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3. 9. 23] [항의서한] 9/23(화) 부시 미대통령에게 보내는 이라크 파병 반대 항의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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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차 미대사관 반미연대 집회에서 부시 미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

- 한국 전투병 이라크 파병 강요 미국 규탄! 용산 미군기지 전면반환 촉구! 불평등한 용산미군기지 이전 합의각서·양해각서 전면 폐기! 매향리 미군 국제폭격장 전면폐쇄 촉구! -


부시 미국 대통령 귀하!

우선 우리는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악용하여 이라크 침략전쟁에 한국 전투병 파병을 강요하는 귀하의 후안무치한 태도를 엄중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귀국은 우리 정부에 1만 명 규모의 전투병 파병을 요청한 데 이어 이를 관철하기 위해 음양으로 온갖 비열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귀하도 잘 알다시피 5월 이라크 종전 선언 이후 귀국 군인 사망자가 전쟁 중의 사망자수를 훨씬 넘어섰으며 미군 부상자도 6천 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귀국의 이라크 전쟁경비도 하루에 1억 달러 이상이 들어가고 있고 이로 인해 귀하의 지지도도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있으며 귀국 언론들은 귀하의 재선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라크 민중이 미군을 해방군으로 환영할 것이라던 귀하의 호언장담은 곳곳에서 완강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민중의 죽음을 무릎쓴 저항으로 보기 좋게 파탄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귀국과 귀하의 비참한 처지는 전 세계인이 반대하고 아무런 명분도 없었던 이라크 침략전쟁을 감행한데 따른 사필귀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는 이라크 침략전쟁의 잘못을 시인하고 이라크로부터 미군을 철수시키는 대신 귀국의 세계패권국 지위를 이용하여 우리 나라를 비롯한 터키, 인도, 파키스탄 등의 약소국에 전투병 파병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는 귀국이 스스로 자초한 화를 우리 국민에게 떠넘기고 우리 나라를 비롯한 무고한 나라 국민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라크에 대한 귀국의 불법적인 점령통치를 계속 이어가려는 반인륜적이고 파렴치한 의도임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한국민들의 여론을 익히 알고 있는 귀하는 우리 나라 전투병의 이라크 파병을 기어이 이루어 보기 위해 다국적군 파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추진하는 한편 '미2사단을 철수시키겠다'느니 귀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를 내세워 '이라크 파병이 경제에 이롭다'느니 '햇볕정책이 잘못됐다'느니 하면서 공공연히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라크 침략전쟁을 감행한 귀국이 이제 와서 여론 호도를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유엔을 한낱 침략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실로 가증스런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귀하가 설사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강탈한다고 하더라도 이라크 전쟁의 침략적 성격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미2사단을 감축 또는 철수시키겠다'거나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 한국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다'는 귀국의 협박 또한 친미보수세력을 충동질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해 보려는 뻔히 그 속셈이 드려다 보이는 치졸하기 짝이 없는 짓으로 결코 우리 국민에게 더 통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우리는 귀국이 자신의 이익 때문에 주한미군을 철수시키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자신의 군사전략적 요구 때문에 그 규모를 감축하고 해공군 위주로 재편할 것이란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이야말로 한반도 긴장의 주범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는 우리는 귀하가 주한미군을 이용해 우리 나라에 대한 내정간섭을 자행하려는 오만무례한 태도를 버리고 주한미군의 감축과 단계적 철수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만약 귀하가 이라크 민중의 피어린 저항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어리석게도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약소국의 국민을 힘과 돈으로 강박하여 이라크 민중들을 억압하는데 동원하려 한다면 그것은 귀하의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재촉할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엄중히 경고해 둡니다.
아직까지 베트남 파병의 아픈 역사적 경험을 기억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이라크 침략전쟁에의 파병으로 얻을 것은 세계와 역사로부터의 비난과 조롱 뿐이며, 잃을 것은 오직 우리 젊은이의 피와 국민 혈세 뿐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귀하가 우리 국민의 파병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파병을 기어이 강요한다면 온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쓰디쓴 패배를 맛보게 될 것임을 아울러 경고해 둡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 귀하!

다음으로 우리는 현재 한미 당국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재조정'이 한미동맹관계의 불평등성을 더욱 고착·심화시키는 것이므로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둡니다.

