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02. 2. 21] [그림자동행투쟁]부시방한 반대 청와대 앞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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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
―한미정상회담에 관한 우리의 입장―



오늘 김대중 대통령은 어제 방한한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후방 이동 등 대북 정책에 관한 한미 공조 문제가 주 의제로 논의되며 그와 함께 F-15K 무기 구매, 대테러 협력, 경제통상 등의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한다.

부시가 북에 대한 선제공격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실로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회담이 될 것이다.
이는 부시가 전체 우리 민족의 생명을 담보로 한 전쟁 놀음을 벌이려고 기도하고 있고, 대북 적대정책을 강요하며 남북 간 화해와 통일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부시가 100억 달러가 넘는 미국산 무기 구입을 강요하고 부당한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국과 부시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와 절규를 외면한 채 용산 미군기지 내 미군 아파트 건립 허용 등에서 보듯이 정상회담 시작 이전부터 이미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우리 민족과 민중의 요구와 이익에 의거해 자주적 자세로 한미 정상회담에 임할 것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무엇보다도 먼저 김대중 대통령은 부시에게 대북 전쟁책동을 즉각 중지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부시가 제2의 한국전쟁을 획책하고 있는 지금 우리 민족의 최우선적인 과제는 부시의 전쟁책동을 저지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곧 제2의 한국전쟁을 의미하며 그 결과는 우리 민족의 공멸뿐이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 우리 민족의 안위를 누구보다 앞장서서 지켜야 할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김대중 대통령은 전쟁책동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단호히 밝혀야 한다. 그와 함께 김대중 대통령은 '북 미사일' 문제에 대한 미국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북의 대량살상무기를 문제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 수치에 의거하더라도 북의 무기수출액이 95년 6천2백만 달러, 96년 1억 1천2백만 달러, 97년 7천만 달러로, 북이 미사일 장사꾼이라는 미국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미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를 선언하였고, 미사일 계획이 오로지 자위적 대응 수단임을 천명한 바 있다. 나아가 북은 이미 인공위성 발사체의 제공 요구, 미사일 개발 중단에 따른 금전 보장 등 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부시는 북의 이러한 전향적 제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이 모든 점에서 부시가 북의 미사일 위협 운운하는 것은 북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공격하기 위한 한갓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인식에는 동조하되 다만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자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만약 이 같은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부시의 전쟁책동을 막기는커녕 북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압력과 군사적 공격의 명분을 도리어 강화시켜 주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의 대북 전쟁책동을 단호히 반대한다면 부시로서도 이를 단념할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사태를 일시적으로 모면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자주적 자세로 부시의 전쟁책동의 부당성을 당당하게 지적함으로써 94년 6월과 같은 전쟁 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다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은 부시에게 대북 적대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10·12 북미공동성명을 즉각 이행할 것을 부시에 촉구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북미관계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계속 파행적으로 되고 있는 것은 그 책임이 전적으로 부시 정권에 있다. 부시가 10·12 북미공동성명을 백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북과의 대화 조건으로 제네바 합의 이행 개선, 미사일 개발의 검증 가능한 규제와 수출 금지, 북 재래식 전력의 후방 배치 등을 제시함으로써 북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관계의 정상화 없이는, 즉 한반도에서의 낡은 냉전질서의 해체 없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요원하다.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은 부시에게 10·12 북미공동성명의 기조 위에서 북과 대화를 재개하여 북미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은 100대의 F-15K를 강매하려는 부시의 압력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부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100대의 F-15K 등 백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무기의 판매를 강요하려 하고 있다. 특히 부시는 햇볕정책을 지지해 주는 대가로 미국산 무기의 구입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F-15K는 이미 미군의 수요가 거의 없어 생산라인이 폐기될 처지에 놓인 낡은 기종으로서, 이를 우리 나라에 팔겠다는 것은 오로지 통합 전투기 사업에서 탈락한 보잉사의 이윤을 보장해 주기 위한 부시정권의 시커먼 장삿속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차세대 전투기 평가방안을 미 보잉사의 F-15K에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제시한 데 이어 한미정상회담을 바로 앞두고 4개 업체와 가계약까지 서둘러 체결함으로써 부시에게 선물을 주려고 한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역행하며 민중들에게 희생과 고통만을 안겨줄 뿐인 부시의 F-15K의 구매 압력을 단호히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이 부디 사대매국적인 자세를 떨쳐버리고 미국의 부당한 압력을 극복하여 '민족 자주의 새 장'을 열기 바란다.


2002년 2월 20일

부시 방한 반대 제단체 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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