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2] 병 복무기간 연장 결정에 대한 평통사의 규탄 논평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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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복무기간 연장 결정에 대한 평통사의 규탄 논평
정부는 21일 국무회의를 열어 2011년 2월 입대자부터 병 복무기간을 21개월(육군 기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당초 병 복무기간은 육군․해병대는 24개월에서 18개월로, 해군은 26개월에서 20개월로, 공군은 27개월에서 21개월로 단축하기로 되어 있었다. 당초 계획보다 병 복무기간이 3개월 연장된 것이다. 국방부는 21개월로 결정한 이유로 ‘병역자원 수급 차질’, ‘병 숙련도 및 전문성 저하로 인한 군 전투력 약화 방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첫째, 국방부가 내세운 이유는 병 복무기간 연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병 복무기간 21개월 결정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저 출산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문제는 2007년 18개월 병 복무기간 단축을 결정할 때 이미 검토됐던 문제로 새삼스럽게 이를 병 복무기간 연장이유로 내세운 것은 설득력이 없다. 당시 국방부는 2020년까지 현역가용 자원은 연평균 6만여 명의 잉여자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병 복무기간 6개월 단축방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숙련도 및 전문성 저하로 인한 전투력 약화 문제 역시 끝난 문제다. 국방부는 2007년 당시 “고도의 숙련이 요구되는 첨단전력부대 전투원은 부사관 유급지원병을 보직 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술특기병을 양성하여 맞춤식 군 복무제도 정착으로 전투력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고 이 제도는 이미 시행중에 있다. 또한 국방부는 “현 교육훈련 체제로 입대 후 6개월이면 전투 임무수행에 필요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며 신병훈련 3개월 숙련훈련 3개월 임무수행 3개월로 편성된 독일의 군 복무제도에서도 입증이 되며 8사단에 실시중인 ‘신병 동기생 중대편성 시험’에서도 6개월이면 임무수행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고 밝히고 있다. 2007년 당시 18개월 병 복무기간이 단축되더라도 전투력 저하에 문제가 없음을 국방부 스스로가 밝혔으며 병영시설 현대화와 과학화 훈련체계가 정착되면 부대관리(작업)에 투입되던 많은 시간들을 훈련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어 전투력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
둘째, 병 복무기간 21개월 연장 결정은 50만으로 감축하기로 한 국방개혁 2020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무능과 비효율로 대표되는 국방부 개혁을 위해서도 이번 결정은 즉각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병 복무기간 연장의 진원지인 국방선진화 추진위원회는 북한 위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60만 명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6월말 기준 병력이 60만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병 복무기간은 최소한 22개월이 유지돼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병 복무기간 연장 논란의 핵심은 ‘국방개혁 2020’을 폐기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국방정책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60만 명 병력 규모는 대북 방어가 아닌, 능동적 억제(선제공격)개념 채택과 대북 급변사태 대비 무력흡수통일을 뒷받침하기 위한 규모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 보고 대북 급변사태 대비 계획과 흡수통일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북한 급변사태 대비 작전계획 5029 작성과 실행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국방개혁 2020’과 지상군 병력 감축에 반대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해․공군과 대북 WMD제거 및 상륙강습작전은 미국 주도와 작전통제 하에 치르되, 인명 피해 가능성이 높은 작전은 한국군을 앞세워 무력흡수통일을 가속화하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반면 우리는 비대한 병력을 그대로 떠안은 채 국방비 증액과 대미 군사종속의 심화를 막기 어렵게 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대신 전쟁과 흡수통일이 조장되어 평화통일에 대비한 군 개혁도 원천적으로 제약된다.
이에 우리는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국방개혁에 역행하는 병 복무기간 연장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대규모 병력감축을 포함한 평화와 통일 지향의 국방 개혁이 진행되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10년 12월 22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렬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