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3] "전술핵 재배치 검토" 망언 김태영 국방장관 규탄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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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 재배치 검토" 망언 김태영 국방장관 규탄 기자회견>
한반도 비핵화 거스르는 김태영 국방장관은 사퇴하라!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과 9`19공동성명 짓밟는 김태영 장관의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22일 국회 예결위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 '한미 간 핵억제정책위원회에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북의 우라늄 농축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다. 2009년 북은 인공위성 발사(4/5)를 비난하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4/13) 발표 다음날 경수로 발전소 건설 검토를 천명한 이후 우라늄 농축기술개발을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이를 실물로 보여준 것이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현단계에서 법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9`19공동성명에 언급된 '핵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 북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평화적 목적의 경수로를 건설할 국제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 북으로서는 9`19공동성명에 명시되었지만 기대가 난망한 6자회담 여타 당사국들의 경수로 제공을 무한정 기다리면서 처분만 바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정치적`전략적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이 이 시점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의도는 '전략적 인내'를 내세우면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시간만 끌고 있는 오바마 정부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도록 촉구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자면 오바마 정부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무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이런 의도가 아니라면 미국 핵과학자를 일부러 불러들여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북의 본질적 의도가 핵무장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미대화와 6자회담을 재개하여 서로의 요구를 수용하면 한반도 핵문제는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북한 관리들이 '북미관계의 근본적 변화가 없이는 비핵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지그프리드 해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의 전언은 바꿔 말하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면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태영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 검토' 발언은 반북대결적 망언으로서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북이 국제법적 권리로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을 뿐인데 이에 대해 김 장관이 전술 핵무기 재배치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이 과도하고 비이성적인 반응이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9`19공동성명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하는 정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만약 김 장관의 발언이 실행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동북아에 핵도미노 사태가 벌어져 핵전쟁 위험이 높아지는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가 오히려 더욱 위태롭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반북대결적이고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는 망언을 일삼는 김태영 국방장관을 강력히 규탄하며 안보를 위태롭게 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다.
한편, 김 장관의 도발적 망언은 미국의 핵무기 재배치 또는 한국의 핵무장을 바라는 호전적 반북세력의 지지를 끌어내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은폐`조작, 잇단 군내 사고와 비리로 인해 자신과 국방부에 쏟아지는 국민적 불신과 비난의 목소리를 잠재워보려는 정략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는 자신과 국방부에 쏟아지는 비난을 회피하려는 김태영 국방장관의 망언을 규탄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
한미당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대화와 4자 평화포럼, 6자회담에 조속히 나서라!
북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이명박 정부의 '선 비핵화'와 '선 천안함 사과' 노선이 완전히 파탄 났음을 뜻한다. 제재는 효과가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북의 핵능력은 강화되는, 한미당국으로서는 원치 않는 사태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제재와 압박은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고 시간은 한미당국의 편이 아니라고 우리가 줄곧 주장해온 상황이다.
한미일 당국은 북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한 긴급 협의를 거쳐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는 그들이 과거에 내세웠던 조건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것인 한편, 또다시 새로운 조건을 내걺으로써 그들의 궁색한 처지와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해커 소장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원하는 조건만 북한에 던져놓고 6자회담에 복귀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문제를 키우는 것이다. 군사적 타격은 옵션이 아니며 제재 강화는 막다른 골목이다. 유일한 희망은 '대화(engagement)'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는 한미당국이 해커 소장의 충고대로 이제라도 대화의 전제조건을 내세우면서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는 부질없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한미당국은 북미대화와 4자(남, 북, 미, 중) 평화포럼, 6자회담 등의 각종 대화와 협상을 조속히 시작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 등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를 실현하는데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
2010. 11. 23.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