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04/09/24]05년도 국방, 정부예산안 확정에 즈음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의견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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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기자회견_040924.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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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을 명분으로 한 국방예산 증액을 강력히 반대한다!


오늘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2005년도 정부 예산안을 확정한다. 기획예산처는 이미 2005년도 예산안 편성방향에서 ‘자주국방 역량확충을 위한 전력투자 확대’를 밝혀 내년도 국방비의 대폭적인 증액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무려 13.4%나 증가된 21조 4,752억 원을 요구하였다. 이는 국방비 그 자체로서는 16년만의 최고 증가율이며 내년도 정부예산(일반회계기준) 증가율 9%를 훨씬 뛰어넘는 증가이다.
또한 정부는 ‘2004~200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하면서 내년도뿐만 아니라 2008년까지 매년평균 국방예산을 9.9%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정부와 국방부의 국방비 대폭 증가 계획이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 근본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내년 국방비 가운데서도 보다 큰 증액 요인은 16%가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는 전력투자비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불요불급한 사업이거나 남북화해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사업, 미국의 무기강매에 따른 사업들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국방비 삭감이 가능하다.

우선 패트리어트 미사일, KDX-Ⅲ 등 MD 무기도입 사업은 미국의 동북아패권전략에의 편입을 의미하므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야 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KDX-Ⅲ는 불필요한 초과잉전력으로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므로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이나 북한에 대한 남한 군사력의 압도적 우위로 볼 때 전혀 불필요하고 과도한 무기이다. 작전반경이 수백Km에 달하는 KDX-Ⅲ 도입 사업도 북한에 대한 남한의 절대 우세한 해군력으로 볼 때 불필요하고 낭비적인 사업이다.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KDX-Ⅲ는 북한의 군사적 열세를 더욱 강요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비대칭적 억지력 강화의 명분만을 주는, 그럼으로써 우리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하며 다른 한편 이 무기체계의 운용을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를 불러올 뿐이다.
또한 이들 무기도입은 미국의 MD체제 편입을 의미하기 때문에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나 이지스전투함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북한을, 궁극적으로는 대중국 포위를 겨냥한 것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동북아 패권전략에의 편입을 의미하며 동북아에서 무한군비경쟁을 불러올 뿐인 이 같은 MD무기의 도입은 중지되어야 하며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국방부가 올해보다 무려 17.4%나 증액 요구한 내년도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 8,202억원은 전액 삭감되어야 한다.

올해보다 무려 17.4%(예산 기준)나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이 증액된 것은 주한미군의 대폭 감축으로 마땅히 줄어들어야 할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이 오히려 턱없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미2사단 3,600명이 이라크로 차출되는 등 올해에만 6천명의 주한미군이 감축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은 2005년말까지 총 12,5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국방부가 주한미군 경비 분담 예산을 줄이기는커녕 대폭 올려 책정한 것은, 특히 미국과의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의 이 같은 요구는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전형적인 대미 굴종적인 자세라고 밖에 볼 수 없다.
9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의 국방비가 154% 증가한데 반해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은 무려 794%나 증가하였다. 또한 미 국방부의 ‘주둔국 지원현황 보고서(2003년)’에 따르면 2001년도 우리 나라의 GDP 대비 방위비 분담율은 0.16%로, 일본의 0.11%와 독일 0.04%에 비해 각각 1.5배, 4배로 우리 나라는 경제적 부담능력(GDP)에 비해 훨씬 과중하게 주한미군 경비를 분담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이 국방비는 물론이고 우리 국가 재정에 얼마나 부담을 가중시켜 왔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실상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지원비는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 특별협정’에 따른 주한미군 경비 분담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나라는 수 천만 평에 달하는 기지와 시설을 무상으로 미군에게 제공하고 있고, 각종 세금과 사용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또 3,000여 명의 카투사(KATUSA) 인력을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지원하고 있다. 국방백서(1999)에 따르면 우리 나라가 주한미군에게 지원한 이들 간접지원 평가액은 1997년도에 17.9억 달러, 1998년도에 12.8억 달러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용산 이전이 완료되는 2008년까지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과는 별도로 30-40억 달러(정부 추산)를 이전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또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약 7억 달러(정부 추산)를 분담해야 한다. 또한 2004년도에만 이라크 파병비용으로 2,877억원을 지출하였다.
이렇듯 우리 나라가 주한미군을 지원하기 들어가는 비용은 ‘주한미군 경비분담 특별협정’에 따른 분담금을 제외하고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이다.
더욱이 주한미군 재배치계획에 의해 주한미군의 기능과 역할이 대북 방위에서 동북아 패권추구를 위한 지역군으로 바뀌고 있고, 이는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배하는 것이므로 주한미군의 경비를 우리가 분담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정부는 내년도 및 2008년까지의 국방비 대폭 증액을 위한 명분으로 '현존 및 미래 위협 대비'나 '협력적 자주국방 추진', '주한미군 철수에 따른 전력공백 메우기' 따위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허구적인 주장이거나 아니면 미국의 군사전략에 호응하기 위한 주장, 국방부가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남한의 한해 국방비가 북한의 10배에 이를 정도로 남한 군사력이 북한을 압도한지 오래이다. 주한미군은 대북한 전쟁억지력으로서의 명분을 잃었으며 초과잉억지력이다. 따라서 수많은 대형무기도입 사업들은 남북 간 군사적 격차를 더욱 벌임으로써 한반도에서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데 기여할 뿐이다.
사실 전력공백 메우기나 한미연합전력 증강을 이유로 한 국방비의 대폭증액은 "한국도 미국에 상응하는 보완적 투자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ꡓ면서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아파치 헬기 구매를 강요한 리언 라포트 주한 미군사령관의 발언이나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미연합 전력증강 계획을 수립하자"고 하면서 이의 문서화까지 강요하였던 미국의 태도에서 볼 수 있듯이 오로지 미국의 압력 때문이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자국의 군수산업체의 배를 불리기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대북한 선제공격력 및 대중국 봉쇄전략 강화라고 하는 자국의 패권적인 신군사전략을 강행하기 위해 우리 나라에 무기도입과 국방비 증액를 강요하고 있다. 이른바 협력적 자주국방은 바로 이같은 미국의 군사전략적 요구에 응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이처럼 '협력적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한 국방비의 대폭 증액은 우리 나라 안보의 자율성을 확대․강화하고 한반도 안보와 평화를 증진하는데 기여하기보다는 남북간 군비경쟁 가속화, 동북아 나라들과의 관계 악화, 감당할 수 없는 우리 국민의 부담 증대, 대미 군사적 종속 심화만을 불러올 뿐이다.

또한 정부는 ‘2004~200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적자재정’ 운용에 따라 2008년까지 국가채무가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는데, 정부 재정의 적자운용과 그에 따라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될 국가채무의 상당부분은 바로 이와 같은 미국의 강요에 따른 국방비의 지속적인 대폭 증액에서 비롯되고 있다. 결국 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은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이익과 동북아 패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나라 빚을 늘려가겠다는 것이고, 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의 부담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국방’을 명분으로 한,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의 강요에 의한 무기도입을 위해, 미국의 신군사전략에 호응하기 위한 국방비 증액 계획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방비의 삭감을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을 천명한다.

2004년 9 월 24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빈곤해결을위한사회연대/사회진보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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