그 동안 한미동맹을 재조정한다는 명목 밑에 용산 미군기지 이전, 미2사단 재배치, 한미연합전력 증강, 군사임무전환, 한미연합군사지휘체계 등을 의제로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가 4차례 열렸습니다. 10월 6∼7일에는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마지막 회의가 예정되어 있고, 24∼25일에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가 열려 여기서 한미동맹의 조정된 내용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금 논의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재조정은 귀국의 군사전략적 필요와 요구를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그에 소요되는 비용도 대부분을 우리 정부에 부담시키고 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만 보더라도 지금 논의되고 있는 한미동맹 재조정이 얼마나 우리 나라에 굴욕을 강요하는가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관한 90년의 합의각서 및 양해각서는 용산 기지 이전으로 사기·복지·휴양 시설(PX 등)이 문을 닫는 기간에 발생하는 수익 감소분을 우리 정부가 보상해 주고, 미군 건축 기준의 시설을 미군에게 지어주며, 주한미군 요원과 고용인 전원의 이사비용을 한국이 부담하고, 반환되는 기지의 환경복구 의무를 면제해 주며, 한미소파에 적용되지 않는 모든 청구권에 대해 주한미군사가 손해보지 않도록 하는 등의 40여 가지 독소조항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같은 독소조항들은 주권국 사이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노예문서로서 마땅히 전면 폐기되어야 합니다.
지금 귀국이 용산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천문학적 액수인 30∼5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불평등한 협정에 의거해서입니다. 한국이 미군의 기능 수행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각종 편의시설을 그것도 미국이 제시하는 건물 기준에 맞게 지어주어야 하고 용산기지의 불법적인 영업시설의 손해까지 우리 국민의 혈세로 보전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날강도적인 요구라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주한미군 유지 비용을 귀국이 부담하도록 한 한미소파 5조에도 위배되는 불법입니다. 심지어 귀 정부는 미군 숙소로 용산 미군기지 밖에 600여세대의 한남 빌리지 신축을 우리의 세금으로 지어줄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불법부당하고 일방적인 용산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결코 우리 국민의 혈세로 댈 수 없다는 것을 귀하에게 밝혀둡니다.
그런데 한미 당국은 개괄적인 포괄협정과 세부적인 이행합의서 및 기술양해각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 협정을 맺되 포괄협정에 대해서만 우리 국회의 비준을 받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전비용 등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90년의 불평등한 합의각서 및 양해각서를 약간 손질만 한 채 거의 그대로 승계하겠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90년에 이어 또 다시 불평등협정을 강요하는 귀 정부를 엄중히 규탄하면서 우리의 주권과 국익, 국민자존심을 무참히 짓밟는 90년 합의각서 및 양해각서 그리고 그 변형인 이행합의서 및 기술양해각서의 전면 개폐를 귀하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유엔사, 한미연합사, 작전상황실 등 일부 부대의 잔류를 위해 30∼40만평을 계속 사용하고 나머지만 반환하겠다는 귀 정부의 요구 또한, 용산 미군기지를 민족공원으로 활용하려는 우리 국민의 오랜 염원을 저버린 것이자 150명만 남기고 용산에서 떠나기로 한 90년의 한미합의조차 뒤집는 것입니다. 우리는 귀하가 기왕의 약속대로 용산 미군기지 전면반환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 귀하!

우리는 귀국이 한미연합전력 증강의 명분 밑에 미국무기의 대한 판매를 강요하고 대북한·중국 군사패권 강화를 획책하고 있는데 대해서 깊은 우려를 갖고 있으며 그 즉각 중단을 귀하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귀국은 2006년까지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을 위해 11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우리 나라에도 그에 상응하는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남한 군사력만으로도 북한을 압도하는 조건에서 귀 정부가 한해 북한 군사비의 7∼8배에 이르는 돈을 주한미군 전력투자비로 투입하고 나아가 한국에도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군비경쟁을 통해 북한 붕괴를 유도하려는 것이거나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를 통해 대북 선제공격을 현실화하려는 저의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새로 배치하거나 도입하기로 한 무기들이 최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 조기경보기, SM3 요격미사일 등의 MD 무기이거나 무인 정찰기, 공격용 헬기, 공중급유기, JDAM 등의 대북 공격용 무기들이라는 점에서도 입증됩니다.
한미연합전력증강이 귀국 무기의 대한국 판매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자명합니다. 우리 정부가 타당성 등을 이유로 유보 또는 폐기시킨 무기도입 사업을 귀 정부의 고위관료들이 우리 나라 국방비 증액을 강요하는 것에 때맞춰 갑작스럽게 다시 도입하기로 한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우리 정부가 우리 나라 지형상 아무런 효용성도 없는 PAC-3나 조기경보기, SM3 미사일 등의 MD무기 도입을 서두르고 폐기된 공격용 헬기 도입 사업을 재추진하는 것은 곧 귀국의 무기구입 압력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 2사단 특정임무의 한국군 이양도 결국 미 2사단이 보유한 AH-64 아파치 헬기, MLRS 다연장로켓, M109A6 팔라딘 자주포와 같은 대북 선제공격용 무기들을 한국이 구입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우리 국민의 부담만 가중시킬 뿐인 한미연합전력 증강 계획을 전면 폐기할 것을 귀하에게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과잉임무일 뿐인 미2사단 특정임무를 한국군에게 이양하려 하지 말고 그 병력과 무기를 그대로 귀국으로 철수시킬 것을 귀하에게 요구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주한미군을 기동력과 정밀타격력 위주의 선제공격적 전력으로 전환하려는 호전적인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을 중단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즉 주한미군의 감축과 단계적 철수 하에서의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우선 대북한 선제공격전략의 상징으로 되어 있는 매향리 미공군 국제폭격장의 즉각적인 폐쇄를 우리는 귀하에게 요구합니다.
귀국은 매향리 미군폭격장에서 수 십년에 걸쳐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우리 동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매일같이 폭격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귀국이 매향리 미공군 국제폭격장을 폐쇄하고 전면 반환하지 않는 이상 우리 국민과 우리 민족을 미국의 세계군사패권전략의 희생물로밖에 여기지 않고 있다고 계속 간주할 것입니다. 이제 매향리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한 반인륜적인 폭격훈련을 중지하고 매향리 폭격장을 우리 국민에게 반환하십시오.
매향리 주민들은 소음피해 배상청구 소송 1·2심에서 승소했으나 대법원 확정 판결이 계속 늦어지는 바람에 얼마 안되는 보상마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소송을 청구한 매향리 주민들 가운데 벌써 150여 명이 돌아가셨습니다.
매향리 주민들의 한은 곧 우리 국민의 한이며 우리 민족 전체의 한입니다.
우리는 매향리 주민을 볼모로 한 미군의 야만적인 폭격훈련을 반드시 응징하고 우리 힘으로 우리 민족의 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기어이 안아오고야 말 것입니다.

2003년 9월 23일

SOFA개정국민행동,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 매향리주민대책위원회, 평통사, 제48차 미대사관 반미연대집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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