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2022년 비키니 대회 발표문] 한국원폭피해자 최근 현황과 미해결 과제

관리자

view : 4196

1954년 3월 1일, 미국은 서태평양 마셜 제도의 비키니 섬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했다. 일명 ‘브라보’ 실험의 수소폭탄의 위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1000배(TNT 15Mt)에 달했으며, 이 실험으로 인해 비키니 섬 일대의 현주민들이 대거 방사능 피폭을 당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 이후 미 군정과 일본 정부에 억눌려 왔던 반핵평화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으며, 일본에서의 반핵평화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이후 매년 3월 1일을 전후로 개최되는 ‘비키니 데이(Bikini Day)’는 수소폭탄 실험의 희생자를 기리고 이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제사회의 핵무기 폐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국제적인 대회로 자리매김하였다.

올해로 68주년을 맞는 비키니 데이는 핵무기금지조약(TPNW)를 지렛대 삼아 핵무기 없는 세상을 실현하고 일본 정부가 지체 없이 조약을 서명/비준하는 것을 촉구하는 한편, 원폭피해, 비키니 섬과 태평양에서의 수소폭탄 실험의 피해를 폭로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과 연대를 강화하자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평통사는 행사를 주관하는 일본 원수협의 초청을 받아 2일차 원자폭탄 관련 세션에 토론자로 참여하여 한국원폭피해자의 현황과 과제를 소개했다. 

 

 

일시 : 2022. 2. 28 ~ 3. 1   방식 : 온라인

 

2022년 3·1 비키니 데이 대회 

[발표문] 한국원폭피해자 최근 현황과 미해결 과제

                                                      

 

                     평통사 / 원폭 민간법정 조사팀

오혜란 / 이주연

2022.3.1

관련 내용 보기

 

2022년 3월 1일, 일본 원수협이 주관하는 비키니데이 대회에 참가해 한국원폭피해자의 현황과 과제를 소개하는 이주연 회원

 

 

배경


1945년 미국의 원폭 투하로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 피폭된 한국인(조선인)은 약 7만~10만여 명, 사망자는 5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수는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 피해자들이다. 살아남은 피폭자 4만 3천여 명은 해방 후 고향(한반도)으로 돌아왔으나 피폭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죽어갔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등록된 한국 피폭 1세는 현재(2021.12.31) 1,992명에 불과하다.

 

<한국 원폭 피해자 후손회>에 등록된 피폭 2세들은 현재(2021.12.31) 2,798명이다. 2013년 경상남도가 원폭 피해 1, 2, 3세 1,125명을 조사했는데 전체 답변자의 20.2%가 자녀의 선천성 기형 또는 유전성 질환이 있다고 답변했다. 한국의 원폭 2세 환자 1,300여 명은 핵무기의 피해가 영구적이며 대물림된다는 것을 존재로서 증명한다.

 

한국 원폭 피해자는 일본의 침략을 받은 피억압 민족이었던 조선인(한국인)이라는 점, 20세기 최대의 사건인 미국의 원폭 투하로 인한 피해, 한국 정부의 무관심과 방치라는 3중의 피해자이다. 이에 한국 원폭 피해자의 요구는 한미일 정부를 상대로 존재 인정, 조사, 미일 정부의 책임인정과 사죄, 배‧보상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요구 및 미해결 과제

 

일본 정부는 한국 원폭 피해자들을 외면했고 원호법 적용에서 배제했고 차별했다. 이에 한국 원폭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 투쟁은 1970년부터 개별 소송을 통해 차별을 극복하는 투쟁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6년부터는 한국 피폭자도 일본 피폭자와 동등한 의료지원을 받게 되었다.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요구 중 미해결 과제는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이다. 이에 피해자들은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역사 왜곡 중단 및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쓰비시 등 전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소송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요구 및 미해결 과제

 

해방 후 역대 한국 정부는 원폭 피해자에 대한 보호를 외면해왔다. 이에 피해자와 피해 2~3세들은 수십년 동안 원폭 피해자 지원특별법 제정, 피해자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와 지원 대책 마련, 한일협정에서 제외된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일본으로부터 받아낼 것을 요구해왔다.

 

2016년 5월 한국 국회에서 한국 원폭 피해자 특별법 제정되었다. 그러나 피해 2세~3세는 아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2~3세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피해자 추모 공원 조성과 원폭 피해 유전성 조사는 피해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2020년부터 한국 정부 차원의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제2의 피폭 국가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피해 실태에 대한 전면조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 원폭 피해자에 대한 기록과 자료들이 흩어져 있거나 유실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평통사>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와 함께 원폭 피해자 관련 기록을 모으고 책자로 발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2월 1970년대 합천 지역 원폭 피해자 관련 기록인 「1972년 합천 원폭 피해자 조사서」 등 총 4종류 11권의 자료를 책자로 발간했다. 또 2019년부터 100여 분의 피해자 구술 증언을 받았으며 추후 책자로 펴낼 준비를 하고 있다. 피해 1세의 평균연령이 87세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추가적 구술채록이 시급하다.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요구와 민간법정 준비

