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04/05/17] [성명서]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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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적인 주한미군 이라크 파병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오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주한미군 2사단 1개 여단규모(약 4천명)를 이라크에 파견한다는 방침을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1.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한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병 방침을 즉각 취소하라!

먼저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므로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제3조에서 그 적용범위를 대한민국 영토가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로 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대한민국의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적용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명백한 조약 위반이다.
유엔 총회 결의 제3314호(1974년 12월 14일)도 "타국에 주둔 중인 군대의 협정에 위반된 사용 또는 협정기간 만료 후의 주둔"을 침략 행위의 하나로 규정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이 우리 나라의 주권을 유린하는 불법적인 행위가 됨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 방침을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우리 나라의 주권을 완전히 무시한 오만무례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서 엄중히 규탄 받아 마땅하다. 한미 양국이 이 문제에 대해서 '협의'한다고 하지만 우리 정부 당국자들이 이미 주한미군의 이라크파견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서 볼 수 있듯이 이것은 우리 나라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전락시키는 요식행위에 불과함은 물어볼 필요도 없다.
같은 유엔총회 결의는 "타국의 자유에 맡긴 자국영역이 그 국가의 대 제3국 침략을 위해서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는 것"도 침략행위로 규정함으로써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에 동의해 준다면 이 또한 이라크에 대한 침략행위가 됨을 확인해 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결코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 허용은 이라크 전쟁이 국제법을 어긴 명백한 침략전쟁이라는 점에서 더 더욱 명분이 없다. 우리 주권의 통제를 받고, 우리 국민의 혈세로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원되도록 허락한다면 이는 이라크 민중에 대한 죄악을 범하는 것이자 우리 국민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주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미국에게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명백히 위반한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병 방침의 즉각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을 단호히 거부함으로써 우리의 주권을 지키고 이라크에 대한 침략행위도 범하지 말 것을 우리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2.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에 길을 터주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을 단호히 거부한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은 주한미군의 동북아 기동군으로의 전환 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에 그 길을 터주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은 우연히 제기된 것이 아니라 지금 전개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동북아로의 역할 확대 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라고 하는 새로운 미국의 군사패권 강화 전략속에서 나온 것이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은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으로의 전환에 우리 정부가 양해했다는 지난 해 10월의 언론보도, 적용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한 최근의 한미상호군수지원협정 개정, 주한미군을 동북아 신속기동군으로 전환하기 위한 의도 밑에 추진 중인 용산 및 미2사단의 평택 이전계획 등에서 드러나고 있는 미국의 신군사전략을 기정사실화 시켜주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에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이것이 선례가 되어 주한미군의 다른 지역분쟁에의 개입은 당연시 될 것임은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러나 미국의 동북아군사패권 강화 전략에 다름 아닌 이 같은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나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는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이에 우리는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 방침을 단호히 거부한다.

3. 이라크 점령군의 전면 철수만이 미국이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는 미국에 충고한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은 과오를 또 다른 과오로 풀려는 어리석은 짓이다.
주한미군 4천명을 파견한다고 해서 미국이 이라크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것은 미국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의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라크를 강점하고 있는 미군과 모든 점령군을 전면 철수시키는 길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주한미군 4천명의 이라크 파병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나아가 미군을 포함한 모든 이라크 점령군의 전면 철수를 강력히 요구한다.

4. 미국은 과잉전력인 주한미군의 감축 및 단계적 철수에 나서라!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을 미국이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은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이 불필요한 과잉전력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이 같은 미국의 방침은 남한의 군사력이 북한 군사력을 압도하고 있는 조건이 아니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과잉 군사력으로서 한반도에서 군사력 균형을 파괴하고 끊임없이 긴장을 고조시켜 온 주한미군의 감축 및 단계적 철수를 미국에 촉구한다. 또 그렇게 될 때만 주한미군을 동북아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침략무력으로 운용하려는 미국의 범죄적 기도도 좌절될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의 감축 및 단계적 철수는 미국이 이미 전세계 해외미군 재편의 일환으로 1만2천명의 주한미군을 2006년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도 얼마든지 수용 가능한 방안이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 방침을 철회하고 대신 용산 및 미2사단의 한강 이남 이전을 주한미군의 감축 및 단계적 철수 원칙에 따라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추진할 것을 미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2004. 5. 17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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