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04]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서 전문과 의미[연합]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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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서 전문> 2004/06/04 08:04 송고
(속초=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남북은 3∼4일 강원도 속초 켄싱턴스타호텔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에서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등을 골자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다음은 합의서 전문.
『 서해해상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
대한민국 국방부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는 2004년 6월 3일과 4일 설악산에서 제2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을 개최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쌍방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공고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2. 쌍방은 서해해상에서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2004년 6월15일부터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서해해상에서 함정(함선)이 서로 대치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한다.
② 쌍방은 서해해상에서 상대측 함정(함선)과 민간 선박에 대하여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
③ 쌍방은 서해해상에서 쌍방 함정(함선)이 항로미실, 조난, 구조 등으로 서로 대치하는 것을 방지하고 상호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하여 국제상선공통망(156.8Mhz, 156.6Mhz)을 활용한다.
④ 쌍방은 필요한 보조수단으로 기류 및 발광신호규정을 제정하여 활용한다.
⑤ 쌍방은 서해해상의 민감한 수역에서 불법적으로 조업을 하는 제3국 어선들을 단속ㆍ통제하는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 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데 상호 협력하며 불법조업선박의 동향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한다.
⑥ 서해해상에서 제기된 문제들과 관련한 의사교환은 당분간 서해지구에 마련되어 있는 통신선로를 이용한다.
쌍방은 서해해상 충돌방지를 위한 통신의 원활성과 신속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2004년 8월 15일까지 현재의 서해지구 통신선로를 남북관리구역으로 따로 늘여 각기 자기측 지역에 통신연락소를 설치하며, 그를 현대화하는데 상호 협력한다.
3. 쌍방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쌍방군대들 사이의 불신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들을 제거하기로 하였다.
① 쌍방은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4주년이 되는 2004년 6월 15일부터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모든 선전활동을 중지한다.
② 쌍방은 2004년 8월 15일까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모든 선전수단을 3단계로 나누어 제거한다.
ㆍ1단계는 6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과 판문점지역이 포함된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0001호부터 제0100호 구간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며,
ㆍ2단계는 7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0100호부터 제0640호 구간에서,
ㆍ3단계는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군사분계선 표식물 제0640호부터 제1292호 구간에서 선전수단들을 완전히 제거한다.
③ 쌍방은 단계별 선전수단 제거가 완료되면 그 결과를 상대측에 통보하며 각각 상대측의 선전수단 제거 결과를 자기측 지역에서 감시하여 확인하되 필요에 따라 상호검증도 할 수 있다.
④ 쌍방은 단계별 선전수단 제거가 완료되면 각각 그 결과를 언론에 공개한다.
⑤ 쌍방은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선전수단들을 다시 설치하지 않으며 선전활동도 재개하지 않는다.
4. 쌍방은 위 합의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하여 후속 군사회담을 개최하기로 한다.
2004년 6월 4일
남 북 장 성 급 군 사 회 담 남 북 장 성 급 군 사 회 담
남 측 수 석 대 표 북 측 단 장
준 장 박 정 화 소 장 안 익 산』
threek@yna.co.kr
(끝)
<장성급회담 합의내용과 의미> 2004/06/04 08:58 송고
(속초=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4일 밤샘접촉 끝에 타결된 장성급 군사회담의 합의내용은 남과 북이 각각 상대방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측은 남측이 이번 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삼았던 서해상의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방안을 거의 전부 받아들였고, 남측도 전선 지역에서 양측 군 당국의 선전을 중지하고 선전수단을 완전히 제거하자는 북측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장성급 군사회담의 성과는 아직은 초보적인 군사신뢰구축 조치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그동안 교류.협력 분야 및 군사실무회담에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같은 신뢰를 어느 수준까지 확대시켜 나갈 지 주목된다.
◇경비함간 공용주파수 설정.운영 = 선박간 통신이 가능한 공용주파수와 깃발 등을 이용한 시각신호는 국제적으로 정해진 규격이 있어 남북이 특정 주파수와 수신호 규격만 합의하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다행히 남북은 함정이 항로이탈과 조난, 구조 등으로 서로 대치하는 것을 방지하고 상호 오해를 막기 위해 국제상선공통망(156.8Mhz, 156.6Mhz)을 활용키로 합의했다. 이 공통망을 이용하면 남북 경비함끼리도 통신이 가능하다.
양측은 앞으로 이런 방안들을 시행할 수 있게 됨으로써 먼거리에서도 서로의 의사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난 99년 서해교전 때 밀어내기 작전 과정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우발적 무력충돌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6월 제주해협을 무단으로 통과한 북한상선이 이를 뒤쫓던 남측 해상초계기와 교신을 주고 받으며 선명과 선장이름, 화물 내용, 항해 목적지 등을 알려준 것도 공용주파수를 이용했기에 가능했다.
◇ 전선지역 선전중지.수단제거 = 남과 북은 6.15 4주년인 오는 15일을 기해 모든 형태의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이날부터 시작해 확성기방송, 선전 전광판 등 선전수단을 3단계로 나눠 올해 8.15 광복절까지 완전히 철거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MDL지역에서 오해와 불신을 초래할 수 있는 활동 및 수단들이 일부 남아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올 6.15, 8.15를 계기로 중지 및 제거하기로 남북이 합의한 것은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서부전선 일대에서 대북 심리전 일환으로 800여개의 대북 확성기방송은 하루 10∼15시간씩 뉴스와 랩, 클래식 음악 등을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야간에도 불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선전용 전광판과 입간판 등도 남북 각각 100여개와 200여개씩 설치돼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전력난으로 하루 5시간씩 체제선전 방송과 음악 등을 위주로 대남 확성기방송을 실시하고 있어 남측에 비해 크게 `열세'에 처해있다는 평가다.
국방부 관계자는 "비록 사실만 전달해도 남측의 발전상이 드러나게 되어 이를 듣는 북측 주민과 신세대 군인들의 심리적 동요가 클 것"이라며 "북측도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선전수단 중지와 제거 문제를 '절박하다'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해 남측에 비방방송을 중지하자면서 대남 흑색선전 매체인 '구국의 소리방송'을 그 해 8월 1일부터 송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 중국어선 불법어로 단속 관련 정보교환 = 꽃게잡이철인 5∼6월이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는 매일 20여척 이상의 중국 어선들이 몰려와 불법으로 꽃게를 잡아가고 있다.
이때 쯤이면 서해 꽃게는 육질이 좋고 알이 꽉 차 최상품으로 인정받아 상당히 비싼 값에 수출되기 때문에 중국 어선들은 이 곳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서해 연평도와 백령도 주민들은 중국 어선의 싹쓸이로 빈 그물을 건지기 일쑤이고 그래서 점점 북쪽 해상으로 올라가 조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차례 벌어진 남북간 서해 교전도 따지고 보면 꽃게잡이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경비정이 NLL 해상으로 출동했다가 일어난 사건이라는 측면도 적지 않다.
남북은 2차 회담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활동을 물리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외교적'으로 해결하는데 상호 협력키로 합의해 실질적인 정보교환과 단속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볼 일이다.
그러나 남북이 공동으로 이에 대응키로 한 것은 중국정부가 불법조업에 나선 자국의 어선들에 대해 행정지도를 하도록 하는데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현재 서해지구 통신선로를 남북관리구역으로 따로 늘려 각각 자기 구역에 통신연락소를 설치해 현대화하기로 한 것은 향후 양측 서해쪽 남북 해군 부대간 핫라인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의미를 둘 만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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