 

미국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노력은 2015년 NPT 9차 평가 회의에서의 피해자들의 호소로부터 시작되었다. 심진태와 김봉대 (김형률 부친)는 각국에서 참가한 평화단체 대표들에게 미국 정부의 핵무기 투하 책임을 묻는 노력을 함께 전개하자고 역설하였다. 김형률은 생전에 원폭 피해 2세들의 원폭 후유증에 관한 실태를 파악하고 알리는 데 생을 바쳤다. 그는 반드시 미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을 강력히 피력함으로써 피해 1세들이 미국 정부의 책임을 묻는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데서 촉진자 역할을 하였다.

 

“피폭자들이 힘을 합쳐 핵무기를 사용한 미국의 책임을 묻자…. 세계평화의 상징 유엔은 원폭 피해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후세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행동하자, 핵무기가 있는 한 평화는 없다. 피폭자 연대를 만들어 각국 정부를 압박하고 피폭자 지원에 대한 유엔총회 결의도 끌어내자”(2015.5.1 심진태) 

 

한국 원폭 피해자들의 민간법정 추진 결정은 “피해자가 있는데 책임지는 가해자가 없다.” “핵무기 없는 세계를 실현하자면 미국의 원폭투하에 대한 원죄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는 신념에 따른 것이다.

 

평통사는 심진태, 김봉대와 함께 미국 법정에서의 소송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주권면제라는 국제법과 전투 중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미 국내법의 제약에 막혀 소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장벽 때문에 유보하였다.

 

이에 근거해 한국 원폭 피해자들은 먼저 민간법정을 열어 미국 정부의 반인도적 범죄 행위에 책임을 묻을 다음 민간법정을 통해 다진 내용과 근거를 토대로 실제 소송의 길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민간법정 준비 활동 2025년~2026년 미국에서 민간법정을 여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며 그때까지 한국 국내에서 토론회, 일본과 미국에서 2~3회 국제토론회 개최할 계획이다. 민간법정 준비모임은 매달 1차례 회의 및 세미나. 시모다 재판 판례, 1996년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결과 재판관의 견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의 정보공개, 자료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후 일본 자료 및 한국 내 자료 조사도 진행할 것이다. 소송의 원고로 나설 분들의 연세가 80에 가까워지고 있어 이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몇 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국 정부라는 높은 벽에 부담을 가진 능력 있는 학자와 단체들이 이 모임에 참여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취지에 동의하는 법률가들을 모아 반핵법률가협회를 구성하자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선 경험을 가진 일본 원수협, 반핵법률가협회, 미국 내 활동단체들의 지원과 참여는 민간법정이 성과적으로 개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라며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다른 길에서도 연대를 다져나가자!

 

 

 

[영문]

Present situation and relief of Korean A-bomb survivors and unsolved issues

 

Solidarity for Peace And Reunification of Korea

Research Team for People’s Tribunal of 1945 A-bomb Dropping

Oh, Hye-ran / Juyeon JC Rhee

1st March , 2022

Background 

 

The number of Koreans who were exposed to radiation from the US atomic bombing of Hiroshima and Nagasaki in 1945 is estimated to be approximately 70,000 to 100,000, and the number of deaths is approximately 50,000. The majority of the Koreans who were impacted had been coercively conscripted laborers by the colonial Japanese government.  Approximately 43,000 survivors went back to their hometowns in Korea after liberation and died from the aftereffects of atomic bombing.  There are currently only 1,992 exposed 1st generation Koreans who are registered with the Korean A-bomb Victims Association.  

 

There are 2,798 2nd generation exposed Koreans who are registered with the Korean A-bomb Victims Descendants Associations.  In 2013, Gyeongsang South Province surveyed the 1,125 1st, 2nd, and 3rd generation survivors. 20.2% of the respondents had offspring with congenital abnormalities and hereditary diseases. The 1,300 second generation survivors are clear evidence of permanent damage that has been passed down from the atomic bomb dropping.

 

Koreans were threefold victims of the atomic bombing: Koreans were an oppressed ethnic group under Japan imperialism; they suffered in one of the most horrific events of the 20th century, the US atomic bombing; and the Korean government neglected and left them unattended. Accordingly, the demands of the Koreans can be summed up as acknowledgment of the victims, investigation into the victims, and for the Korean, US, and Japanese governments to accept responsibility, apologize, and provide compensation.


 

Unsolved Issues and requests for the Japanese Government

 

The Japanese government ignored the Korean atomic bomb victims, excluded them from the Support Act, and discriminated against them. Accordingly, the struggle for redress for the rights of the victims of the atomic bomb in Korea has been centered on collectively supporting individual lawsuits in order to overcome discrimination starting from 1970. As a result of these efforts, it was only in 2016 that Korean victims of the atomic bombing started to receive the same medical support as Japanese victims.

