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9] 예결위원들께 국방예산안 의견서를 드리며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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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원들께 국방예산안에 대한 의견서를 드리며
정부는 2006년도 국방예산안을 2005년 예산보다 9.8% 증액한 22조 8,632억원(일반회계 기준)으로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이 중 전력투자비는 12.8% 증가된 7조 9,671억원이며 경상운영비는 8.3% 증가된 14조 8,961억원입니다.
이러한 국방예산안은 올해 정부예상 GDP 성장률(4% 미만)은 물론이거니와 전체 일반회계 예산안 증가율 8.4%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정부의 국방예산 증액 방침은 내년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06-’10 국방분야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0년까지 국방예산을 연평균 10.2% 증액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앞으로 국방예산이 정부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국방예산 증액의 근거로 “협력적 자주국방 추진계획에 따른 전력증강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계속적인 전력증강과 그에 따른 국방비 증액이 필요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주국방을 하자는데 우리 국민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그러나 전력증강을 통해서만 자주국방을 이룰 수 있다고 사고하는 하는 것은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방식입니다. 그것은 전력증강 → 군비경쟁 → 안보환경 악화 → 전력증강 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와 국가재정의 심각한 불균형은 물론 한반도의 안보환경을 더욱 악화시켜 국가 안보를 더욱 위협할 뿐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를 방위할 수 있는 국방력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자주국방력은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즉 북한 및 주변국의 위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우리의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전력(증강)이 필요한 지 엄밀히 타산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나라는 현재의 전략만으로도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 자주국방력(합리적 방어 충분성-유럽의 동서진영간 군축협상 당시 제시된 개념)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더 이상의 전력증강은 북한 및 주변국을 자극할 뿐이므로 전력증강계획을 철회하고 국방비를 삭감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체제 구축이 무엇보다도 우리의 안보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는 전력증강을 통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국들이 군축을 통해 상호군사적 신뢰를 조성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진지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달성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6자회담은 이를 위한 모태로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합의한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이 그것입니다.
이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체제 논의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게 되겠지만 점차 대세로 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과정이)되면 남북 간에는 군축이 실시될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과정이)되면 남북간에 군축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합의서’에서도 남북간의 군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의 전력증강 계획에 따라 개발 또는 도입된 무기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서 폐기되어야 합니다. 막대한 예산으로 무기를 도입하고 얼마 안가서 이의 폐기를 위한 예산을 또다시 책정해야 하는 이중적인 혈세 낭비로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력증강 예산은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도 삭감되어야 합니다.
또한 형편없는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예산 규모의 확대를 위해서도 국방예산은 삭감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재정 지출 비중을 보면 15.2%로 OECD 회원국의 평균 사회복지재정 지출 비율 45.4%의 약 1/3 수준에 불과합니다(2001년 기준). GDP 대비 사회복지비 지출 역시, 우리나라는 GDP의 8.7%로 멕시코를 제외하면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고(30개 OECD 국가 중 29위), OECD 회원국 평균 시회복지비 지출 비율인 20.8%의 약 2/5에 불과합니다.(국회예산정책처, 『대한민국재정 2005』, 135쪽)
우리나라는 국민의 정부 이후 사회복지재정 지출을 상당히 늘려 왔지만, 2006년도 예산안을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정부재정지출 대비 24.7%로 OECD 회원국의 평균 사회복지재정 지출 비율 45.4%의 1/2 수준을 갓 넘어서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GDP 규모가 세계 11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수준이 얼마나 열악한 지를 단적으로 드러내 줍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가장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회복지재정 지출의 소요는 더더욱 증가될 것입니다. 따라서 OECD 국가 평균이상의 사회복지예산 확보가 시급히 필요합니다.
우리는 사회복지예산의 확대를 위해 세수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판단합니다. 우리는 국방예산을 줄이고 사회복지예산을 확충함으로써 한정된 국가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보다 전망 있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5년 11월 29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