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23] [이상희 합동참모본부 의장님께 드리는 공개서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전쟁을 촉발시키는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을 철회해 주십시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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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전쟁을 촉발시키는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을 철회해 주십시오! 이상희 합동참모본부 의장님! 오늘부터 9월 2일까지 한미연합으로 31번째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이 실시됩니다. 우리는 이번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주한미군의 아시아, 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의 역할변경을 전제로 한 연습으로서 동북아에 군사적 긴장과 갈등을 불러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할 것이기에 합참이 이번 연습을 철회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나아가 미군 당국에도 연습 중단을 요청할 것을 제안합니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지휘소 훈련으로 알려져 있는 본 연습은 주한미군 5천여명과 해외주둔 미군 5천여명, 한국군 군단 및 함대사령부, 전투비행단, 향토사단의 경우 대대급 이상의 부대가 참가하여 북 급변사태에 대비한 'OPLAN(작전계획) 5027, 5029'를 실습하는 대규모 전쟁연습입니다. 특히 이번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은 미2사단이 ‘미래형사단(UEx)’으로 개편을 완료한 후 처음 열리는 한미연합군사연습입니다. 정밀타격력과 신속기동력을 핵심으로 하는 미래형 사단은 이번에 북 지휘부, 핵, 미사일 등의 핵심전략 타격목표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훈련을 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대북 선제공격능력을 완비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번 연습은 한미연합사 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에 한국 합참 및 육, 해, 공군 작전사령부는 물론 예하부대의 작전을 실시간 지휘할 수 있는 지휘통제체계가 통합 운영되고 한국군의 모의 전쟁(War Game)과 한미연합사의 모의 전쟁 프로그램이 자동 연계되어 연습에 활용됨으로써 대북 전쟁시나리오가 한층 발전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희 합참의장님! 지금 한반도 평화 통일 정세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8.15 민족통일대축전을 전후하여 ‘분단이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역사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북측 대표단이 현충탑을 찾아 예의를 표하고 국회를 공식 방문했으며 남북이 공동으로 겨레말 큰사전을 편찬하기로 했습니다. 농업, 수산 분야에서의 협력이 시작되었고 북한 선박이 제주해협을 통과했으며 남북간 광통신망이 연결되고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같은 평화 통일 정세는 더 이상 북을 적으로 겨누고 북을 궤멸시키기 위한 전쟁연습을 벌일 수 없으며 벌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북에 대한 전면전을 상정한 작전계획 5027에 따라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이 강행되는 것은 국방 당국자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평화 통일 정세의 발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냉전적 사고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북이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을 문제 삼아 장성급 회담 일정 합의를 거부한 것은 국방 당국자들의 시대역행적인 구태가 남북화해의 핵심적 내용인 군사 분야의 신뢰구축과 협력을 후퇴시키는 원인으로 되고 있는 현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온 나라가 남북관계의 진전에 기뻐하며 한반도 평화 정착의 가능성을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점치고 있는 이 때에 북에 대한 전면전을 상정한 전쟁계획을 실습하기 위해 범국민적인 전시동원연습을 실시하는 것은 남북화해를 바라는 국민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정면에서 부정하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인천시가 북측이 대규모로 참석하는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이 “북쪽을 자극”하게 된다며 인천시를 이번 연습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일은 평화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성숙한 의식을 반영하는 일로써, 깊이 새겨보아야 할 것입니다. 합참의장님! 발전하는 평화 통일의 기운에 맞추어 “북이 남침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불신에 근거한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남북간 군사적 신뢰와 군축을 통해 민족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상생의 안보전략을 세워주십시오. 기어이 북과 전쟁을 벌이고자는 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북전면전을 상정한 전 국민적인 전시동원훈련, 전 세계 미군들이 보유한 최첨단 무기를 효율적으로 결합시키고 한반도에 신속히 배치하기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시뮬레이션 연습인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참가를 거부해야만 합니다. 이상희 합참의장님! 비록 6자회담이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휴회되었으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북미간에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성과를 낳았습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우리에게 대북적대시 정책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평화협정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밝혔습니다. 