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원폭국제민중법정 제2차토론회] 6/8 주제 2 1945년 미국의 핵무기 투하 이후의 국제법―특히 국제인도법―으로 본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

관리자

view : 2354

한국 원폭 피해자를 원고로 하여
미국의 핵무기 투하의 책임을 묻는 원폭국제민중법정 제2차 국제토론회

주제 2 : 1945년 미국의 핵무기 투하 이후의 국제법-특히 국제인도법-으로 본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

 

- 2024년 6월 8일(토) 오후 1시, 히로시마 국제회의장 코스모스홀 -

 

6/6 해외게스트 환영행사

6/7 히로시마 평화발자국

6/7 원폭국제민중법정 조직위원회 구성 좌담회

6/7 한국원폭희생자 위령제

6/8 토론회 오프닝과 인사말

6/8 토론회 1주제

6/8 토론회 2주제

6/8 토론회 3주제

6/8 마무리 상징의식

 

원폭국제민중법정 제2차 국제토론회 주제2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 : 평통사)

 

제2차 국제토론회의 주제 2는 “1945년 미국의 핵무기 투하 이후의 국제법―특히 국제인도법―으로 본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발표를 시작한 국제반핵법률가협회 공동회장 다니엘 리티커(Daniel Rietiker) 로잔대학교 교수(이하 “리티커 교수”)는 국제인도법, 환경법, 인권법,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비춰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을 분석했습니다.

 

주제 2에서 발표하는 리티커 교수 (사진 출처 : 평통사)

 

첫 번째로 리티커 교수는 전투수단과 방법 선택에 대한 제한, 구별의 원칙, 공격 시 비례성, 공격 시 예방조치, 불필요한 고통 금지 원칙, 마르텐스 조항 등의 국제인도법의 일반원칙에 근거해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을 설명했습니다. 전투수단과 방법 선택에 대한 제한과 관련해서는 1977년 제네바 제1추가의정서(이하 “제1추가의정서”) 제35조(“(...) 전투방법 또는 수단을 선택할 충돌당사국의 권리는 무제한이 아니다.”)를 인용하고 “핵무기의 선택 및 사용이 잠재적으로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는 군사적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군사적 필요성)에 의해서 국제인도법의 금지가 무효화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구별의 원칙과 관련해서는 제1추가의정서 제48조(“민간주민과 민간물자의 존중 및 보호를 보장하기 위하여 충돌당사국은 항시 민간주민과 전투원, 민간물자와 군사목표물을 구별해야 한다.”)를 언급하며 “핵무기의 파괴력은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통제될 수 없”(ICJ 1996년 권고적 의견 35항)기 때문에 “인구밀집 지역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것은 언제나 국제인도법상 구별의 원칙 위반에 해당한다.”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공격 시 비례성과 관련해서는 핵보유국의 경우 군사적 이익에 비하여 민간인 사상자가 적은 핵무기 사용, 다시 말해 비례성 원칙을 준수하는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인간과 환경, 미래세대에 미칠 재앙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공격 시 비례성 원칙에 비추어 핵무기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군사적 이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공격 시 예방조치와 관련해서는 민간인 등이 위해를 받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해야 하는 의무가 “적대행위에 있어 지휘관의 자유에 중대한 제약을 가한다.”라며 “이러한 의무는 핵무기 의존을 포함한 무기 선택을 제한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전투원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불필요한 고통 금지 원칙과 관련해서는 “핵무기 사용을 통해 전투원에게 불필요한 부상과 고통을 초래하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을 생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마르텐스 조항과 관련해서는 제1추가의정서 제1조 2항(“본 의정서 또는 다른 국제협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민간인 및 전투원은 확립된 관습, 인도의 원칙 및 공공양심의 명령으로부터 연원하는 국제법 원칙의 보호와 권한 하에 놓인다.”)을 인용하며 이 원칙이 핵무기 사용을 금지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아울러 리티커 교수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주도한 2005년 관습국제인도법 연구 결과와 최근 핵무기의 인도적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를 결합하여 국제인도법에 여러 구체적 규칙도 핵무기 사용을 불법으로 만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발표문의 두 번째 주제인 환경법과 관해서는 어떤 국가의 활동이 타국의 환경을 존중해야 한다는 일반의무에 더해 ‘자연환경에 광범위하고 장기간의 심대한 손해를 야기하는 전투수단 및 방법의 사용 금지’(제1추가의정서 제35조 3항) 등 국제인도법상 환경 보호 조항을 들어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을 설명했습니다.

