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8/01/29] 평화군축집회에서 낭독된 시, '평화협정을 향하여'(변연식 공동대표)입니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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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을 향하여
변 연 식
지금 여기 영혼이 순정한 자들 있어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헤쳐 가며
평화군축의 깃발 높이 들었다.
비오는 날, 눈 오는 날, 바람 부는 날 가리지 않고
지금 이 곳에서 이름도 없이 명예도 없이
의연하게 기쁘게 이 자리를 지켜내었다.
인권이 무엇인가 복지가 무엇인가 국가가 무엇인가
평화가 없다면.
보석같이 영롱한 영혼들 이 곳에 모여
함께하는 이 시간
내 영혼도 정화되어 껍데기를 벗는구나.
지금 여기 순결한 영혼들 있어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헤쳐 가며
평화협정의 깃발 높이 들었다.
이 땅의 양심들 함께 모여
국가보안법의 칼날에도 굴하지 않고
피 같은 글, 피 같은 말, 우리의 언어로
평화협정문을 써 내려가니
그것은 덮을래야 덮을 수 없는 이 땅의 진실
2008년 1월은 우리 모두가 축복해야할 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었다.
정전협정 4조 60항을.
철수했어야 할 외국군 나가지 않고
반세기가 넘도록 약속 지키지 않았음을
이제 떨리는 가슴, 떨리는 감격으로
「. . . 모든 외국군대는 이 평화협정이
발효된 때부터 3년 내에 그 인원과 장비를 완전히 철수하며
외국군 기지도 모두 철거한다. . . (평화협정 시안 2장 5조)」는
평화협정문 만들어내니
기쁘다 내 영혼, 자랑스럽다 지금 이 곳의 그대들.
세상이 돈 세상 돈바람으로 휘몰아쳐도
곧이어 바람 잦아들면
이 아름다운 평화협정이
우리 삶의 정점, 우리 삶의 결어임을 알게 되리니
그 때 우리, 따스한 햇볕으로 감싸 안으리.
지금 여기 영혼이 기쁜 사람들 모여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헤쳐 가리니
그것은 금기를 깨는 일, 성역을 허무는 일
그래도 우리 영혼, 가장 가슴 뛰게 하는 일
시 쓰는 사람은 시로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로,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로
우리의 노동, 각기 다른 우리의 능력으로 이 길 헤쳐가리.
아무리 덮으려 해도 덮을 수 없는 이 땅의 진실
피와 땀으로 쓴
이 평화협정문이 길잡이가 되리라.
그리하여 온 겨레가 알게 되리라
외세에 의한 분단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한겨레가 한겨레로서 누릴 권리를 누리게 하는
이 길, 이 의로운 길을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 가는 사람들
그대의 이름 부르니
더불어 내 삶도 허망하지 않다.
더불어 내 삶도 쓸쓸하지 않다.
더불어 내 삶이 더욱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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