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6/11/17 ] 정부의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찬성방침 규탄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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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자 회 견 문



정부는 16일 오후, 유엔총회에서 표결처리 될 대북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고 발표하였다. 정부는 입장전환의 이유로 "핵실험 이후 국제여론의 악화,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강화‘등을“들면서, 대북인권결의안 채택이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 신장에 기여”하고 “핵실험 이후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북한과 국제사회의 인권분야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해 기권하던 정부가 찬성쪽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대북인권결의안이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신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하였지만, 최근 유엔인권위원회와 유엔총회에서 상정, 표결되었던 대북인권결의안은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여 북 정권 붕괴의 지향아래 추진되어 왔던 정치공세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같은 결정은 미국식 인권압박정책의 위험성을 애써 외면한 결론에 불과하다.

유엔의 인권결의안은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신장’이라는 수사에 걸맞는 공정성을 이미 상실한 지 오래이다. 유엔의 인권결의안은 전세계적으로 공정한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할 인권문제를 정치적 고려에 따라 편파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강대국들의 인권유린행위에는 철저히 침묵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특히 유엔에 상정된 대북인권결의안의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와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보다, 일부 편향된 보고서에 의존하여 ‘광범위하고 심각한 인권침해’의 낙인을 사실상 찍고 있어 그 편파성이 심각한 수준이며, 인권의 기본적 요소인 식량권, 평화권 등에 대해서는 언급없이 자유권에 편중되어 있는 문제도 거듭 지적되고 있는 문제이다.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은 유럽연합이 상정하였지만, 사실상 일관되게 그것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소위 불량정권 붕괴를 위해 인권을 무기로 삼아 압박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대북인권결의안 또한 그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미국주도의 인권압박이나 제재정책이 인권신장을 불러오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는 데 악용되거나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인권단체들이 우려하고 있는 문제이다.
지난 해 유엔총회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찬성표와 동수의 반대 및 기권표가 던져진 것은 제재와 압박을 기조로 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 여론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근거로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한 것 또한 대북인권결의안이 남북간 화해와 단합, 한반도의 평화라는 전략적 목표에 배치되거나 적어도 위배되는 요소가 있음을 인정한 결과였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은 극히 예민한 상태이며 어렵게 재개된 6자회담을 통해 북미간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와 비핵화를 실현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는 놓여 있다.
이러한 시기에,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제재에 편승한 대북인권결의안에 한국 정부가 동의하는 것은 인권신장에 기여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일말의 역할조차도 스스로 던져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정부는 식량권등 실질적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덧붙이고는 있지만, 핵시험을 이유로 인도적 지원마저 중단해 버린 그 시점에 이미 정부는 북의 식량권을 유린하였다. 앞으로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하여 경제협력사업도 대폭 축소할 예정인데, 식량권 등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민망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한반도 당사자로서 무엇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인권신장에 기여하는 길인가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인권을 무기로 한 대북압박은 곧 다가올 6자회담에 난관을 조성할 수 밖에 없으며, 이후 북미관계개선을 위한 여러 대화도 어렵게 만들 것이 자명하다. 남측 정부의 찬성입장이 이미 단절된 남북관계에 한층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예상할 수 있다.
정부는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찬성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오히려 한반도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미관계의 개선, 남북관계의 진전을 통한 공동번영 등 한반도에 진정으로 평화와 인권이 증진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인권증진을 위해 정부가 유엔총회 장에서 해야 할 일이다.
정부의 현명한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06년 11월 17일
통일연대 /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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