의 차기 대공미사일(SAM-X),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KDX-Ⅲ) 등 육, 해, 공군의 핵심 무기도입 사업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귀 부는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게 된 이유를 "로비 의혹 우려, 국내 기술 축적 및 방위산업체 가동률 저하 등에 대한 내외의 문제 제기 때문에 가격, 성능, 기술이전, 군수지원, 절충교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평가"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귀 부가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귀 부가 추진해 온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의 무원칙성과 비합리성, 졸속성을 스스로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또한 이는 저희 평통사가 귀 부에 공격용 헬기를 비롯한 각종 무기 도입이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한 내용이 모두 정당한 것이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귀 부의 이번 '종합적인 검토'가 무기도입 사업의 전면 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가려는 눈가림용이거나, 무기도입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 벌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귀 부가 AH-X 도입을 비롯한 무기도입 사업이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원래 7월로 예정된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F-X 기종 결정 시기를 연말로 미루고 AH-X의 기종 결정 시기도 연말로 미루어 두 무기의 기종 결정 시기를 같게 함으로써 무기 도입, 특히 AH-X 도입에 대한 사회적 지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국방부의 결정이 공군과 갈등마저 빚고 있다는 사실도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귀 부는 무기 도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AH-X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고(국방일보, 4월 17일 자)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귀 부의 무기도입 전면 재검토 주장이 무분별한 무기 도입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피해보려는 허울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입니다. 만일 귀 부가 겉으로는 무기 도입 전면 검토를 내세우고, 속으로는 시간을 벌면서 무기 도입을 강행하려 한다면 이는 국민을 두 번 속이는 것으로 됩니다.
한편 귀 부가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내세운 '가격, 성능, 기술이전, 군수지원, 절충교역' 등의 주요 평가 항목들은 무기도입의 문제점을 단순히 절차상의 투명성이나 기술 축적과 같은 기능적이고 근시안적인 관점에 가두어 버리고 있습니다. 수십 조 원에 이르는 국민 혈세를 낭비하게 될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에 있어 절차상의 투명성이나 기술의 축적 등의 문제는 부차적인 측면에 불과합니다.
현재 귀 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의 본질적인 문제는 6·15 공동선언 이후에 전개되고 있는 남북 화해와 협력이라는 민족사적 대전환기 속에서, 그리고 지난 수년간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극에 달한 한국 경제의 현실 속에서 과연 수십 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이 필요한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본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귀 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공격용 헬기를 비롯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은 예산 낭비이자 국민 고통만 가중시키는 불필요한 사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귀 부가 미국 부시 정권의 무기 도입 강요에 편승하여 올 한 해만 10조 원이 넘는 돈을 무기도입 비용으로 쓰는 것은 국민 혈세로 미국 군수산업체의 배만 불려주고 국민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행위임을 다시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또한 첨단무기 도입은 남북간 군비경쟁을 유발하고 대결을 증폭시켜 평화통일에 역행하는 반통일적 행위임을 경고해 두는 바입니다.
우리는 귀 부에 다시 한 번 엄중히 요구합니다.
평화와 통일을 열어가야 할 시대적 요구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의 주름살을 더욱 패이게 하고 미국 군산복합체들의 배만 불리게 될 국방부의 무분별한 무기도입 사업을 전면 폐기하라고.
만약 현 정부와 국방부가 이러한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고 끝내 무기도입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무기도입 계획이 전면 폐기되는 그 날까지 국민들의 힘을 모아 국방부를 감시하고, 규탄하며,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안보를 빌미로 성역을 만들고, 그 속에서 국민의 혈세를 물 쓰듯이 낭비해 온 관행은 이제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2001년 4월 24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공동대표 : 신법타·임종철·홍근수·이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