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15. 4. 25] 9차 NPT 평가회의_사전 NGO 대회 두번째 전체회의와 원폭피해자 워크숍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 제기'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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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T 전에 열리는 NGO 사전대회 둘째날(4,25)에는 두번째 전체회의-정부 및 유엔 인사들, 각 단체들이 주관하는 40여개의 워크숍, 폐막 전체회의-운동조직과 미래를 위한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애초 두번째 전체회의 맨 마지막 순서로 배치되었던 한국인 원폭 피해자 발언(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김봉대 원폭2세 환우회 고문)이 주최측의 배려에 의해 맨 첫 순서로 배치되었습니다. 아마도 정부 및 유엔인사들의 발언 전에, 핵무기 피해 당사자의 증언과 문제제기를 하게 함으로써 정부 또는 유엔 인사들의 연설에 더 성의있고 책임감있는 내용이 나오게 하려는 주최측의 의도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미리 행사장에 도착하여 통역을 맡은 뉴욕의 노둣돌 청년들과 호흡을 맞추며 만반의 준비를 마친 심진태 지부장과 김봉대 고문은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의 피해자이자 미국의 핵무기 사용의 피해자로서 이중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고통의 세월을 살아가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억울한 심정을 강력히 토로하였습니다.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과 미국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특별법 제정과 피해자 지원에 소극적인 한국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였습니다.

 

 
 

두 선생과 두명의 청년들의 강력한 연설에 NGO 참가자들은 긴장을 하며 연설에 집중하고 지지호소에 열띤 박수로 호소하였습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존재조차 몰랐을 국제 NGO 활동가들에게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 미국의 반인도적 핵무기 사용이 한국인들에게 준 피해와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게 하는 아주 인상적인 기회가 된 것입니다.

심진태 지부장과 김봉대 선생의 발언 후에는 본격적으로 정부 및 유엔 인사들의 연설이 이어졌습니다.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는 NGO 대회에 NGO 들과 입장을 같이하는 국가들은 핵무기 보유국들의 각성을 촉구하며 NPT 체제 내에서 진행되었던 각종 회의들의 진행상황을 보고하였습니다.

 
존 보로(변호사)의 사회로 '메이어 포 피스' 소속의 노르웨이 프로근의 토르 베스티 시장, 일본 의원이자 원폭 2세인 요시코 키라, 마샬공화국 외교장관 토니 드 브럼의 연설이 진행되었는데, 요시코 키라는 아베 일본총리의 헌법 파괴와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규탄하면서 며칠 후에 열릴 미일 정상회담을 규탄하고 1945년 미국의 핵무기 사용에 비판하며 핵무기 금지조약을 위한 협상을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하였습니다, 
또한 마샬제도의 외교장관은 미국 등 핵무기 보유국들이 1946-1958년 남태평야 마샬제도에서 67차례나 진행했던 핵실험이 마샬제도의 주민과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얘기하였습니다. 그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포기해야 하나?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류와 자연보다 더 큰 안보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노르웨이의 토르 시장은 "핵무기보다 복지를'이라며 인류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쏟아붓는 자원과 재정을 전체 인류를 위한 인도적 지원에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심진태 지부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이 핵무기 금지나 핵피해 방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역사를 왜곡하며 사죄도 안한다. 세계평화의 상징 유엔이 원폭피해를 해결 못하면 안된다. 핵무기가 있는 한 평화는 없다. " 며 유엔의 역할을 주문하였습니다.

11시부터는 이벤트 세션이 열렸습니다. 심진태, 김봉대 선생은 일본 원수협(겐식교)가 주최한 '국제 원폭 피해자 워크숍'에 참여하여 발언하였습니다.
 
