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27][성명서]북 경비정과의 무선교신에 대한 고의적 허위보고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요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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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비정과의 무선교신에 대한 고의적인 허위 보고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의 처벌을 엄중히 촉구한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조영길 국방장관은 서해 상에서의 북한 경비정과의 무선교신 보고 누락이 상급부대의 사격중지 명령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사후에라도 보고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부주의가 아니라 고의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작전 지휘체계 유지에 있어 심각한 '군기위반 사안'이다"고 말하였다.
우선 우리는 해군작전사령관이 자의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정보를 고의적으로 허위보고함으로써 군 지휘체계를 허물어뜨린 데 대해서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군 지휘체계를 무너뜨린 이번 사안은 어떤 이유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서해는 두 차례의 교전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동안 NLL 인정을 둘러싸고 충돌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여기서 군 지휘체계를 무시한 행위는 우리 국민과 민족을 뜻하지 않은 참화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자의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이를 허위보고한 자들에 대해서 엄중히 그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 같은 군 지휘체계를 허물어뜨리는 군기위반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합동조사단의 보고를 임의로 국민 앞에 밝히지 않고 또 뒤늦게 문제가 되자 이를 적당히 무마하려는 태도는 군 지휘체계의 혼란을 스스로 용인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의 엄중 처벌을 다시 촉구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이번 사건이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이룬 남북 사이의 군사적 신뢰구축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의도적으로 군사적 충돌을 기도한 데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측은 남북 간 합의에 따른 교신에 응한 북한 함정을 향해 단순히 NLL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경고사격을 가하였다. 그러나 NLL은 국제법적으로 인정되는 합법적인 경계선이 아니라 유엔군이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선으로, 남북 사이에도 서로 이견이 있다. 남북이 서해 상에서 군사적 신뢰조치에 합의한 것은 바로 이 같은 NLL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단순히 NLL을 넘었다는 것만으로는 사격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이는 남북 장성급 회담 합의를 저버리는 것이다.
북한 함정에 대한 경고사격에는 북한의 교신을 남북 합의에 따른 교신으로 보지 않고 기만교신으로 본 것이 작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지난 6월 4일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합의한 남북 간 신뢰구축 조치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불신에서는 기존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도 무의미할 뿐 아니라 더 이상의 진전도 기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우리는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도 이번 보고 누락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 책임자의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부에 강력히 제기한다.
아울러 우리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에 대해서 진상의 축소·은폐가 군의 혁신에 도움이 안 될 뿐더러 냉전수구세력의 정치공세에 빌미를 줄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철저한 진상 공개와 관련 책임자를 파면해 군기를 바로 세울 것을 촉구한다. 그와 함께 국제법적으로도 인정되지 않는 NLL을 군사경계선으로 고집함으로써 끊임없이 소모적인 분쟁과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바 이에 관한 근본적인 재검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군에 대해서도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남북 대결의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민족화해와 단결, 평화와 통일의 시대에 부응하는 민족의 군대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
2004년 7월 27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홍근수, 문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