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군축

[TPNW 3차 당사국 회의] 3/6 시민사회 발표 - 한국원폭피해자의 목소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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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발표 "한국원폭피해자의 목소리"
 
•일시: 2025년 3월 6일(목), 오전 11시 30분(현지 시간)      •장소: 유엔본부

 

발언하는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지난 3월 6일, 핵무기금지조약(TPNW) 제3차 당사국 회의에서 '피해자 지원' 문제를 논의하는 공식 세션이 열렸습니다. TPNW 제6조(피해자 지원 및 환경 복원)는 "각 당사국은 핵무기 사용 또는 실험으로 영향을 받은 자국 관할권 내 개인에 대하여 의료, 재활 및 심리적 지원을 포함하여 적절하게 제공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세션에서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이 시민사회 발언자로 나서 당사국 대표들과 여러 시민사회 단체 앞에서 발언했습니다. 통역은 박하영 청년회원이 맡았습니다.

 

심진태 지부장은 아직까지 국제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원폭피해자의 실태를 이야기하며, 가해국인 미국과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한국, 미국, 일본 정부가 당사국 회의에서 논의 중인 국제 신탁기금에 참여할 것과 함께 조속히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서명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국제민중법정에 대한 지지와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발언 영상과 전체 발언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언이 끝난 후, 핵무기금지조약 당사국 회의 시민사회 조정 단체인 ICAN(핵무기 폐기 국제 운동)의 사무총장이 심진태 지부장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그의 발언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았음을 표했습니다.

 

또한, 콩고 출신의 한 참가자는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이었던 ‘맨해튼 프로젝트’ 당시 콩고가 핵폭탄의 원료인 우라늄의 주요 공급지였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콩고의 우라늄 광산 피해자들과 한국원폭피해자는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심진태 지부장의 발언에 감사를 전한 콩고 출신의 한 참가자

 

이날 오후 진행된 ‘2025 핵 피해자 포럼’에서는 피지 출신의 한 참가자가 심진태 지부장의 발언에 감명받았다며 국제민중법정 관련 자료를 보내주면 자신이 속한 네트워크에 공유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피지는 미국의 핵실험으로 피해를 입은 태평양 지역 국가 중 하나입니다. 마찬가지로 핵실험 피해국인 마셜제도의 한 피해자도 “한국원폭피해자의 존재를 몰랐다”며, 심진태 지부장의 발표에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발언하는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아래는 발언문 전문

 

핵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원폭피해자는 피해자 지원 문제를 논의하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특별한 역사적, 정치적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7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피폭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실태조사 한번 이뤄지지 않아,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피해를 당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 중 상당수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였습니다.
 
살아남아 고향에 돌아온 이들도 정부의 무관심과 사회의 냉대, 지독한 가난 그리고 원폭 후유증으로 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한국 정부는 피해자 지원 특별법에서 원폭피해자 후손들을 배제하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으로서, 우리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20년 넘게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우리가 왜 이렇게 고통받으며 죽어야만 합니까.
 
원폭이 투하된 지 80년이 지났지만, 미국과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단 한 번의 사죄나 배상을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지는 가해자가 없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요구합니다. 한국, 미국, 일본 정부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국제신탁기금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조속히 핵무기금지조약에 서명해야 합니다.
 
핵무기가 존재한다는 것은 언제든 사용될 수 있고,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원폭피해자와 후손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핵무기가 고철 덩어리가 될 때까지 핵무기를 반대할 것입니다.


1945년 미국의 불법적인 원폭 투하 책임을 묻기 위한 2026년 원폭국제민중법정에도 많은 지원과 참여를 호소드립니다. 함께 핵무기는 없는 평화를 만들어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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