 

발표문의 세 번째 주제인 인권법에서 관해서는 생명권, 비인도적 및 굴욕적 대우의 금지 등을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했습니다. 리티커 교수는 1966 년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따라 생명권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공공비상사태의 경우에도 훼손될 수 없는 권리”라고 설명하고 “핵무기 사용은 명백하게 생명권 침해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핵무기의 위협 또는 사용은 생명권에 대한 존중과 양립할 수 없으며 국제법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한 생명권에 관한 유엔 인권위원회 일반논평 제36호의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비인도적 및 굴욕적 대우의 금지와 관련해서는 특히 “핵무기 사용으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엄청난 고통과 통증을 겪고 몇 주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핵무기 사용이 ‘비인도적’ 대우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티커 교수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비춰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을 설명했습니다. TPNW 제1조는 조약 당사국이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리티커 교수는 위와 같은 내용이 “절대적 사용 금지를 의미한다.”라며 “TPNW 비준 국가가 많아지면 TPNW의 조항들은 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도 구속력을 가지는 관습규범으로 발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상의 내용을 근거하여 리티커 교수는 “저위력 또는 전술 핵무기가 국제법의 기준을 준수할 수 있다는 일부 국가의 주장은 입증되지 않은 억지”라고 비판하며 “그 어떤 핵무기 사용도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리티커 교수 발표문 전문 보기]

 

두 번째 발표자로는 모니크 코미에(Monique Cormier) 모나시대학 법학부 선임강사(이하 “코미에 박사”)가 소극적 안전보장(NSA: Negative Security Assurance)과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과의 관련성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소극적 안전보장이란 “핵보유국이 비핵보유국을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장”(외교부, 2021 군축·비확산 편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제 2에서 발표하는 코미에 박사 (사진 출처 : 평통사)

 

코미에 박사는 우선 중국, 파키스탄, 인도,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북한, 이스라엘 등 핵보유국이 밝힌 각국의 일방적 소극적 안전보장 범위와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 이와 같은 일방적인 소극적 안전보장이 법적 의무를 발생시키는지에 대해 고찰했습니다. 코미에 박사는 “ICJ와 국제법위원회에 따르면 국가가 어떤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공개적인 약속을 선언하는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미에 박사는 관련 판례로 1974년 핵실험 사건에 대한 ICJ 판결을 언급하며 ICJ가 “일방적 행위의 법적 의미는 선언의 실제 내용과 그 선언이 이루어진 정황을 통해 추론되어야 한다.”라고 판시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근거해 코미에 박사는 핵보유국들의 소극적 안전보장 선언의 내용, 정황 등을 분석하여 각 선언이 갖는 법적 구속력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코미에 박사는 틀라텔로코(Tlaltelolco)조약이나 라로통가(Rarotonga) 조약과 같은 비핵지대조약이 창설됨에 따라 소극적 안전보장을 규정한 의정서가 만들어졌지만 많은 핵보유국이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거나 소극적 안전보장에 대한 단서를 다는 유보 선언을 했다고 지적하며 “소극적 안전보장이 그 자체로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근거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코미에 박사는 “조약의 대상 및 목적을 훼손하지 아니할 의무”를 규정한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18조를 소개하며 “핵보유국이 의정서에 서명한 경우, 의무 준수를 요구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방적 형태이든 조약의 형태이든 소극적 안전보장이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을 보다 설득력 있게 금지하고 있는 다른 법적 체계에 따른 주장을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제노사이드(Genocide, 집단학살) 협약과 국제형사재판소(ICC) 규정을 주제로 메이지대학 겸임강사인 야마다 토시노리 공익재단법인정치경제연구소 주임연구원(이하 “야마다 연구원”)이 발표했습니다.

 

주제 2에서 발표하는 야마다 연구원 (사진 출처 : 평통사)

 

