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 30] 한국형다목적헬기(KMH)개발 사업단 기획조정실장 면담 결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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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한국형다목적헬기(KMH)개발 사업단 기획조정실장 면담 결과
2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40분까지 평통사 사무실에서 KMH(한국형다목적헬기Korean Multi-role Helicopter) 사업단 정원모 기획조정실장과 국방부 이경환 중령(NGO담당)이 참여한 가운데 'KMH사업'에 관련된 면담을 가졌습니다. 평통사 본부에서는 홍근수 상임대표, 유영재 평화군축 팀장, 이경아 평화군축 부장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날 면담은 지난 10일 발족한 KMH 사업단에서 면담을 요청하여 이뤄진 것으로서, 정부가 시민단체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변화된 자세를 나타내면서 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자, 평화군축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평통사의 위상을 반영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KMH사업은 군의 노후헬기 대체 및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작년 9월 19일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정한바 있고, 국방부와 산업자원부가 공동개발연구에 들어가 있는 사업입니다.
또한 단일 무기사업으로 건국이래 최대 전력증강 사업이며, 운영유지비를 포함한 액수는 30조원 대로 보고있습니다. 평통사는 이런 대규모 국책사업을 정부가 충분한 기술적, 경제적 및 군사적 타당성 검토와 국민적 동의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고,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면담은 홍근수 대표가 먼저 KMH사업에 대한 평통사의 기본입장을 밝히고 정원모 실장이 사업단의 입장을 설명한 다음, 유영재 팀장이 구체적인 문제점과 의문사항을 중심으로 질의하고, 정원모 실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홍근수 대표는 6.15공동선언을 통해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북한의 긴장을 유발시킬 대규모 헬기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정원모 실장은 KMH사업이 졸속적이고, 수십 조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평통사를 직접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타당성의 문제제기는 헬기를 개발하는 외국업체들이 헬기시장을 잃을 까봐 언론에 과장되게 유포해 논란을 일으킨 것으로 규정하였습니다.
또한 KMH사업은 현재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감사원의 감사와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추진될 수 있는 사업이며, 배정 받은 예산 30억 원도(국방부15억, 산자부15억) 대통령의 승인 이후에 집행이 가능하도록 단서 조항이 붙어 있기 때문에 절대 졸속적인 사업이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또한 2012년까지의 개발비용을 최대 2조원 미만(1조 5천억 원 목표)으로 잡고 있고, 개발비와 양산비 등 총사업비도 10조 미만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30조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유팀장은 질문에서 현재 남한의 헬기 보유 대수는 700여 대로 북한의 200여 대보다 3.5배나 많은데 대규모 예산을 들여 500여 대의 헬기를 개발·생산하는 것이 타당한지 물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정실장은 지금 KMH사업은 획득단계에 와 있다고 말하면서 소요제기의 정당성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팀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나 KDI보고서 내용을 들어 한국의 독자 개발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정실장은 우리 기술 수준이 낮기 때문에 '독자개발은 어렵다'고 시인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국제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우리 브랜드의 헬기를 개발하겠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유영재 팀장은 기술적 한계로 독자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시인했듯이 우리나라는 조립수준의 상태라서 KMH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고 반박하였습니다.
'헬기는 산악지형에서 능력 발휘가 극대화된다'는 KMH사업단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헬기가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유팀장은 코소보 전투에서 미군이 헬기를 배치하고도 띄우지 못한 점과 2001년 보잉사가 국방연구원에서 행한 워게임 결과 적의 레이더 기지나 방공포 기지 공격임무에서 100% 실패했다는 점을 들어 정실장의 주장을 반박하였습니다. 이에 정실장은 코소보 전투와 관련해서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전력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하였고, 유팀장은 지금 얘기는 운용의 문제가 아니라 헬기전력의 객관적 방어취약성 문제라고 반박하였습니다. 워게임 관련해서 정실장은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하였습니다.
공격헬기와 기동헬기의 동시 개발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하여 정실장은 동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헬기를 먼저 개발하고 그에 기초하여 '부품공통성'을 최대한 높여 공격헬기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답변하였습니다. '부품공통성'도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하여 유팀장은 선진기술국도 따로 개발하는 기동헬기와 공격헬기를 하나의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방부가 규모에서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두 개의 사업을 하나로 묶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였고, 정실장은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것이고, 선진기술을 도입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개발기간 7∼9년과 개발비용 10조원의 현실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정실장은 가능하고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습니다.
개발 당시 성능의 경쟁력, 핵심기술 종속에 따른 수출의 어려움(사전 승인문제), 로열티 지불에 따른 실익문제 등을 고려할 때 틈새시장을 개척한다는 사업단의 계획에 대한 의문제기에 대해서 정실장은 시장개척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노력하겠다고 답변하였습니다.
KMH사업을 국책사업을 결정한 '항공우주산업개발정책심의회'의 서면심의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적법하다는 관련 하위 규정이 있고, 전례도 있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유영재 팀장은 사업단이 천명한 것처럼 KMH사업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려면, KDI(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와 2002년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가기밀 사항이라는 등의 이유로 '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또한 국민들에게 KMH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받기 위해 토론회나 공청회를 개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KMH사업의 효율적 추진 방안에 대한 토론회라면 가능하겠다고 답변하여, 이 사업의 타당성과 정당성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과는 분명히 다른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이는 사업단이 천명한 국민적 동의를 거쳐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내용과는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두 시간 여 진행된 면담을 통해서 정원모 실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정당하게 사업을 추진하겠으니 이 사업에 평통사가 협조해 줄 것을 부탁했으나, 면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KMH사업단이 원점에서부터 이 사업 자체의 타당성과 정당성 문제에 대하여 논의할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평통사는 이 사업이 원점에서부터 전면적으로 그 타당성과 정당성이 재검토 될 수 있도록 실천을 통해 공론화하고, 이 사업의 일방적인 추진에 대해서는 강력한 반대투쟁을 전개해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