 

 
김봉대 선생과 심진태 선생은 피폭자들이 힘을 합쳐 핵무기를 사용한 미국을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피폭자 피해 상황만 수십년째 보고하는 주최측에 '이제는 행동하자'고 강력히 제안했습니다. 두분 선생님은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 우리들 평균 나이가 81세다 우리를 위해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후손들을 위한 일이다. 핵무기 사용에 경종을 울리고 후손들이 안심하게 살아갈 세계를 위한 일이다'라며 의지를 밝혔습니다. 
심진태 선생은 아예 '세계 피폭자 연대모임'을 결성하고 미국에 있는 피폭자들이 나서서 미국정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나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제안도 하였는데, 토론에 참여한 일본 참가자나 미국 뉴멕시코 참가자, 마샬제도 참가자는 당황해 하면서도 NPT 회의기간에 추가로 만나서 더 의논해 보자는 의사를 비치기도 하였습니다.
 
아래는 연설하였던 이들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것입니다. 
 
일본 원폭피해자."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 되었을 때 1살 이었다. 올해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70주년이다. 현재 원폭 피해자들은 여러 병과 암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대 의료 기술로 피폭과 병 또는 암의 연관성을 증명 할수 없고 한다. 일본 원폭 피해자들은 정부로부터 피폭과 병의 연관성을 인정 받기 위해 투쟁을 하고 있다."

마샬제도 "마샬 제도에서 미국은 67번의 핵무기들을 실험해왔다. 1954년 3월1일 마샬 섬에서 히로시마에서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1000배로 더 파괴적인 원폭을 실험했다 (code named 'Bravo'라고 불렸던 실험이었다).  미국은 마샬 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여 방사능 실험도 하였다. 방사 물질들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주며 어떤 병들이 발생되는지에 대해 연구 하기위해 마샬 주민 대상들에게 직접 방사 액체를 주입하였다. 미국 군사는 2007년에도 이런 실험들을 진행하며 방사능에 대해 연구 했었다. 미국은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책임이 있다."
 "마샬 제도이 땅을 다시 마샬 주민들에게 돌려주어라! 그리고 오염된 마샬제도의 땅은 미국 정부가 책임을 지고 방사 물질들을 제거 해야한다."

뉴멕시코 참가자 "미국 (원)주민 (indigenous peoples)들도 1960대 부터 핵무기 실험을 통해 많은 고통을 겪어왔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미국 정부는 우라늄이 매장되어 있던 우리 주민들의 땅을 빼앗았다. 우라늄 탄광에서 일하던 많은 노동자드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고통받았다. NPT 조약을 수정 해서 미국같은 핵무기 국가가 국제법 또는 인도법을 위반할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외, 예술과 교육을 결합시켜 핵무기에 관한 새롭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창조/상상 해보자는 예술+교육운동 그룹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한편 이 워크숍 진행과정을 돌아보면 아쉬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전날 원수협쪽과 논의된 것은 심진태, 김봉대 선생님 두분이 함께 7분의 연설을 하는 것이었는데, 워크숍 직전에 있었던 전체회의에서 두분의 발언의 내용에 부담을 느꼈는지, 워크숍 직전에서야 한 분만 발언하라고 통보한 것입니다. '시간이 지체될 것이다. 일본과 다른 나라는 한명씩만 올라오는데 한국만 두분을 올라오게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시간은 7분 맞춰서 원고도 별도로 준비했다'고 하는데도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김봉대 선생님의 연설만 진행하는 것으로 조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일본 피폭자(히바쿠샤)의 발언도 그렇고 워크숍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원폭 피해의 현황'에만  치우치는 듯 하자 객석에 앉아있던 심진태 지부장님은 무대위로 올라가 발언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피해자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발언한 것입니다. 또 객석에 앉아있던 최봉태 변호사도 발언 기회를 얻어 "한국에서도 정부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한국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각 나라의 피해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던 정부를 압박하고, 그 힘으로 미국정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연대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심진태 지부장님은 나중에 "70년동안 내가 이렇게저렇게 피폭당했다"라고만 얘기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냐면서 일본 피폭자들이 일본정부나 미국정부를 상대로 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지 않는 점이 너무 답답했다고 하였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들의 공세적인 문제제기가 일본을 비롯한 다른나라의 피폭자 운동에도 새로운 자극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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