먼저 핵무기 사용이 제노사이드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습니다. 제노사이드 협약 제2조에 따르면 “국민적, 인종적, 민족적 또는 종교적 집단의 전체 또는 일부를 파괴할 의도로” (a) 집단의 구성원을 살해하는 것, (b) 집단의 구성원에 대하여 중대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것, (c) 전체적 또는 부분적으로 육체적 파괴를 초래할 목적으로 의도된 생활조건을 집단에게 고의로 부과하는 것, (d) 집단 내 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의도된 조치를 부과하는 것, (e) 집단 내의 아동을 강제적으로 타 집단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야마다 연구원은 “핵무기 사용의 영향으로 볼 때 제2조 (a)~(c)에 해당함은 쉽게 용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제노사이드에 해당하는 여러 법적 요건을 검토하며, 특히 ‘의도’ 요건과 관련해서는 “상대국 인구의 20~25%에 치명상을 입히거나 공업력의 50% 파괴를 노리는 확증파괴전략에서의 핵무기 사용의 경우 제노사이드의 ‘의도’를 추정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야마다 연구원은 “핵무기 사용의 무차별적 효과는 타 국민이나 대상 집단 외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핵무기의 무차별성은 오히려 제노사이드 의도의 추정을 곤란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으로 야마다 연구원은 핵무기 사용이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했습니다. 먼저 인도에 반한 죄란 “민간인 주민에 대한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의 일부로서 그 공격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범하여진” (a) 살해, (b) 절멸 등 11개 행위에 달합니다(ICC 규정 제7조). 야마다 연구원은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하는 요건으로 ① ‘민간인 주민’에 대한 공격일 것, ②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공격의 일부’로서 행해질 것, ③ 행위자가 그 공격에 대한‘인식’을 가질 것 등을 꼽았습니다. 야마다 연구원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핵무기 사용은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한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만, “소형 핵무기가 군대에만 사용되고 민간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야마다 연구원은 핵무기 사용에 관한 ICC 규정 전쟁범죄 조항으로 제8조 2(b)의 (ⅰ) 민간인을 공격하는 전쟁범죄, (ⅱ) 민간물자를 공격하는 전쟁범죄, (ⅳ) 과도한 부수적 사망, 상해, 손해를 초래하는 전쟁범죄를 꼽았습니다. 특히 야마다 연구원은 (ⅳ)와 관련해 “‘자연환경에 대한 광범위 및 장기적이고 심각한 손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므로, 사막이나 해상에서의 적군에 대한 핵공격이더라도 자연환경에 명백하게 과도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야마다 연구원은 “군사적 이익과 비례하는 부수적 손해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전쟁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야마다 연구원 발표문 전문 보기]

 

다음으로 국제우라늄무기금지연합(ICBUW) 공동의장인 맨프레드 모어(Manfred Mohr) 박사(이하 “모어 박사”)가 토론자로 나섰습니다. 

 

주제 2에서 발표하는 모어 박사 (사진 출처 : 평통사)

 

모어 박사는 발표자들에 대한 토론 내용 외 유엔총회 결의에 비춰 핵무기의 불법성 문제를 고찰했습니다. 특히 모어 박사는 핵무기를 강력히 규탄하는 일련의 결의 중 첫 번째 결의인 1961년 11월 24일자 결의 제1653호에 주목했습니다. 이 결의는 “국제법상 범죄라고 선언된 무기의 사용보다 훨씬 막대한 무차별적인 고통과 파괴를 인류와 문명에 가져올 것”(전문), “유엔 헌장에 대한 직접적인 위반”(a항), “국제법 규칙과 인도의 법칙 위배”(b항),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쟁”(c항), “인류와 문명에 반한 죄”(d항) 등의 표현을 통해 핵무기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모어 박사는 “결의 제1653호를 시작으로 일련의 핵무기 규탄 결의가 여전히 많은 국가의 반대 속에 채택되고 있는 것 핵무기를 불법화하고 그 사용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엄청난 관련성과 관심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들 결의가 “국제인도법, 인권법, 국제형사법과 국제환경법과 같은, 핵무기 사용과 양립할 수 없는 관습국제법을 반복해서 명시하고 있다.”라며 “ICJ 권고적 의견과 TPNW로 대표되는 관습법 형성에 대한 기여이자 확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앞선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의견을 더했습니다. 앞서 야마다 연구원은 사막이나 해상에 있는 적군에 대한 핵공격도 자연환경에 명백히 과도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유사한 시나리오에서 인도에 반한 죄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모어 박사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현행법에 부합하지도 않는 이러한 모든 ‘예외적 경우’의 가정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매우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야마다 연구원이 위와 같은 현실적이지도 현행법에 부합하지도 않는 시나리오를 상정해놓고도 거기에서 인도에 반한 죄를 묻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모어 박사는 결론적으로 향후 핵무기 사용의 불법성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유엔총회 결의라는 정치적, 법적으로 중요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라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모어 박사 발표문 전문 보기]

 

마지막으로 앞선 발표에 대한 토론자로서 마니 로이드(Marnie Lloydd) 빅토리아 웰링턴 대학 법학부 선임강사(이하 “로이드 박사”)가 발표했습니다. 

 

주제 2에서 발표하는 로이드 박사 (사진 출처 : 평통사)

 

로이드 박사는 국제인도법, 환경법, 인권법, 국제형사법 등에 관한 앞의 발표 내용에 몇 가지 의견을 더했습니다.