여기에 8월 말에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 북의 평화적 핵 이용권이 보장되고 미국의 대북안전보장조치가 가시화되어 북핵문제가 해결된다면 평화와 통일의 물줄기는 더욱 거침없이 흘러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의 얼음은 순식간에 녹아내리고야 말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이 강행되는 것은 북에 큰 위협이 될 것이며 불신을 증폭시켜 북을 핵무기를 비롯한 군사력 증강으로 내몰게 될 것입니다. 이는 어렵게 재개된 6자회담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북 사이의 소모적인 군사적 대결을 끝내고 민족의 공존과 공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평화체제를 수립해야만 합니다. 의장님도 언제까지나 남북이 서로 적대하며 군사력 증강에 민족적 역량을 소모시키는 것을 바라지 않으실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전쟁연습을 할 것이 아니라 남북이 공존하고 번영하는 새로운 안보전략을 세우고 이에 근거한 군축에 본격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의장님! 합참이 나서서 올해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을 철회하고 미군 당국에도 중단을 요청하여 새 시대 새로운 합참의 역할에 나서 주십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전쟁 위기에 시달리며 민족적 역량을 소모시켜온 역사가 끝나고 민족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이상희 합참의장님! 우리는 어떤 면으로 보아도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며 전쟁을 촉발시킴으로써 국민 여망에 역행되는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이 강행되는 것은 자국의 군사패전전략을 한반도에서 관철시키려는 미국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이는 이번 연습이 세계 최초의 미래형 사단(UEx)의 지휘, 통제 능력 등 독립적인 군사작전 능력을 테스트하고 주한미군의 대화력전 한국군 이양에 따른 작전임무를 보완, 발전시키는 연습이 될 것이라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은 세계 최초의 미래형 사단(UEx)의 지휘, 통제 능력 등 독립적인 군사작전 능력을 테스트하고 주한미군의 대화력전 한국군 이양에 따른 작전임무를 보완, 발전시키는 연습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미래형 사단이 주한미군의 역할변경에 따른 미8군의 재배치-미2사단의 재편에 따라 창설된 것인 만큼 이는 이번 훈련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아시아, 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의 역할 확대에 따른 연습임을 말해 줍니다. 언론보도는 또한 이번 연습을 위해 전구(戰區) 미사일방어(MD) 정보 지원소요를 동태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가상의 전장정보준비(IPB) 사이트를 개발했다고 함으로써 이번 훈련이 MD와 깊은 연관 하에 진행되는 것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이는 이번 연습이 주한미군의 아시아, 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서의 능력을 시험하고 중국에 대한 포위, 봉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전쟁연습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번 연습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심화시키고 평화를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이 같은 우려는 같은 기간에 중국과 러시아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강도 높은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에서 확인됩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18일부터 양국의 함대와 최첨단 무기, 1만여 명의 최정예 병력을 동원하여 ‘평화의 사명 2005’를 실시합니다. 이에 맞서 미국과 일본도 중러 합동군사훈련이 끝난 후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으로 맞대응할 예정이라니, 분쟁의 종식과 전쟁 종결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과는 정반대로 한반도 주변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또 같은 시기에 ‘해상사고 대처를 위한 공조체계 및 구조능력 향상’을 명분으로 한일 연합해상훈련이 실시되는 것도 동북아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기에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한반도를 군사강국의 각축장으로 만들 뿐인 주한미군의 아시아, 태평양 기동군화를 전제한 이번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에 우리 군과 관, 민이 이에 동원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에 합참이 이번 훈련 참가 철회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정부가 아펙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부산을 이번 훈련에서 제외한 일은 군도 얼마든지 자주적으로 이번 연습에 철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 줍니다. 합참의장님! 이번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철회 결정에 나서주시고, 나아가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한미연합 대북전쟁연습들이 과연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통일 정세에 적절한 것인지 전반적인 검토를 요청드립니다. 이를 위해 차제에 미군 측에 넘어가 있는 작전권 환수를 위해서도 적극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이상희 합참의장님! 남북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증폭시켜 냉전의 얼음장을 깨고 모처럼 꽃피기 시작한 평화와 통일의 기운을 잘라내고 동북아의 정세를 긴장시킬 뿐인 이번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에 대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심사숙고하여 철회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의장님의 소신 있는 결단은 진정한 자주국방을 향한 출발이 될 것이며 남북의 군사적 신뢰구축과 한반도 평화 실현의 역사적인 거보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05년 8월 22일(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범민련남측본부, 사회진보연대 |