 

Among the demands made to the Japanese government, an unresolved matter is the issue of forced mobilization of Koreans by the Japanese colonial government. The victims are demanding an end to the distortion of history regarding Japan's aggression and colonial rule, a sincere apology, and compensation. In this regard, lawsuits for damages caused by war criminals such as Mitsubishi Corporation are in progress.


 

Unsolved Issues and requests for the Korean Government

 

After liberation in 1945, the Korean government has neglected to protect the victims of the atomic bombing. Accordingly, victims and second and third-generation victims have been demanding an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SUPPORT FOR KOREAN ATOMIC BOMB VICTIMS, a full-scale investigation into the victims and support measures, and compensation for victims excluded from the Korea-Japan Agreement for decades.

 

In May 2016, the Korean National Assembly enacted the Special Act to Support Atomic Bomb Victims. However, the second and third-generation survivors were excluded from this support. Therefore, the Special Act needs to be amended so that even the second and third-generation victims can receive governmental support. Some of the request of the victims have been accepted--for example, the creation of a memorial park for the victims and the investigation on genetic damage of the atomic bomb.  The Korean government has outsourced some research projects on genetic damages since 2020.

 

Korea is the second country exposed to and suffered from radiation after Japan. However, the Korean government has never conducted a full-scale investigation into the actual conditions of the damage. As a result, records and materials about the victims of the atomic bomb in Korea continue to be scattered or lost.

 

In response, Solidarity for Peace and Reunification of Korea (SPARK) is working with the Korea Atomic Bomb Victims Association to collect and publish records related to the atomic bomb victims. In February 2022, a total of 11 volumes of books in 4 series were published, including the <1972 Hapcheon Atomic Bomb Victims Survey>, which is a record of the Hapcheon Atomic Bomb Victims in 1970s. In addition, since 2019, we have collected oral testimony from approximately 100 victims, which we are planning to publish at a later time.  Since the average age of the first-generation victim is about 87, additional oral testimony collection of these victims are urgently needed.

 

 

Requests to the U.S. Government and Preparations for People’s Tribunal

 

Efforts to hold the US accountable began in 2015 with the appeal by the Korean A-bomb victims at the 9th NPT Review Conference. A Korean A-bomb victim, Mr. Shim Jin-tae and a father of a second generation victim, Mr. Kim Bong-Dae stressed to the representatives of peace organizations from all over the world that there should be an effort to hold the US government responsible for dropping nuclear weapons. A second generation victim, Kim Hyeong-ryul devoted his life to publicize the aftereffects of the second-generation atomic bomb victims during his short life. He acted as a facilitator in urging the first-generation victims to take action to hold the US government accountable.


“The atomic bomb victims needs to join forces to hold the US accountable for using nuclear weapons… The United Nations, a symbol of world peace, must solve the problem of damage from atomic bombs and dismantle all nuclear weapons. Let's act not just for us, but for future generations and world peace. There is no peace as long as there are nuclear weapons. Let’s create solidarity among the atomic bomb victims in order to put pressure on every government of all countries, and make a UN General Assembly resolution to support all of the a-bomb victims.” (May. 1, 2015 Shim Jin-tae)

 

The decision to pursue a people’s tribunal by the Korean atomic bomb victims is because “there are victims, but there are no perpetrators who are accountable.” It follows a belief that “to realize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the US must be held accountable for the original sin”.

 

SPARK, along with the victims themselves, considered the possibility of litigation in the US court, but was confronted by some practical barriers such as sovereign immunities and indemnity clauses in U.S. and international laws. 

 

Accordingly, we are currently preparing for a people’s tribunal to hold the US government accountable for crimes against humanity, and then will seek an actual litigation path based on the contents and evidences accumulated through the people’s tribunal.

 

We are aiming to host a people’s tribunal between 2025 and 2026, and in the meantime, we are planning to hold at least one academic conference in Korea and two or three international forums in Japan and the United States. We are holding monthly preparatory meetings for the people’s tribunal. Currently, in the preparatory meetings, we are reviewing the Shimoda trial, the 1996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ICJ) judgments and the opinions of dissenting judges.

 

Information disclosure and data research in the United States are also being conducted at the same time. We will research Japanese and Korean data at a later time. As the age of the potential plaintiffs of the lawsuit is approaching 80, they only have a few years left to stay active. We have to admit that talented academics and many organizations are hesitant and reluctant to participate in the preparatory meetings because standing against the U.S. government is highly burdensome. There is also a plan to mobilize lawyers and legal scholars who stand against nuclear weapons to form an anti-nuclear lawyers association.

 

As this is the current situation, we solicit support and participation of the Japan Council against Atomic and Hydrogen Bombs (Gensuikyo),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Lawyers Against Nuclear Arms, and U.S. peace organizations, who have much more experiences. They will be a great help in successfully hosting a people’s tribunal.  We look forward to your attention and participation, and let's build solidarity in other ways to realize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