 

로이드 박사는 2023년 진행된 제1차 국제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이 1945년 원폭투하가 당시 적용되는 관습국제법상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린 점을 언급하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발생한 것과 동일한 폭격이 오늘날 발생하는 경우 국제인도법의 핵심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므로 당연하게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관습국제법에 근거하여 1945년 원폭 투하를 불법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본인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입니다.

 

이어서 로이드 박사는 앞서 리티커 교수가 발표문에서 다시 핵무기 위협 또는 사용의 불법성 문제를 ICJ에 회부한다면 1996년보다 더욱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서술한 것에 대해 “1996년 당시 ICJ는 핵무기를 금지하는 관습법적 금지를 확인하지는 않았다.”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관습법적 금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국제인도법에 따른 특정 공격 시나리오의 합법성은 당면한 사실에 대한 사안별 평가에 맡겨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로이드 박사는 “핵무기 사용에 관한 국제법의 다양한 법체계, 주장, 관행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라며 정전법(jus ad bellum)과 전시국제법(jus in bello, 국제인도법)과의 구분, 억제정책과 NPT 및 TPNW와의 관계 등을 고찰했습니다.

 

특히 로이드 박사는 특정한 예외적 상황에서는 국제인도법 위반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이른바 ‘예외주의적 주장’에 대해 “예외주의적 주장을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특별한 필요나 상황에 대한 예외가 만들어진다면 국제인도법은 신뢰성 있게 작동할 수 없게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로이드 박사 발표문 전문 보기]

 

 

주제 2 토론이 진행 중이다 (사진 출처 : 평통사)

 

발표 후에는 발표 내용에 근거한 발표자와 토론자 간의 짧은 의견 교환이 있었습니다. 토론회에 제출된 발표문과 토론문으로 볼 때 1945년 원폭 투하를 당시 관습국제법에 근거해 불법으로 보는지와 예외적 상황에서 핵무기의 합법적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논쟁이 예상되었으나 당일 토론에서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고, 특히 핵무기 사용과 관련해 현실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예외적 상황을 상정하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다음으로 청중 질의응답을 진행했습니다. 

 

청중 질의하는 평통사 박하영 활동가와 오혜란 집행위원장 (사진 출처 : 평통사)

 

평통사 박하영 활동가는 야마다 연구원이 군사적 이익과 비례하는 부수적 피해가 존재하는 경우 전쟁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 것과 관련해 “핵무기 사용의 어떤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는가?”라고 질문했습니다. 

 

질문에 대해 야마다 연구원은 “(핵무기 사용의 경우) 그런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야마다 연구원이 애초 발표문의 서술과 달리 핵무기 사용에는 비례성 규칙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한 것입니다. 이 질문은 핵무기가 본질적으로 통제 불가능하고 확전 가능성이 높아 비례성 규칙은 물론 구별의 원칙, 불필요한 고통 금지 원칙 등을 심대하게 위반하여 ICC 규정상 전쟁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상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리티커 교수도 핵무기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군사적 이익을 상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음으로 평통사 오혜란 집행위원장은 로이드 박사에게 "1996년 ICJ는 권고적 의견에서 구별의 원칙, 불필요한 고통 금지 원칙, 그리고 마르텐스 조항을 '침해할 수 없는 관습국제법 원칙'으로 판시했고, 무엇보다도 뉘른베르크 재판소는 이들 원칙과 규칙을 담고 있는 헤이그 4협약 육전규정이 적어도 1939년 시점에서 관습국제법이었다고 선언했다."라며 "이에 기초하여 이들 원칙(구별의 원칙, 불필요한 고통 금지 원칙 마르텐스 조항)을 미국의 1945년 원폭 투하에 적용할 때 불법으로 보는가? 아니면 합법으로 보는가?"라고 견해를 물었습니다.

 

질문에 대해 로이드 박사는 “1945년 당시 근본 규칙이 존재했으며, 이에 따라 원폭 투하가 불법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1977년 제1추가의정서가 성문화되면서 관습국제법을 파악하기가 더 용이해졌다고 본다.”라며 “1945년 당시 관습국제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구별의 원칙, 불필요한 고통 금지 원칙, 마르텐스 조항 등에 위배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애초 로이드 박사는 토론문에서 ICJ가 1996년 권고적 의견 당시 핵무기에 대한 관습법적 금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1945년 원폭 투하가 당시 관습국제법에 따라 불법인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청중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1977년 제1추가의정서 채택으로 성문화된 관습국제법이 1945년 당시에도 존재했으며, 이에 따라 1945년 원폭 투하를 불법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이외 다양한 청중 질의와 답변이 오가고 주제 2 토론을 마쳤습니다.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