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 1] 북 핵 문제 관련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전문(2002년 10월 25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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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전문
새 세기에 들어와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 정세에서는 새로운 획기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북남, 조-러, 조-중, 조-일관계는 새로운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였으며 반세기이상 끊어졌던 북남 철도의 연결과 일본과의 과거청산을 비롯하여 지난 시기의 낡은 유물들을 없애기 위한 대담한 조치들이 취해졌다.
우리는 변화된 현정세와 우리의 구체적 실정에 맞게 경제관리에서도 일련의 새로운 대책들을 강구하고 경제특구를 내오는 등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연이어 취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발전은 다 아시아와 세계평화에 대한 실천적 기여로된다.
그러므로 미국을 제외한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이를 지지 환영하였고 우리는 여기에서 큰 고무를 받았다.
이러한 속에서 우리는 미국과도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털어버리고 평등한 입장에서 현안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얼마전에 미국 대통령의 특사를 받아들였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특사의 방문을 통하여 우리를 힘으로 압살하고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긍정적인 정세발전을 역전시키려는 부시 행정부의 적대적 기도가 최절정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미국 특사는 아무런 근거자료도 없이 우리가 핵무기 제조를 목적으로 농축 우라늄계획을 추진하여 조-미 기본합의문을 위반하고 있다고 걸고들면서 그것을 중지하지 않으면 조-미대화도 없고 특히 조-일관계나 북남관계도 파국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너무도 일방적이고 오만무례한 미국의 태도는 놀라움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적반하장격의 강도적 논리가 우리에게 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면 미국은 크게 오산하였다.
조선반도의 핵문제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근 반세기 전부터 미국이 세계제패전략에 따라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추구하면서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방대한 핵무기를 저축해놓고 작은 나라인 우리를 핵무기로 위협해옴으로써 산생된 문제이다.
1994년 10월 조미기본합의문이 채택되었으나 미국은 그 이행문제에 대해 이미말 할 자격을 상실한지 오래다.
기본합의문의 제1조에 따라 미국이 우리에게 경수로발전소들을 2003년까지 제공하는 대신 우리는 흑연감속로와 그 연관시설들을 동결하게 되어 있으나 우리가 핵시설들을 동결한지 만 8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경수로는 기초구뎅이나 파놓은데 불과하다.
이로 인하여 우리는 경수로 1호기가 완공될 계획이었던 2003년에 연간 100만키로와트 그 다음해부터는 연간 200만키로와트의 전력손실만 보게 되었다.
기본합의문의 제2조에 따라 쌍방은 정치 및 경제 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하는 데로 나가게 되어 있으나 지난 8년 동안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경제제재는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으며 이제 와서는 우리를 악의 축으로 공격하는데까지 이르렀다.
기본합의문 제3조에 따라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핵무기로 위협하지도 않는다는 공식 담보를 우리에게 제공하게 되어 있으나 미국은 그러한 담보제공대신 우리를 핵선제 공격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기본합의문 제4조와 합의문에 따르는 비공개 양해록 제7항에 따라 우리는 경수로에 타빈과 발전기를 포함한 비핵부문품들의 납입이 완전히 실현된 다음에 핵사찰을 받게 되어 있으나 미국은 벌써 핵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일방적인 논리를 들고 나와 마치 우리가 합의문을 위반하고 있는듯이 국제여론을 오도하였다.
이번에 우리는 비공개 양해록을 이처럼 처음으로 공개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결국 기본합의문의 4개 조항중에 미국이 준수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애초에 미국이 합의문을 채택할 때 이행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아니면 우리가 조만간에 붕괴되리라는 타산을 가지고 거짓 수표했는지는 미국만이 알 일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우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핵선제 공격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명백히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써 조-미공동성명과 조-미기본합의문을 완전히 무효화시킨 것이다.
부시행정부는 우리에게 한 핵선제 공격을 정책화함으로써 핵무기 전파방지조약의 기본정신을 완전히 유린했으며 북남 비핵화공동선언을 백지화 해버렸다.
부시행정부의 무모한 정치 경제 군사적 압력책동으로하여 우리의 생존권은 사상최악의 위협을 당하고 있으며 조선반도에는 엄중한 사태가 조성되게 되었다.
이런 상황하에서 우리가 팔짱끼고 가만히 앉아있으리라고 생각했다면 그보다 더 단순한 사고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 특사에게 미국의 가중되는 핵압살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가자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명백히 말해주었다.
자주권을 생명보다 더 중히 여기는 우리에게 있어서 미국의 오만무례한 처사를놓고 이보다 알맞는 대답은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무장을 해제하지 않으면 쏘겠다고 달려드는 미국에게 그 무엇을 해명해 줄 필요가 없으며 그런 의무는 더욱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최대의 아량을 가지고 미국이 첫째로 우리의 자주권을 인정하고,둘째로 불가침을 확약하며, 셋째로 우리의 경제발전에 장애를 조성하지 않는 조건에서 이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주었다.
지금 미국과 일부 추종 세력들은 우리가 무장을 놓은 다음에 협상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논리이다.
우리가 벌거벗고 무엇을 가지고 대항한단 말인가. 결국 우리보고 굴복하라는 것이다.
굴복은 죽음이다.
죽음을 각오한자 당할자 없다.
이것이 선군정치를 끝까지 받들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신념이며 의지이다.
우리의 입장은 시종일관하다.
조선반도에 조성된 엄중한 사태를 타개하기 위하여 우리는 조-미 사이에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것이 핵문제 해결의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도로 된다고 인정한다.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핵불사용을 포함한 불가침을 법적으로 확약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
작은 나라인 우리에게 있어서 모든 문제 해결방식의 기준점은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의 위협의 제거이다.
이 기준점을 충족시키는데는 협상의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억제력의 방법도 있을수 있으나 우리는 될수록 전자를 바라고 있다.
주체 91 2002년 10월 25일 평양』
(서울=연합뉴스) 2002/10/25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