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방예산 문제점 4화] SM-3/SM-6 미사일 도입, 미국 인·태 전략 등에 동원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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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탄도탄 요격 위해 미사일 도입? 그 주장 틀린 이유
SM-3/SM-6 미사일 도입, 미국 인·태 전략 등에 동원가능성 커
[오마이 뉴스 기고] 북한 탄도탄 요격 위해 미사일 도입? 그 주장이 틀린 이유
[의견서] 2023년 국방예산(정부안)에 대한 평화통일연구소·평통사 의견서
2022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기실 텔레비전에 이날 오전에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뉴스가 방영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국회가 예산 심사에서 긴요하지 않은 국방예산을 깎기는커녕 오히려 늘려줬다.
SM-3/SM-6 미사일 도입 예산이 대표적이다. SM-6 도입 예산의 경우, 국회 국방위원회는 예비심사 과정에서 기획재정부가 전액 삭감했던 SM-6 도입 예산 8억5000만 원을 부활시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과정에서는 'SM-3 도입 관련 실태조사비' 명목으로 광개토-III Batch-II 사업에 SM-3 도입 예산 4400만 원을 신규로 끼워 넣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국회의 기능과 책무를 무력화하는 '편법예산 편성'이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민생의 어려움은 아랑곳없이, 북한 탄도미사일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국방부의 허구적 주장을 그저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말이다(관련 기사: 북한 위협 해소? 윤 정권, 안보 딜레마의 늪에 빠지다).
북한 탄도탄 요격을 위해 SM-6/SM-3를 도입해야 한다?
국방부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탄도탄 요격 능력 등이 향상된 이지스함을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4월 26일 14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SM-6 미사일 도입도 결정했다. 향후 약 100발의 SM-6 미사일이 정조대왕 함을 비롯한 3척의 광개토-III Batch-II 이지스함에 탑재될 예정이다.
그러나 SM-6 요격미사일은 기본적으로 항공기 요격용 64kg급 폭풍 파편 탄두를 사용해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표적을 효과적으로 격파하기 위해 유도체계 단위에서 직격 폭발 모드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기동성의 제약으로 인해 표적 격파 확률이 낮은 한계가 있다(군사잡지 <밀리터리 리뷰>, 2022.6).
더구나 한반도는 남북간 거리가 짧아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2~5분 안에 남한 땅에 도달하기 때문에 탐지, 추적, 식별, 요격에 필요한 시간을 거의 허용하지 않아 탄도미사일 방어가 거의 불가능하다. 또 SM-6 요격미사일의 비행 속도는 마하 3.5로 매우 느려, 마하 4~5 이상의 속도를 가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동·서해상의 이지스함에서 발사한 SM-6가 요격하기도 전에 남한 땅에 떨어지게 된다.
한편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은 비행 중 저궤도로 변칙 비행을 하고 종말단계에서 풀업 기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저각발사 등을 통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KN-24 탄도미사일도 이동발사대를 이용한 은폐, 신속 발사가 가능하고 비행 중에 변칙 기동을 하는 것은 물론 유도 정밀타격이 가능하며 최대 비행고도가 30~50km에 불과해 탐지·요격이 힘들다.
KN-25 다연장로켓은 로켓과 미사일의 계선을 허물어 정밀 유도 타격이 가능하며, 한국의 KTSSM(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과 유사하게 4발을 20초 간격으로 연속 발사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KN-25 로켓을 일제히 동시에 발사하면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CRS: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 2020.7.14.).
더욱이 북한이 이 같은 신형 미사일을 이용해 동시다발로 공격한다면 요격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미 북한은 2022년 6월 5일, KN-23/24/25 탄도미사일 8발을 동시 발사하는 시험을 한 바 있다.
SM-3 도입 예산 편성 반대를 요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모습.
국회 예결위 소속 국민의힘 장동혁(충남 보령시서천군), 정희용(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강대식(대구 동구을) 위원은 SM-3 도입 예산의 신규 편성의 근거로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고, 실층적인 다층방어 구축을 제기했다. 해군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형 이지스구축함 전력화와 연계한 탑재 요격유도탄(SM-3/SM-6)확보로 해상기반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라고 보고했다(2022.10.21).
그러나 '다층방어' 개념은 한반도와 같이 종심이 짧은 지역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허구적인 개념이다. 다층방어는 원래 10분 이상 날아가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중간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했을 경우, 종말단계에서 다시 요격을 시도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나 성립 가능한 개념이다. 그런데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불과 2~5분 안에 남한에 도달하기 때문에, 단 한 차례의 요격에 필요한 시간도 주어지기 힘들며 나아가 두 차례 요격할 시간은 더욱 주어지지 않는다.
