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29] 이라크 2단계 파병 검토하다 부대원 동요로 유보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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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2단계 파병 검토하다 부대원 동요로 유보 [유용원 기자의 군사세계] 군 당국이 3700명(2개 여단)으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 자이툰 부대를 수개월의 간격을 두고 1개 여단씩 두차례로 나눠 파병하는 계획을 검토하다가 뒤늦게 파병될 부대원들이 동요하며 불만이 표출하자 계획을 유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자이툰부대 파병 후보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에 대한 현지조사단이 귀국한 뒤 3700여명에 달하는 파병부대를 한꺼번에 보내지 않고 현지사정을 보아가며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방안이 검토되다가 지난 26일 이와 관련된 군 당국 회의에서 이 계획이 전격 유보됐다는 것입니다. 한 소식통은 "2단계 파병계획은 현지조사 결과 치안이 안정돼 있고 재건수요가 많지 않아 파병부대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며 "1·2차로 나뉘어 파병될 부대 및 병력을 구분하는 등 검토과정에서 파병부대원들이 예상보다 크게 동요하고 자이툰부대 지휘관들도 어려움을 호소해 일단 유보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9일 현지조사단이 귀국한 뒤 자이툰부대에선 단계적 파병 검토 계획에 따라 2개 민사여단중 제1민사여단과 사단 사령부, 직할대 등을 먼저 파병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고 합니다. 1단계 파병 병력은 자이툰 부대의 절반이 조금 넘는 규모로, 그럴 경우 파병규모 감축에 따라 사단 사령부와 직할대는 규모가 조금 줄어들게 됩니다. 군 당국 주변에선 이 때문에 파병규모가 현재의 3700명에서 600~1000명이 줄어든 수준, 즉 2700~3000명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계별 파병은 이미 선발돼 교육받은 장병 처리문제를 야기합니다. "똑같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돼 힘든 교육을 받았는데 누구는 먼저 가고 누구는 나중에 가느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고 이번 검토과정에서 실제로 나왔다고 합니다. 군 당국에선 이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뒤에 파병될 부대를 한국내 지원부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파병시기가 늦어질수록 전역이 얼마남지 않은 사람들은 원대복귀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단계별 파병은 외형상 "우리는 한국군 파병부대 규모를 결코 줄이지 않는다"고 대외적으로 말할 수 있으면서 실제로는 감축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카드'입니다. 미국 및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과 파병지 여건, 정치권과 국민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고육지책인 셈입니다. 특히 2개 여단을 6개월 간격을 두고 파병하면 두번째로 가는 여단은 사실상 2진과 같은 성격이 되는 것입니다. 외형상 이 '단계별 파병' 카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아직 '사화산'은 아닌 듯합니다. 자이툰부대 파병예정지로 사실상 결정된 아르빌 지역을 현재 불과 170여명의 미군이 맡고 있어 파병규모 축소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파병철회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를 모두 맡아도 현재 두 지역을 맡고 있는 미군은 300여명에 불과해 규모축소 주장은 계속 제기될 수 있습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는“자이툰 부대의 규모(3700명)는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고 이미 선발된 장병들에 대한 처리문제도 있기 때문에 일단 파병한 뒤 과잉 파병이라는 판단이 나오면 다시 되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3700명은 계획대로 파병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당초 29일 오후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아르빌을 자이툰부대 파병지로 확정한 뒤, 오는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선발대와 본대로 나눠 자이툰 부대를 파병할 예정이었습니다. 공항사용 문제 등 약간의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곤 모두 정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파병지뿐 아니라 파병규모와 시기 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