AP통신(2017.5.17)은 과학자와 미사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해, 일본에 패트리엇 미사일과 SM-3 요격미사일, 여기에 사드까지 배치하더라도 "다층방어 전략이 신뢰할 만한 미사일방어 체계인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었다. 북한에서 일본까지의 탄도미사일 비행 거리와 시간은, 남한까지 비행 거리와 시간과 비교해 지역에 따른 편차는 있겠지만 최소 두세 배에 달해 남한보다 다층방어에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그런데도 일본이 다층방어에 대한 의문을 떨칠 수 없다면, 남한의 다층방어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SM-3는 고도 100km 이상의 외대기권을 비행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상층 요격하는 미사일로 남한을 겨냥한 주로 고도 100km 이하를 비행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 앞서 밝혔듯이 북한의 신형 미사일인 KN-23/24/25는 저궤도로 변칙 기동하거나 정점고도가 아예 100km 이하에서 형성돼 SM-3로 요격이 불가능하다. 사거리 500km의 KN-04(화성-6, 스커드-C)의 정점고도는 150km에 이르나 대부분의 비행이 100km 이하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SM-3 요격미사일로 화성-6을 요격할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할 때 패트리엇으로 요격이 불가능하므로 SM-3를 도입해 요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는 데서 훨씬 군사적 효용성이 큰 (저궤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놔두고, 굳이 상대적으로 요격 가능성이 큰 (고각의) 노동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할 이유는 없다. 노동미사일은 어디까지나 일본과 주일미군을 견제하기 위한 무기체계라는 얘기다.
이렇듯 SM-3든 SM-6든,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므로 남한을 겨냥한 북한 탄도탄 요격 능력 향상을 위해 SM-3/SM-6 미사일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허구에 가깝다.
SM-6/SM-3 도입, 실상은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 지원 목적
SM-3 도입 반대를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
광개토-III Batch-II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될 SM-6는 사거리 240~460km, 요격고도 34km로, 한국군이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미국 등과 연합작전을 전개할 때 미 항모 전단에 대한 DF–21/26 등 중국 항모킬러 미사일로부터 미 항모 전단을 방어할 수 있다. SM-6 요격미사일은 함대 방어에 최적화된 요격미사일로 함정 방어에서 더 큰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다.
SM-3 블록 1B 요격미사일은 요격고도가 150~500km로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를 향하는 북중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SM-3 블록 IIA 요격미사일은 요격고도가 1450km로 오키나와, 괌 등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겨냥한 북중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상승·하강 단계와 중간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해군이 광개토-III Batch-II 이지스 구축함을 도입하고 SM-3 요격미사일을 장착하려는 것은 오키나와, 괌 등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겨냥한 북중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해 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한국 이지스함은 퍼시픽 드래곤 훈련과 한미일 MD 훈련 등을 통해 한국 동해와 남해, 일본 근해, 하와이 인근에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북·중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요격하는 한미일 연합훈련에 참여해왔다. 그런데 이제 한국군이 SM-3 요격미사일을 도입해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겨냥한 북중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해 준다면, 이는 한국 MD 체계의 미국 MD 체계의 편입을 궁극적으로 실현하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권 아래서 한미 양국 군이 야금야금 추진해온 한국 MD 체계의 미 MD 체계로의 편입은 이제 사실상 공식 선언만 남겨 놓게 된 것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한국 MD의 미국 MD 체계로의 편입은 중국을 적으로 돌려 우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정치·군사적, 재정적 부담만 지게 된다.
한미일MD와 동맹 구축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
SM-6/SM-3 미사일을 장착하게 될 광개토-III Batch-II 이지스 구축함 사업에만 2028년까지 3조9000억 원이 투입되며, SM-6 도입에는 추가로 76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021년 미국 해군의 납품 물량을 기준으로 SM-6 미사일은 1발당 440만 달러(57억 원)지만 이는 개발비용을 부담한 미국 해군의 조달 가격으로 한국 납품 가격은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밀리터리 리뷰>, 2022.6). 국방부는 SM-6를 FMS 방식으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부수적 비용도 추가 부담해야 한다.
SM-3 요격미사일은 한발 가격이 SM-3 블록 IB는 약 250억 원(조선일보, 2021.5.21), SM-3 블록 ⅡA는 약 452억 원(2023년 미 국방예산 기준)이나 된다. SM-6 미사일 도입 기준으로 SM-3 미사일을 100기 도입해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한다면 2조5000억~4조5000억 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이렇듯 광개토-III Batch-II 사업을 통해 도입되는 대형 이지스 구축함과 여기에 장착될 SM-3/SM-6 미사일은 남한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에는 군사적 효용성이 없는 반면 미일 방어 등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중 포위 전략에 동원될 위험성을 안고 있어 우리 안보를 되레 위태롭게 한다. 따라서 SM-3/SM-6 도입 사업을 빨리, 전면 폐기할수록 국가안보에도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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